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꾸와 오라이 - 황대권의 우리말 속 일본말 여행
황대권 글.그림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저자 황대권을 알게 된 건 2002년 11월에 도서관에서 '야생초 편지'를 대출하면서였다. 투박한 질감의 표지와 함께 손수 그린 야생초 수채화가 나를 사로잡았다. 그후 2003년 1월 느낌표 선정도서가 되었을 때는 내가 괜히 뿌듯했다. 그분의 책이기에 서슴없이 선택하게 되었다. 빠꾸와 오라이. 정겨운 제목과 만화책의 한 장면같은 표지 그림은 또다시 눈길을 끈다.

고1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웠고 이과였기 때문에 꾸준히 공부하지는 못했지만 좋아하는 과목을 일어로 꼽을 만큼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아빠의 책장 한 구석에서 오래된 일어사전을 발견했을 때는 너무도 반가워 학교에서 배운 간단한 단어들을 찾는 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어릴 적, 어른들께서 자주 쓰시던 일상용어들이 일본어였다는 것을 알아갈 때마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대학 때 일어과 수업을 하나씩 수강했고 휴학한 동안에는 일본어능력시험 공부를 했다. 졸업 후에도 9개월간 일어스터디를 하며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바쁜 직장일 때문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일본어 사전을 통째로 읽으며 우리말 속 일본어를 추려낸 저자의 노고에 감탄했다. 목차 다음 장에 정리된 일본말 목록은 공부하던 시절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한다. 소제목 상단에 날짜를 표기함으로써 신뢰를 주었고 편지글이라는 형식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고등학교 때까지도 심지어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도 우리말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일본말을 접할 때마다 고개가 끄덕여지며 놀랍기도 했다. 우리 생활에서 쉽게 접해지는 소재로 글을 썼다는 점과 저자의 수고와 열정이 담겨 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낸다. 언어(특히, 국어와 일본어)에 관심이 많은 내게 이 책은 참고서이자 한 편의 따뜻한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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