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 엄마와 딸, 그림 대화
조혜덕 지음 / 하나의책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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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 때, 엄마가 스크랩해놓은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보았다. 어린 나이에 화가들의 이름은 알지 못했지만, 신문에서 오려붙인 흑백 그림들이 기억속에 인상깊게 남아있다. 엄마 덕분인지 난 미술작품 보는 것을 좋아한다. 누구의 작품인지 무슨 기법으로 그렸는지 알지 못해도 마음에 와닿는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한다.「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은 엄마와 딸의 그림 대화다. 화가의 길을 가다가 큐레이터가 된 딸이 엄마에게 그림을 보여주며 설명한다.


          수많은 그림 중에서 저는 19세기 인상파 화가의 작품들을 선택했어요. 그 작품들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소박한 일상이 담겨 엄마에게 보는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그림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엄마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6p)



딸은 가장 먼저 그림 보는 방법을 알려준다. 작가와 작품 배경을 알기 전에 말을 거는 그림을 찾고, 그림의 소리 듣기, 감상 소감을 말로 표현하기, 감상 후 하고 싶은 행동을 떠올려보고, 그림 속 인물에게 말을 걸어보라고 한다.「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을 읽기 전에 영국 BBC 3부작 드라마 '빛을 그린 사람들'을 보는 것도 좋겠다. 인상주의의 시초가 되었던 마네, 인상주의를 이끈 모네, 인상주의를 풍요롭게 한 르누아르, 인상주의를 새로운 스타일로 해석한 드가, 인상주의를 넘어선 세잔 등이 주인공이다. 영화 '르누아르'와 '마네의 제비꽃 여인', 고흐와 동생 테오가 주고받은 편지를 책으로 엮은「반 고흐, 영혼의 편지」도「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을 읽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은 엄마가 주인공이 되어 오랫동안 그림 전문가로 일해온 딸에게 익숙했던 인상파, 후기 인상파인 7명의 화가를 각각의 스타일로 색다르게 만나며 그들의 삶과 예술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디지털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엄마에게 SNS에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마네 그림을 설명한 것이다. 꽃 그림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7명의 화가들 작품에서 어김없이 꽃 그림을 찾아내는 딸의 마음도 예뻤다.


모네의 <점심>, <아르장퇴유 부근의 개양귀비꽃>, <정원의 여인들>, <화가의 지베르니 정원> 등 꽃이나 정원이 그려진 마음 포근해지는 그림들은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프랑스 여행 전에「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을 읽었더라면 모네의 작품들이 더욱 눈에 띄었을텐데 아쉽다. 마음이 평온해지는 모네의 수련 연작도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직접 보았었다. 난 르누아르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인물 그림을 좋아한다. 전에는 그저 그림만 훑어보는 게 전부였는데, 르누아르의 <선상 파티의 점심>, <그네>,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우산> 등 그림 속 인물들이 누구며, 어떤 상황인지 이야기를 풀어주니 그림에 대한 이해가 쉽고, 재미있다.


독창적인 구도로 생동감을 표현한 드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는데, 발레 그림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다림질하는 여인의 모습도 드가의 관심을 끈 주제였다. 소소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했던 드가의 그림들을 미술관에서 다시 보게 된다면 음악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


          드가는 자신의 그림에서 '우연은 없다'라고 할 정도로 음악을 작곡하듯 사람의 표정과 몸짓까지 모든 것을 계획하고 그렸다고 합니다. 삶에 어두운 부분을 드러낸 음표, 긴장과 이완을 이용한 박자, 조명이 만들어내는 강약을 사용해 피아노로 꽃 달린 모자를, 첼로로 다림질하는 모습을, 바이올린으로 카페의 풍경을, 오보에로 압생트의 술맛을 작곡하듯 그림으로 이 세상에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음악을 만들어 냈습니다. (185p)



세잔의 그림은 사실적이지 않다. 순간적으로 변하는 대상의 빠른 변화를 포착한 것이 아니라 대상이 품고 있는 영원한 구조를 표현하려 했다. 3차원 구성의 입체감이 아니라 2차원적인 평면으로 자연을 새롭게 구성했다.

 

          "이 그림(<에스타크에서 바라본 마르세유 만>)을 보니 세잔이 좀 촌스러운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들어. 색감이 단순하고 풍경도 평범하게 다가오거든." (200p)


 

세잔은 대상이 지니고 있는 색채를 표현하려고 사과에만 매달려 지냈다. 정물을 그릴 때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대상이 지닌 색감을 다양한 시점을 통해 표현했다.


