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말 모처럼 가족과 함께 스키여행을 다녀왔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스키를 원없이 타고 왔다. 범석이 녀석이 방학숙제로 제출한 여행에 대한 후담을 그대로 옮겨 보았다.
마냥 즐겁게만 느꼈는 줄 알았더니 나름대로의 의견이 있는 것을 읽고 나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요즘 녀석은 이제 스키는 웬만큼(?) 탈줄 아니까 스노우보드를 배워 타고 싶단다. 스노우보드를 배우기 위해서는 아빠가 먼저 배운 후 자기에게 가르쳐 달란다. 우리 가족 모두는 별도의 스키강습을 받지 않고 나에게 배웠다. 이렇다보니 스노우보드 또한 나를 통해 배우고 싶다는 것이 범석의 생각이다.  
문제는 나에게 있다. 스노우보드를 타기에는 연령상 쉬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녀석에게는 스노우보드강습을 받도록 해준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아빠가 먼저 배우신 후 가르켜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니 이를 어쩐다냐.......
범석이로 인해 팔자에 없는 스노우보드를 타게 될런지도 모를 일이다.






비발디파크를 다녀와서

5학년 4반 박 범 석

 

2007년 12월 28일 금요일 우리 가족은 비발디파크라는 스키

장에 갔다. 콘도에 가지고온 짐을 내려놓고 스키장을 둘러

보았다.


코스는 초심, 초급, 중급, 상급으로 나눠져 있었다.

우리가족은 밤샘권을 사서 10시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 했

다.

일단 동생과 나는 초심을 습득하였고 아빠께서는 스키를

처음 타보시는 엄마를 가르쳐 주셨다.


동생과 나는 초급으로 가 보았다. 높이가 꽤 높았지만 어떤

형이 무섭지 않다면서 같이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다.

그 형과 나는 친해졌고 중급도 같이 올라가 보았다. 높이가

높아서 천천히 내려올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엄청난 허리

의 통증과 30분이라는 긴 시간을 소모하고 말았다.


그러던 와중에 리프트를 잘못 타 정상에 올라 반대로 타고

내려오기도 하였다. 산 정상에서 리프트를 반대로 타고 내

려가는 기분이란 정말 끔찍했다.



새벽 4시 에는 따뜻한 핫초코와 떡볶이, 어묵을 야식(?)으로

먹었다. 엄마와 동생은 야식을 먹고 콘도로 갔지만 아빠와

나는 새벽 5시까지 채우기로 결정하고 중급으로 갔다.

너무나 졸린 나는 리프트를 타면서 졸았다. 정말이지 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미 체력은 바닥이 났고 스키장에서 6시간 노는 동안 노

동 아닌 노동을 한 상태로 무슨 놈의 스키를 탄다고(참고로

스키는 타다보면 배고픈 것도 잊을 수 있지만 쉬다보면 체

력의 한계와 심한 배고픔을 느낀다.)

내가 리프트를 타고 있는지 정말 나도 내가 한심할 정도로

힘이 들었다. 타다보니 중급은 너무 허리가 아파서 초급에

서 스피드를 즐겼다.

새벽 5시 아빠와 나는 녹초가 되어서 콘도로 돌아갔다(잘

생각해보니 이거 인간이 할 짓이 아닌 것 같다).

가면서 아빠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콘도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나니 너무 졸렸다.

나는 1분 1초라도 빨리 자길 원했지만 운명의 여신은 나의

편이 아니었다. 오 마이 갓! 밤새도록 아무도 없는 스키장에

서 나 혼자 상급에 올라가서 스키를 타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덕분에 수면을 거의 취하지 못했고 땀만 흘렸다.



그리고 아침밥을 먹고 오션월드에 갔다. 그곳에서 동생과

유수풀에서 놀기도 하고 튜브 슬라이드랑 바디 슬라이드도

탔다.

오션월드에서 강서구에 살 때 내가 다녔던 태권도의 관장

님을 만났다.

아빠와 엄마도 우리가 유수풀로 모시고 나가서 야외로 간

다음 엄마, 아빠를 번쩍 들어 찬 바람을 맞게 했다.



오션월드에서 한바탕 놀고 나니 배가 고팠고 돌아오는 길

에 양지말 화로구이 집에서 돼지갈비를 맛있게 먹었다.

연기가 많이 나기는 했지만 맛이 있었다. 그리고 집으로 가

는 길에 너무나 졸렸던 나는 한숨 푹~~~~자고 집에 잘 왔

다.



한 마디로 이번 여행을 표현하자면<재미 만점 체력 바닥>

이라고 표현 할 수 있다. 스키를 신나게 탔지만 체력이 딸

려서 힘이 들었고 오션월드에도 역시 물속에서 온몸을 쓰

며 수영을 하자니 힘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재미가 만점인

만큼 너무 신나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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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8-01-2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할 짓이 아니라는 말에 어른스러움이 팍팍 느껴집니다.

