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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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뜻 보면 표지는 무척이나 경쾌해 보인다. 파란 하늘에 빨랫줄의 밝은 색상이 마음을 가볍게 하지만 그 위로 드리운 그림자와 한쪽 구석의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가 보이는가?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까?

내가 읽은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그의 첫 장편소설인 '퍼레이드'와 '일요일들'이 전부다.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는 다섯 남녀의 이야기 '퍼레이드'는 현대사회의 모습과 젊은이들의 심리를 경쾌하게 나타내었다. '일요일들'에서도 다섯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아픔과 상처가 있는 그들의 불안정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두 소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감동의 여운을 남기며 끝맺는다. 작가의 냉소적인 문체가 돋보이면서 책읽기에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나가사키' 또한 평범한 주인공이 등장하고 인물의 심리 묘사가 세밀하다.

이 책의 제목이자 일본 지명인 나가사키에 대한 설명이나 묘사는 거의 없다. 단지 나가사키 지역에서 번창한 야쿠자 가문인 미무라 가의 이야기를 그려낼 뿐이다. 북적거리지만 난잡하지 않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그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대가족의 일상과 사내들의 모습, šœ의 성장과정이 간결한 문장 속에 녹아있다. 결국엔 모두 떠나가고 미무라 가는 화재 사건으로 사라지게 된다. 책장을 덮으면서 가슴 한 쪽을 쓸어내린 느낌이었다. 표지 위에 진 그늘의 심중을 헤아릴 수 있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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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백개사전 영어백과사전 - 아인슈타인 성공노하우에 따른
이미도 지음 / 물고기도서관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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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별로 베스트만 가려 뽑았다는 시네마 100편으로 영어 참고서를 만들었다. 대학에서 영화영어 수업이라든지 영어 스터디 교재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영화를 장르별로 분류하고 키워드를 추려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내가 보았던 영화는 얼마 되지 않지만 명대사를 기억해내고 영화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시 한 번 영화를 접하는 게 즐겁기만 하다. 장난스러우면서도 제대로 그린 포스터며 캐릭터들은 책을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영화의 감독, 주연, 별점뿐 아니라 수상경력까지 알려줌으로써 신뢰감을 형성했고, 지루한 주입식 영어가 아니라 영화와 연결을 지어 영어를 어려워하는 사람이라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영화이야기.영어이야기'와 단어, 문장 정리 부분에서는 저자의 애정과 정성이 듬뿍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른한 주말 오후, 영화를 보고 싶을 때 이 책을 열어 장르별로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다. 영어 작문을 한다거나 편지를 쓸 때 책의 목차를 훑어보며 키워드에 따른 단어, 숙어 표현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속 명대사들 몇 개쯤 외워둔다면 폼나지 않을까. 흠이랄 것까지는 없지만 간혹 오타가 발견되었고, 겉표지를 캐릭터와 포스터로 디자인한 점이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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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포에버 - 만만해서 즐거운 뮤지컬 이야기
이보연 지음 / 루비박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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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영화만 보다가 작년에 아는 사람을 따라 대학로에 가서 연극을 처음 보았다. 그 후로 배우와 관객의 직접적인 만남에 의한 두근거림에 매료되어 연극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것과는 또 다른 뮤지컬이란 장르-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배우가 각본에 따라 말과 동작으로 관객에게 보여 주는 무대 예술이 연극이라면 음악, 노래, 무용을 결합시켜 큰 무대에서 상연하는 종합 무대 예술이 바로 뮤지컬이다. 현대 음악극의 한 형식인 뮤지컬, 어쩐지 신나고 즐거울 것만 같다.