          진짜 사과를 그리기 위해 평생 관찰했던 세잔은 후기 인상파의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관점에 따라 그림을 그려도 된다는 현대미술의 길을 후배들에게 안내해 준 근대 미술의 아버지로 칭송 받았습니다.  (206p)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화가는 잘 몰라도 고흐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고흐의 대표작으로는 <별이 빛나는 밤>과 <해바라기>가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 해바라기라서 고흐의 <해바라기>도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다. 고흐는 아를의 작업실에 오기로 했던 고갱이 오지 않자 자신의 집이 초라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집을 화사하게 장식하기 위해 <해바라기>를 그렸다고 한다. 그림이 그려지게 된 이유, <붕대로 귀를 감은 자화상>처럼 고흐가 스스로 귓불을 자르게 된 이야기, 동생 테오와의 관계 등 고흐에 대해 듣다보니 그의 삶이 애잔하고 안쓰러웠다.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를 보기 위해 유럽여행을 계획하며 일부러 프랑스 남부지방 아를도 루트에 포함시켰었다. 그림 속 실제 장소에 도착했을 때, 고흐의 그림 속으로 들어왔다는 황홀함과 유명세를 타서 그런 건지 친절하지 않은 카페 직원에 대한 실망감이 공존했다. 10년 전, 한젬마의「화가의 집을 찾아서」를 읽고, 책에 나온 충남 공주의 '임립미술관'에 갔었다. 책을 읽고 책에 소개된 장소에 갔던 것처럼 그림을 보고 그림 속 장소를 여행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얼마 전에 읽었던 김민철의「모든 요일의 여행」에서 <고흐의 방>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과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두 곳에 있다는 말이 나왔다.「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에 그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와있다.


          <고흐의 방> 그림은 같은 구성으로 총 3점의 연작이 있습니다. 첫 번째 <고흐의 방>은 귀를 자르고 잠시 병원에 있는 동안 홍수가 나서 그림이 약간 훼손되었어요. 현재는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에 소장돼 있습니다. 정신병원에 있는 동안 고흐는 그림을 더 이상 야외에서 그리지 못해 자신이 그렸던 그림들을 다시 그렸습니다. 그렇게 그린 두 번째 <고흐의 방>은 색이 더 풍성하게 표현됐는데, 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 그린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시카고 미술관에 소장돼 있습니다. 세 번째 <고흐의 방>은 밝고 화사한 하늘색의 벽과 단조로운 마룻바닥이 표현됐어요.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돼 있습니다. (248-249p)



마지막으로 고갱은 상징적이고 내면적인 스타일로 20세기 회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 후기 인상파 화가다. 고갱의 <언제 결혼할 거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 1위로 카타르 왕실이 구입했다고 한다.


          엄마와 저는 고갱의 그림을 따라 그가 거주했던 지역에 가서 1800년대 후반의 고갱이 되어 봅니다. 르누아르를 만났을 때는 그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보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런데 고갱의 그림은 약간 거리를 두고 그가 현실을 바라보고 상상했을 그의 욕망을 탐구해야 그의 예술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95p)


 

아를에서 두 달 동안 함께 지낸 고흐와 고갱은 같은 주제로 작업한 작품들도 있다. 예를 들면, 고갱은 고흐의 <밤의 카페>와 <아를 여인>을 참고하여 <아를의 밤 카페>를 그렸다고 한다. 책에 나오는 엄마의 말을 빌리면, 고흐의 그림은 "힘도 희망도 없어 보이고, 고흐의 고독한 마음이 텅 빈 카페처럼 느껴진다." 그에 반해 고갱의 그림은 "색이 강렬하고, 그의 성격처럼 똑부러지는 느낌이 들어서 깔끔해 보인다." 고갱은 고흐의 그림을 계속 보고 있으면 언젠가 미칠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모네의 <파라솔을 든 여인>이나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제비꽃 다발을 든 베르트 모리조>처럼 다른 화가들은 작품의 제목을 있는 그대로 정하거나 모델 이름으로 붙인다. 그런데 고갱은 <저승사자가 지켜본다>, <즐거움>, <언제 결혼할 거니?>,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처럼 추상적이거나 재미있는 제목을 붙였다.


