쫌 다쳤다.
자판 두드리기도 힘들다.
근데 왜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겐지 원.
왼손의 손가락 마디마디와 오른손가락 일부가 다 까지고 벗겨졌다.
약을 바르고 대일밴드로 철갑을 했다.
오른발 허벅지는 심한 타박상으로 시커멓게 부어올랐지만 걷는 데 지장은 없다.
문제는 오른손이다.
어깨와 팔뚝을 심하게 다쳤다. 욱씬거리니 고통스럽다.
더군다나 어깨는 그 정도가 심해서 손을 들고 내리는 것조차 힘겹다.
검사결과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단다.
4~5일간 통증의 정도를 보다가 호전되지 않으면 정밀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겠단다.
하지만 느낌은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기도 하다.
그나마 잘난(ㅋㅋ)얼굴은 멍쩡하니 불행중 다행이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다면 머리가 터지고 얼굴반은 아스팔트에 갈았을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다.
헬멧의 오른쪽이 깨져버렸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40578164396387.jpg)
요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이왕하는 운동이니만큼 전속력을 내서 50분정도를
타고나면 온몸이 땀에 젖는다. 어제저녁도 부서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늦게 집을 향해
나섰다. 그때가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한강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거나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자전거 또한 많았고, 어두우니만큼 조심해서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끝까지 견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운동해본 사람들은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앞에서 달리고 뒤에서 따라오고 하다보면 은연중 경쟁심이 생겨서 종종
오버페이스를 하게 된다. 어제도 그랬다.
속도를 내서 달리다 보니 앞에서 얼쩡거리며 자전거를 타고 있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따르릉거리며 뒤에서 가고 있음을 알리며 왼쪽으로 추월을 하려는 순간, 앞에서 갑자기
왼쪽으로 방향전환을 하는 것이다. 속도를 줄일 틈도 없이 그대로 충돌을 하고 서너바퀴 구르면서 오른쪽으로 어깨와 머리를 찧으며 나뒹굴었다. 넘어지는 순간에도 머리가 아스팔트에 쭉 밀리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아무 생각이 없었다. 한참을 누워있다가 정신을 차리니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이상유무를 묻기 시작했다. 많이 다쳤겠구나 생각하며 팔다리를 움직여 보니 별 이상을 느낄 수 없었지만 깨지고 까진 손과 팔에 피가 흐르면서 통증이 전달됐다. 부축을 받아 일어서보니 괜찮았다. 받친 여자를 챙겼다. 다행히 나보다는 덜 다친 듯 했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서로 시시비비를가려 무엇할까 싶어 괜찮으면 가라 하고, 자전거를 살폈다. 핸들이 완전히 돌아간 것이 사고의 정도를 가늠케 했다.
집에 와서 옷을 벗어보니 생각보다 심각했고 옆지기와 아이들이 많이 놀라했다. 사고당시에는 경황이 없어서 챙기지 못했는 데 많이 망가져 있었다. 헬멧을 비롯해서 주로 오른쪽이 심하게 다쳐 있었다. 샤워를 하고 약을 바른 후 별 문제가 없을 듯 하여 잠자리에 들었는 데 오른쪽 어깨의 심한 고통으로 새벽에 잠에서 깼다. 팔을 움직일 때마다 고통이 밀려왔다. 그래도 뼈에 이상이 없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10월 첫날을 이렇게 병원을 드나들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