전호인 2008-01-29 15:24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고거이 보면서 웃음이 절로 나왔답니다.
원래 녀석이 애늙은이에염.

Mephistopheles 2008-01-2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범석 어린이는..조숙한 것 같아요..
벌써 슬로프의 내리막을 타보면서 인생의 내리막에 대해서 표현을 한 것 같기도 하고요..^^

전호인 2008-01-29 15:26   좋아요 0 | URL
원래는 이렇습니다.
상급슬로프를 잘못 알고 타게 되었던 겁니다.
정상에 올라가 보니 까마득하더래요. 그래서 알바생에게 야그하여 같이 타고 내려왔다는 군요. 상급자코스는 올라가는 것도 약간 현기증 나는 데 내려왔으니 장난이 아니었겠져? 죽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구염. 지금도 그 야그하면 녀석이 흥분해서 경험담을 들려주곤 한답니다. 저도 그런 경험은 없거든요

뽀송이 2008-01-2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범석이의 표현에 무쟈게 웃고 갑니다.^^
늘~ 멋진 가족이셔요.^^
그나저나... 스노우보드는 님에게 무리지 아닐까요??=3=3=3

전호인 2008-01-29 15:27   좋아요 0 | URL
글이 재미있쪄?
녀석의 생각을 가감없이 표현하다보니 재미있는 글이 되었네요

2008-01-29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9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9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9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깐따삐야 2008-01-29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귀엽고 의젓하기도 해라. 저도 갑자기 5학년짜리 아들을 갖고 싶어요.^^

전호인 2008-02-04 18:51   좋아요 0 | URL
ㅎㅎㅎ, 뻥튀기라도 있답니다.
가끔 제가 아이들에게 하는 농담이에요

비로그인 2008-01-29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요즘의 인간 아이들은 정말 글을 잘 쓰는 것 같습니다. 표현력도 대단하구요.
제 주변엔 아이들이 없어서 제가 유난히 모르는 것일까.(긁적)
1,20년전의 청소년들도 이렇게 잘 쓰는 아이들은 별로 없었는데. 대단해요.정말.^^

전호인 2008-02-04 18:52   좋아요 0 | URL
요즘 아이들은 영악하다고 하죠.
아마 이 녀석 또한 그 범주에 속하는 녀석일껩니다.
방학숙제 한 것을 옮겨 놓았답니다.

순오기 2008-01-2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인간이 할 짓이 아니라는 말에 쓰러집니다!!
애들의 표현력이 어떤 땐 어른보다 나아요~~ 아마도 솔직해서 그렇겠죠?
꿈나무에게 박수와 추천을~~ ^^

전호인 2008-02-04 18:53   좋아요 0 | URL
저도 그글을 보면서 배꼽을 잡고 웃었답니다.
무엇이 그리 인간의 할 짓인지......
아무튼 재미있는 글인 것만은 사실이에염. ㅎㅎ

이리스 2008-01-3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문장력 좋고 표현력 좋고! 굿굿 베리 굿입니다요. ^^;

전호인 2008-02-04 18:5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사실 제가 고마워할 일은 아니지만 녀석이 이 글을 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들의 댓글을 한번 보여주어야 겠어요.
해람이 녀석은 댓글을 보면서 즐기기도 하던데.....

바람돌이 2008-01-30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건 정말 너무 어른스런 글이군요. 훌륭해요. ^^

전호인 2008-02-04 18:54   좋아요 0 | URL
좋게 읽어주시니까 그렇겠져 뭐.

마노아 2008-01-30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환타스틱한 휴일을 보냈군요. 와방 부러워요!
근데 따님이 연기자 박신혜를 닮았어요. 미모가 예사롭지 않아요!

전호인 2008-02-04 18:55   좋아요 0 | URL
박신혜를 닮았다. 그런가요?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중에 한명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앞니가 튀어나와서 교정을 해야 한답니다.
아랫턱의 성장이 늦다보니 그런 현상이 있다고 하네요

소나무집 2008-01-30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샘 스키를 타셨군요. 바닥은 무슨, 정말 대단한 체력들이시네요.
아드님의 적나라한 표현에 넘어갑니다.
다 큰 거 같은데요.

전호인 2008-02-04 18:55   좋아요 0 | URL
그렇죠!
녀석이 너무 솔직한 글을 남겼어요
체력이 달린 것은 녀석만이 아니라 애비인 저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세실 2008-02-02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열정적인 부자시군요. 해람이 참 예뻐요~~~

전호인 2008-02-04 18:5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울 해람이 많이들 탐내시네여. ㅎㅎ
친구들도 그렇공.
열정이라 미쳤었나 봅니다

모1 2008-02-04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이 말밖에는..해드릴말이 없네요.(아드님 글 잘 쓰네요.)

전호인 2008-02-04 18:57   좋아요 0 | URL
ㅎㅎㅎ, 당근 살아 돌아와야 졈
녀석이 즐기는 줄 알았더니 고행을 했던 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