          고갱이 추구하던 예술은 몇 사람만의 취향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주제를 순수하고 아름다운 원시적인 자연에서 찾아 강렬하고 생동감 있는 색채로 표현했습니다. 보고 관찰하는 것을 넘어서서 자신의 생각 속에서 상상으로 그림을 그렸던 고갱은 "자연에서 작품을 훔쳐! 그리고 스스로 자연을 재창조해!"라면서 자신의 상상력을 믿었습니다. (329p)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한 권으로 19세기 인상파 화가 일곱 명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모네부터 르누아르, 마네, 드가, 세잔, 고흐, 고갱까지 화가들의 삶과 가족 이야기,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 슬프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나누며 그림을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와 딸의 대화로 풀어가는 방식도 좋았고, 무엇보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다수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림을 좋아하는 엄마와 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201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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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더 그리운 제주 - 제주로 떠나는 서른한 가지 핑계
여행자들 지음 / 하이미디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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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서귀포 이중섭 거리에 전시된 '제주로 떠나는 서른 한 가지 핑계'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그때의 느낌이 아직도 남아 있네요. 그 주인공들의 제주이야기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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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진을 만드는 정승익의 사진 구도 - 전면개정판 좋은 사진을 만드는 정승익의 사진 시리즈
정승익 지음 / 한빛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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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카메라와 함께 하는 시간도 늘었다. 예전에는 디지털카메라를, 요즘에는 DSLR을 가지고 여행을 하는데, 사진을 배운 적이 없어서 무작정 셔터를 눌러대고 마음에 드는 풍경은 많이 찍고 본다. 노출값 설정할 줄도 모르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찍는데도, 풍경이 멋져서인지 구도를 잘 잡아서인지 잘 찍힌 사진에 기분이 좋다. 지금껏 사진 관련 전문 서적은 읽은 적이 없다. 단지 두꺼운 신미식 포토에세이 <나는 사진쟁이다 I am a photographer>를 인상깊게 보았고, 진동선의 <한 장의 사진 미학>에서 사진을 보고, 읽고, 느끼는 방법에 대해 훑어보았을 뿐이다.

 

드디어 정승익의 <좋은 사진을 만드는 사진 구도>를 읽게 되었다. 7년 만의 개정판이다. 2006년에 출간되었던 책의 본문 예제 사진 90% 이상을 작가가 최근에 촬영한 사진으로 교체했고, 500여 장의 인물과 풍경사진으로 다양한 구도를 이야기한다.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PART 1에서는 구도를 결정하는 조건, 좋은 구도와 나쁜 구도, 공간 분할법 등 사진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화면의 짜임새인 구도의 기본 개념에 대해 알아본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을 예로 들어 여러 가지 구도를 설명하는 내용을 읽다보면, 마치 강의실에서 사진학 수업을 듣는 느낌이다. 멋진 여행사진도 감상하고, 구도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 1석 2조다. 

 

 

동일한 피사체를 촬영해도 그 형태나 표현 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각은 작가의 '의도'를, 시선은 '화면 구성'을 말하는 것으로, 시각의 변화를 통해 작가의 의도가 달라질 수 있다. (35p)

 

 

구성이 돋보이게, 주제를 명확하게, 화면을 단순히 함으로써 시선을 사로잡는 구도를 결정할 수 있다. 구도를 어떻게 잡는지에 따라 사진의 느낌이 달라지고,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책에서 예를 들어주는 사진들의 구도를 보며 내가 찍은 것과 비교해보고, 맘에 들지 않았던 사진들은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PART 2에서는 인물사진의 다양한 프레이밍 기법과 일반적인 인물사진의 구도법을 제시하고, PART 3에서는 풍경사진 촬영을 위한 구도를 알려준다. 인물사진 갤러리에 담은 다양하고 흥미로운 사진들을 찍을 때의 촬영초점과 사진설명을 들으며 사진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풍경사진 갤러리는 작품들을 감탄하며 보았다. 흉내낼 수도 없을 만큼 황홀한 사진들이다. 혼자서 사진 구도를 공부할 때 혹은 사진 수업을 들으며 이론 공부를 할 때 펼쳐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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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걸의 닥터 콘서트 - 힘 없는 환자가 아닌 똑똑한 의료 소비자 되기
홍혜걸 지음 / 조선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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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TV 방송에서 홍혜걸 박사님이 나오신 걸 보고 엄마가 검색해보시더니 'KBS 생로병사의 비밀'을 읽고 싶다고 하셨다. 도서관에서 홍혜걸 박사님이 엮으신 1권 외에 2, 3권과 '10년의 기적' 두 권까지 빌려 읽어보고, 그 중에 도움이 될 만한 책 두 권을 골라 선물로 사드렸다. 건강 관련 책들을 읽으며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 참 좋았다. 그러던 중 알게 된 홍혜걸 박사님의 <닥터콘서트>. 목차를 보니 앞에서 읽었던 책들의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많지 않았고, 요즘에서야 관심을 갖게 된 자궁경부암에 대한 내용도 있어서 욕심 나는 책이었다.

