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다닥 한 끼 186가지 - 바쁜 웰빙족을 위한 스피드 & 영양만점 레시피
김경미 지음 / 리스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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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웰빙족을 위한) 스피드 & 영양만점 레시피'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후다닥 한끼'로 해결될 186가지 레시피라니, 게다가 표지의 사진을 보니 책을 펼치기 전부터 군침이 돈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엄마가 먼저 훑어보셨다. 파트별로 초스피드 한 그릇 요리, 국과 찌개, 건강 요리, 다이어트 요리, 술안주와 손님초대 요리, 웰빙 간식과 디저트까지 다양해서 엄마가 환하게 웃으신다. 

어릴 적에 9년간 사택에서 지낼 때는 아빠 회사 분들이 집에 자주 초대되었다. 그럴 때면 옆집, 윗집, 아랫집 아주머니들께서 오셔서 엄마와 함께 푸짐하게 상을 차리시곤 했다. 학창 시절에 세 번 정도 반 친구들을 생일파티에 초대했었다. 공통적으로 생일상에 올려진 음식은 하이라이스, 김밥, 치킨이나 탕수육, 과일 샐러드였다. 요새 같으면 치킨이나 피자, 중국 음식 등을 배달시키는 일이 많겠지만 그 당시에는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 집에 오븐이 없어서 오븐에 굽는 음식을 못하는 게 아쉽지만, 예닐곱 살 때 엄마가 찜통에 쪄 주신 노란빛의 빵은 아직까지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밀가루에 우유를 넣고 달걀을 풀었을 뿐인데 정말 맛있었다. 음식 솜씨 좋은 엄마를 보며 자랐기에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  

매일 즐거운 요리를 하며 세계요리여행을 꿈꾸고 있는 저자는 복잡하고 어려운 요리도 쉽고 간단한 레시피로 정리해 버리는 간단주의자란다. 요리를 빠르게 해주는 기본 양념과 소스는 미리 만들어 두면 좋겠다. 예전에 티비에서 보고 따라한 초고추장은 고추장, 식초, 설탕만으로 만들었는데 책에는 물엿과 다진 마늘, 통깨도 들어간다. 데리야끼 소스나 허니 머스타드 소스는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 새로웠다. 생선구이를 먹을 때는 간장에 고추냉이를 풀어 찍어 먹곤 했는데 마요네즈로 타타르 소스도 만들어봐야겠다. 샐러드드레싱도 항상 먹던 것만 먹었는데 참깨 소스나 오리엔탈 간장 소스도 좋을 것 같다.  

밖에서 사먹거나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만 먹어봤지 요리법에 따라 요리해본 적이 거의 없다. 요리를 해도 내 마음대로 하는 식이었다. 치킨데리야끼 덮밥이나 일본식 볶음우동, 샤브샤브, 생선커틀릿, 오코노미야끼, 찹스테이크처럼 사먹어보기만 했던 음식들의 레시피가 친절하게 나와 있어서 정말 신난다. 충무김밥이나 궁중떡볶이는 들어보기만 했지 먹어보지 못했는데 만들어 먹으면 좋겠다. 조리법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콩나물밥이나 달걀야채부침 샌드위치, 떡만두국, 수육과 무생채, 도토리묵, 어묵탕, 프렌치토스트는 가끔 먹는 메뉴라서 반가웠다. 여러 종류의 밥과 죽, 국과 찌개는 어렵지 않을 듯하면서 막상 만들려면 어려웠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마늘볶음밥과 무쌈냉채, 쌈밥, 두부스테이크, 매운 볶음쌀국수, 오징어감자채구이는 직접 만들어서 먹어보고 싶다. 금세 입 안에 군침이 돈다. 채소잡채나 깻잎두부전은 간단한 반찬으로 좋겠다. 

맛깔스러운 느낌의 음식 사진도 좋았고 쉽게 적혀있는 레시피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플러스 요리'이다. 감자조림, 달걀찜부터 시작하여 갖가지 나물, 찜, 구이, 조림, 볶음, 무침 등 다양한 요리법이 나와 있어서 더욱 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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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 Free 러브 앤 프리 (New York Edition) - 개정판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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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이의 사슴 같은 눈망울은 예쁘지만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웃고 있는 얼굴이거나 좀더 밝은 표정이면 좋았을텐데.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책을 읽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생각보다 글은 많지 않았고, 멋진 사진과 그림들이 가득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티 없이 맑은 해변, 노을 지는 수평선, 그리고 이제 막 물감을 칠한 듯한 그림들. 무엇보다도 해맑은 아이들의 사진이 가장 따뜻했다.