작지만 두꺼운 책이 부담스러웠으나 책의 절반가량이 뮤지컬의 한 장면이며 포스터로 가득 차 있어서 주의를 끌기에 충분했다. 뮤지컬의 역사라든지 본고장의 설명은 유익한 내용이었고, 뮤지컬 스타의 소개는 관심있게 읽을 수 있었다. 뮤지컬을 사랑하는 평범한 관객의 입장에서 글을 썼다는 저자의 친절한 설명으로 뮤지컬에 대해 무지했던 나 역시 뮤지컬을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연극을 보면서 느낀 점이지만 배우들의 땀 흘리며 노력했을 그 열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연극을 보려고 달려 갔던 대학로에 이제 뮤지컬을 보러 갈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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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 따뜻한 변화 에너지
박태현 지음 / 웅진윙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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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반드시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학교를 다니면서, 졸업하고나서, 새로운 곳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꾸준히 연락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일년에 한두번조차 연락하기 싫은 사람도 있긴 하지만 곁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난 어쩌면 초등학교 때부터 인간관계를 중요시해왔는지도 모르겠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겨울방학 하던 날이면 반 친구들은 물론이고 몇 마디 얘기해본 적도 없는 다른반 친구들에게까지 직접 만든 카드며 엽서를 건네주었다. 내성적이던 성격은 중2 때 군 간부수련회에 참가하여 여러 중학교의 친구들을 만난 것을 계기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게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졸업하고 나니 남는 것은 즐거웠던 일이든 힘들었던 일이든 소중했던 사람들과의 추억 뿐이다.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해질 수 없다면 어느 곳에서도 행복해질 수 없어! 

각자 나름대로의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동물들이 모인다. 누군가가 시키는, 늘 정해진 일만 함으로써 창의적인 사고력이 뭉게지고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정신력도 파괴되는 것을 걱정하는 퍼니. 신뢰를 갈망한다. 항상 주인을 바라보며 오직 주인에게 충성하며 살아온 로티. 사랑을 열망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느끼는 보이스. 열정을 분출한다.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며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익스퍼, 최고를 꿈꾼다. 모두가 다른 사정이지만 결국엔 소통이 문제였음을 깨닫는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면 행복해진다.

소통(疎通), 서로의 뜻이 통하여 오해가 없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나와 마주하고 지내는 사람과의 불편한 감정이 생긴다면 어찌 생활이 원활할 수 있겠는가. 진정한 소통은 서로의 진실된 마음이 통하는 것이며 상대방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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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에게 길을 묻다
송정림 지음, 유재형 그림 / 갤리온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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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개를 할 때 책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항상 포함된다. 심지어 입사 지원할 때 자기소개서에도 빼먹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생일이든 아니든 아빠와 삼촌께서 책 선물을 많이 해주셨다. 지방에 살 적에는 아빠께서 서울로 출장을 다녀오실 때마다 책을 한 권씩 사오셨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엄마와 바닥에 엎드려 외숙모네서 가져온 두꺼운 세계문학전집 다섯 권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일부러가 아니라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책과 접할 수 있도록 애써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중학교 때 처음 스스로 책을 샀었다. 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신문 광고에 난 책을 찾아보고, 용돈으로 책을 사는 행위는 정말 즐거웠다.   

학창시절부터 항상 있었다. 중학생이 읽어야 할, 한국 단편 50선,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등 고전이든 세계 명작이든 제목만 말해도 유명작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있다. 항상 도서 목록에 제목은 적혀 있지만 막상 도서관에 가면 신간을 고르게 되는 이유는 왜일까? '명작에게 길을 묻다'의 목차를 먼저 보았을 때 깊이 반성할 수밖에 없었다. 쉰 다섯 편의 명작 중 한번이라도 읽어본 적이 있는 것은 반도 안 되었던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사실, 대학 1학년 때 도서관에서 빌려 본 한국소설에서 등장한 책이었다. 기숙사 내 서점에 들렀다가 그 제목이 눈에 띄어 바로 집어들어 사게 되었다. 알퐁스 도데의 '별'이나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 모파상의 '목걸이'는 짧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 깊이 남아 있다. 장편의 명작 한 권 한 권을 읽지 못한 나로서는 이 책 한 권이 정말 고맙고 소중하다. 간추린 줄거리와 함께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가 있어서 일석이조였다. 간접적으로나마 여러 편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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