 

책은 크게 다섯 파트로 나뉜다. PART 1에서는 다이어트, 술, 담배, 커피, 영양제, 피부, 탈모에 대해 이야기하며 생활습관 바로잡기를 다룬다. 나는 일부러 다이어트 하는 건 아닌데, 보통 아침을 거르게 된다. 음식도 짧은 시간에 급히 먹는 경우가 많고,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한때 '간헐적 단식'을 시도해본 적도 있다. 책에서 아침 식사는 반드시 하고, 음식은 20분 이상 천천히 씹어 먹으며, 운동은 체중이 아니라 허리 사이즈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라고 한다. 1년 전쯤, 직장생활을 하며 술을 자주 마시던 때가 있었다. 필름이 끊기는 이른바 '블랙 아웃 현상'을 몇 번 경험하고 나서 심각하게 고민했고, 지금은 한 달에 한두 번 맥주 한 컵 마시는 정도다. 커피는 적당히 마시면 중추신경 각성효과로 피로를 이기고 머리를 맑게 하며, 운동능률도 향상시킨다고 하니 지나치게 마시는 것만 조절하면 좋을 듯하다.

   

PART 2에서는 감기, 위장병, 뼈와 관절, 두통, 불면증, 우울증, 변비와 치질 등 흔한 증세 다스리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통 속이 쓰릴 때 우유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우유를 마신 뒤 시간이 지나면 위산이 더욱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아무 것도 섞이지 않은 생수가 가장 좋다고 한다. 50대 후반이신 엄마는 요즘 아픈 곳이 많다. 얼마 전엔 어깨 치료를 받으셨는데, 지금은 무릎 때문에 고생이시다. 관절을 편 좋은 자세를 하고,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며, 진통소염제를 적극 활용하라고 한다. 4년 전 건강검진 때 골밀도 검사를 했었는데, 골다공증에 거의 가까운 골결핍증으로 나왔었다. 골밀도가 낮다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고, 골다공증 치료제를 복용하며, 관절에 체중이 실리는 걷기나 달리기, 등산을 추천한다.

 

PART 3에서는 심장병, 뇌졸중, 당뇨, 고혈압, 콜레스테롤 등 성인병에 대해 이야기한다. 학교에서 신체검사 할 때마다 혈압을 재면 수치가 높게 나왔다. 혈압을 떨어뜨리려면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며 운동으로 뱃살을 빼고, 싱겁게 먹고,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한다. PART 3은 공복혈당(당뇨병), 혈압(고혈압), 콜레스테롤(고혈압, 고지혈증) 등 건강검진 결과의 수치를 확인하며 읽었다.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혈압, 맥압(수축기 혈압에서 이완기 혈압을 뺀 수치), 혈당, 콜레스테롤, 허리둘레, 맥박, 체지방 분포 비율 등 7가지 수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챙겨보라고 한다.

 

PART 4에서는 갑상선암, 위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한국인의 최대 사망원인 암에 대해서 다룬다. 종합검진보다는 부위별 전문가를 각각 따로 찾아가서 받는 선별 검진을 권장하는데, 비용을 아끼며 제대로 된 검진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서른살이 넘어 국민건강보험에서 보내온 암검진표를 받고서야 자궁경부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십대에 맞는 게 좋을 듯하다. 내가 맞은 가다실은 1차 접종을 하고, 2개월 후에 2차, 6개월 후에 3차, 총 3회 접종을 한다.

 

PART 5에서는 현대의학의 새로운 화두 부교감신경과 면역, 염증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정한 건강을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 부교감신경을 위해 규칙적인 생활, 혈당지수 낮은 (70 이하의) 음식 먹기, 칼슘과 마그네슘 섭취, 카페인과 알코올, 니코틴 줄이기, 걷기, 반신욕 등을 제시한다.

 