저자 다카하시 아유무의 소개글에 쓰여진 '자유인'이라는 말이 참 부럽다. 단어 자체만으로 여유로움과 행복함이 묻어난다. 요즘으로 따지자면 어리다고도 할 수 없는 스물 여섯이란 나이에 결혼을 하자마자 아내와 세계일주 모험에 나섰다는 그가, 그들이 용감하다. 2년이란 긴 시간 동안 남극에서 북극까지 세계 수십 개국을 돌았다고 한다.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세계일주, 생각만 해도 멋지다. 여행 코스도 주기도 정하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여행하고 돈 떨어지면 돌아오자는 생각으로 출발한다. 사진을 찍고 시를 쓰고 한 권으로 정리하여 책을 완성한다. 그와 그녀의 책이다. 그들의 추억이다.   

세계의 길모퉁이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팬티 한 장 걸치고 노래하며 돌아다니는 아저씨, 슈퍼마켓 바닥에서 잠에 빠진 소년, 팔뚝에 잔뜩 문신을 한 젊은 사람들, 바다를 지키는 사나이들, 바람의 하모니카 연주를 들려준 유목민 소년.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즐겁게 생활한다면 어느 나라 어느 땅에 있건 행복하지 않을까? 

누구든지 여행을 하는 동안 더욱 성숙해지는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사를 다니는 기분으로 각지에 일주일씩 머물며 하는 여행이라든지 돈은 좀 부족하지만, 시간만은 무한히 가진 여행에서든지. 어느 잠 오지 않는 밤도 있을테고, 세상의 골목골목을 걸으며 감상에 젖기도 할테지만 발 가는 대로 거닐고 싶고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고 싶다.   

여행으로 인해 완성된 책이지만 여행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다. 여행하면서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을 시로 표현하고 있다. 자신과의 다짐도 있고, 학창시절의 기억도 있다. 소소한 것들에 대한 소중함도 있고, 반성도 있고, 앞으로의 희망도 있다.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것 같기도 한 글도 있다. 사진과 그림의 색감이, 여행 중에 끄적였을 그의 글들이 포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저자의 일본어를 영어로도 번역해 놓아서 함께 읽어보면 색다른 느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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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을 뒤흔든 발표의 달인 - 초등학교 발표력이 평생을 좌우한다
장진주 지음, 송진욱 그림 / 국일아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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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내성적이었던 나는 발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국어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 발표할 사람으로 손도 들지 않고 고개 숙이고 있던 나를 지목하셨다. 교과서에 쓴 내용을 그대로 읽었더니 잘했다며 칭찬해주시는데 큰일을 해낸 듯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중학교 입학하고서도 발표는 여전히 어려운 일이었다. 도덕 시간에 날짜에 맞춰 번호대로 교과서 읽기를 시켰는데 도덕 수업이 있는 날 내 번호가 걸리는 걸 확인하고는 일주일 전부터 걱정을 했다. 일어서는 것도 아니고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는데도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 목소리와 손이 떨렸다. 고등학교에서는 수준별 보충수업을 했는데 영어 시간에 선생님께서 지목한 몇 명의 학생들이 돌아가며 일일 교사를 했다. 멋지게 수업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래 전 일이지만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긴장이 된다. 한번은 문학 시간에 공개 수업을 했었다. 선생님과 친해서 수업 시작 전에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인사드렸는데 수업 중 교과서 읽기를 시키시는 것이다. 정말 이상한 것이 짧게 몇 문장 읽는 것은 괜찮은데 한 단락이 넘어가면 심하게 떨게 된다. 아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라도 인원이 많아지고 토론식의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서라면 본래의 내 모습은 어디론가 가버린다. 이런 연유로 '교실을 뒤흔든 발표의 달인'을 선택했다.

표지에 작은 글씨로 쓰여진 '초등학교 발표력이 평생을 좌우한다'라는 말이 왠지 가슴 아프다. 이 책을 초등학교 때 읽었더라면 학창시절의 나는 반 친구들 앞에, 대중 앞에 떳떳하게 서서 당당하게 발표하는 모습을 보였을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이야기하듯 글을 써내려간 장진주 아나운서가 고맙다. 깔끔하게 정리된 차례와 지루하지 않은 일러스트, 무엇보다도 카네기 아저씨의 한마디나 장진주 아나운서의 조언은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어른이 된 입장에서 책을 보아서 그런지 일러스트가 조금은 시시하기도 했지만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이 책을 읽었다면 일러스트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다. 내용도 이해하기 쉽고 어느 정도 자신감도 가질 수 있겠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카네기나 앨비스 프레슬리, 찰리 채플린, 링컨 등 유명 인사들의 실례(實例)를 들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어른들도 두려워 한다는 것을 알려 주면서 처음부터 말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말을 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좋은 실력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주변에 남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겁내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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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기 2 - 그림쟁이 홍시야의 알록달록 싱글 스타일
홍시야 지음 / 브이북(바이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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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은 여러 번 했지만 선뜻 집을 나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아마도 결혼할 때가지는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을까. 지금처럼 구속된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말이다. '혼자살기'라는 제목에 눈이 갔다. 어떤 책일까. 이름이 예쁜 저자 '홍시야'에 대해 검색해보니 많은 그림 작업을 했고 프로젝트 기획도 했으며 여러 전시회도 열었다. 경력이 화려하다. 앳된 얼굴의 그녀가 곧 서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책이 아기자기하다. 그녀만의 일러스트가 참 예쁘다. 감각있는 표지디자인도 책 안의 사진도 하나하나 정성 들여 그렸을 그림도 마음에 든다. 사실 그녀의 그림을 처음 보면서 아이가 낙서한 것 같기도 하고 이건 무얼 그린건지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 그녀의 그림에 폭 빠져 있었다. 왜 이렇게 빨리 끝난거야. 그녀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었고 그녀의 그림을 더 보고 싶었다.  

새 단락으로 넘어갈 때마다 다이어리 속지나 편지지의 디자인으로 쓰면 예쁠 듯한 불규칙적인 패턴의 반복이 돋보이는 그림이 나온다. 작업실에 앉아 자그마한 그림을 하나하나 그리고 색칠해나갔을 그녀를 생각하니 더욱 집중하여 보게 된다. 혼자살기 4년차인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혼자살기 지침 열 두 가지를 읽으면서 마치 친한 언니가 동생에게 말해주는 듯했다. 

01_마음껏 울 수도 있고,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행동할 수 있는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자! 08_혼자 하는 여행을 적극 추천! 09_가끔은 무계획으로 떠나는 여행을! 10_나만의 세계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필요하다. 11_반드시 나만의 취미가 필요하다.12_말도 안 되는 꿈일지라도 '꿈'을 가져보자. 

세상을 바라
보는 남다른 시각, 독특하고 유쾌한 그녀만의 싱글 라이프를 엿보는 동안 정말 즐거웠다. 딱 그녀만의 책인 것 같다. 그녀의 일상이 담겨 있고, 그녀의 작품이 담겨 있고, 그녀의 추억이 담겨 있고, 그녀의 애정이 담겨 있다. 나도 언젠가 나만의 책을 만들고 싶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어떤 책인가 훑어만 보고 자야지 했는데 책을 펼치고서 끝까지 읽어버렸다.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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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책 - 일러스트레이터 한울의 느낌 있는 책 읽기
김지혁 지음 / 이미지박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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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연재 종료되었지만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인기있었던 칼럼 '한울의 그림으로 읽는 책'을 좋아했다. 연재 시작할 때부터 알았던 건 아니지만 어느날 클릭해 본 칼럼의 일러스트가 너무 예뻤다. 나도 한때 컴퓨터 디자인 학원을 다니며 일러스트를 재미있게 배웠다. 그래서 더욱 관심있게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본인이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이나 책을 읽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한울님의 작품이 언제쯤 올라올까 수시로 확인해보곤 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은 미니홈피에 스크랩하곤 했는데, 연재를 종료한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아쉬워했는지 모른다.  

그런 내게 희소식이 있었으니 '그림으로 읽는 책'이 출판된 것이다. 아쉬움에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표지디자인은 다른 분이 했지만 역시 책과 잘 어울린다. 내가 바라는 모습이다. 책장의 공간이 모자라 바닥에까지 쌓여있는 책들을 보니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며 후련하다. 하루 중 열두 시간을 책만 읽으며 지낸다면 정말 행복할텐데.

가벼운 책이지만 긴 내용은 아니지만 책에 실린 일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값진 책이다. 그가 읽은 책 중에 내가 읽은 책도 있고, 제목이나 작가 이름은 들어봤지만 읽어보지 않은 책도 있다. 읽은지 오래 되어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들도 많았다. 제대로 읽은 적 없이 어릴 적에 한번 훑어본 정도였던『나의 라임오렌지나무』와『어린 왕자』, 읽을 때는 책에 빠져서 읽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는『상실의 시대』와『해변의 카프카』, 영화 '마들렌'에서 여주인공이 읽었던『달의 궁전』등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 

책으로도 영화로도 보았던『냉정과 열정 사이』,『향수』,『우리들의 행복한 시간』,『GO』,『레미제라블』은 무엇으로 보아도 좋았다. 책이든 영화든 한 가지를 보면 으레 다른 한 가지는 별로인 경우가 있는데 말이다. 왠지 한울님의 그림과 이야기가 내 정서에 맞는 듯하다.  

side story에서는 한울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들려 준다. 나 역시 내가 즐겨 듣는 음악과 좋아하는 책들에 둘러싸여 커피 한 잔 마시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사할 때마다 몇 년 동안 읽지 않은 책을 버릴까 고민하다가도 결국 한 권도 골라내지 못하고 챙겨간다. 

책을 덮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펼쳤다. 차례를 살펴보며 읽지 않은 책과 다시 읽어야 할 책을 정리했고, 책장을 넘기며 이야기 안에서 한울님이 언급한 도서의 제목을 정리했다. 두껍지도 않은 책 한 권이 오랜 시간 읽어나갈 책 여러 권을 소개해주었다. 신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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