홍혜걸의 <닥터콘서트> 책 한 권이 정말 알차다. 가족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책만 읽고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을 것이다. 중요한 내용들을 잘 정리해서 책상과 냉장고에 붙여두고 수시로 읽어보며 주의해야겠다. 엄마에 이어 나도 홍혜걸 박사님의 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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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작은 마을 - 어느 날 문득 숨고 싶을 때
조현숙 지음 / 비타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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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고른 책이다. 책을 한 권 더 대출하려고 책장 사이를 돌아다니다가 제목만 보고 꺼내들었다. 그렇게 읽게 된 <아시아의 작은 마을>은 '어느 날 문득 숨고 싶을 때'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뒷표지에는 이지상 작가님의 짤막한 후기가 나와 있어 반가웠다. 좋은 여행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큰 도시보다 마음이 오래 머물렀던 곳들을 권한다는 저자. 창밖 풍경이 아름답거나 사람들의 미소가 좋은 곳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기분 좋은 웃음이 나는 곳들, 그렇게 아시아 작은 마을 19곳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행은 젊은 우리에게 주는 상이다. 그건 우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격려 같은 것이다. 우리들은 여행을 하면서, 같은 동네에 살면서, 서로 격려하는 것이다.」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 나는 왜 떠나느냐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여행이 떠나고 싶어진다면 그때가 바로 자신에게 상을 줘야 할 때이고, 떠나고 싶은 그 순간은 자신에게 몹시 격려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하므로. (17p) - '여는 글' 중

 

 

나는 열 살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시골에 살았다. 어릴 적 기억이 좋아서인지 나도 시골을 좋아한다. 국내든 해외든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도시보다 조용하고 소박한 시골 마을이 좋다. 처음으로 '혼자' 떠난 도쿄 배낭여행에서는 시부야나 긴자보다 지유가오카나 시모키타자와가 좋았다. 특히 니시닛뽀리역─다바타역─코마고메역을 걸으며 만난 시골 풍경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일주일 해외여행>을 읽다가 '휴식'과 '풍경'이 여행키워드라는 말에 여름휴가지로 정한 태국 빠이. 정말로 빠이에서는 게을러도 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빠이에 머무른 3박 4일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고는 먹고, 걷고, 카페에 앉아 쉬는 것 뿐이었다. 동네를 걸어서 한 바퀴 돌아보는 데 한 시간이면 충분한 작은 마을 빠이. 그곳도 참 좋았다.

 

<아시아의 작은 마을>에서는 라오스의 루앙프라방과 씨판돈, 미얀마의 바간과 만달레이, 인레, 말레이시아의 말라카, 태국의 빠이와 꼬묵&꼬부론,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와 우붓, 베트남의 호이안과 무이네, 중국의 따리&리장, 티베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타이완의 주펀과 타이둥, 네팔의 포카라와 히말라야 트레킹 마을 등 19곳을 소개한다.

 

여행하다 보면 발걸음이 느려져서 계획보다 오래 머물게 되는 곳, 가장 심심한 마을, 자전거 타기 좋은 마을 '루앙프라방', 도시와 단절된 황홀한 유배지 '씨판돈', 천 년의 기도가 이어져 오는 땅 '바간', 황량한 허허벌판 끝에 아름다운 수도원이 있는 '만달레이', 미얀마 최대의 호수 '인레 호수'가 있는 냥쉐, 라오스와 미얀마에서 각각 보름씩 머무르며 한 달간 여행하고 싶다. 무심코 펼쳤는데, 종이로 접은 예쁜 집들이 툭 튀어나오는 멜로디 입체카드를 받은 기분이 든다는 '말라카'도 궁금하다. 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게 더 매력적인 '빠이', 사람 없는 한적한 섬 '꼬묵'과 '꼬부론', 오래된 동화책 속 그림 마을 '호이안', 사막이 있어서 어쩌면 치유하기 좋은 곳일지도 모르는 '무이네', 봉인된 영원의 시간 '앙코르와트', 몽상가들의 천국 '포카라' 등 어느 곳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곳이 없다. '티베트'의 장례 풍습인 천장(혹은 조장)에 관한 이야기는 어디서 읽어본 듯했다. 찾아보니, <슈퍼라이터>(공저)에서 저자가 쓴 글 중에 '떠나는 자의 마지막 보시, 천장'에서 읽었다. 

 

이번 겨울에 베트남 종단 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들르는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고민이 생겼다. 책에 소개된 '아시아의 작은 마을'을 돌아볼 겸 여러 나라를 다녀와야 하는 고민.

 

 

여행은 어디로 떠나느냐 못지않게 언제 가느냐가 중요할 때가 있다. 당신의 마음이 어떠한지 모르나 만약 지금이 떠나야 할 때라면, 그 '언제'가 바로 지금이라면, 이 책에 소개한 장소들이 그 '어디로'의 좌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16p) - '여는 글' 중

 

 

2009년에 서평도서가 아닌 책을 읽고, 자의로 서평을 쓴 첫 번째 책이 <하하 미술관>이다. 그리고 오늘 두 번째로 자발적인 서평을 썼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고 서평 쓰기는 처음이라 더욱 뜻깊다. 우연히 읽게 된 <아시아의 작은 마을>, 참 맘에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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