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와서 미안해, 라오스
정의한 지음 / 책만드는집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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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아들과 둘이서 여행하는 오소희 작가의 책 제목은『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였다. 덜 알려졌고 관광객도 많지 않아 덜 훼손된 곳이라서 '여행자들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라오스에 가면 아름다운 풍경과 순박한 사람들이 맞아줄 것 같다. 꾸밈 없는 모습에 더욱 정이 가는, 거짓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살 것 같은 나라다.

 

'늦게 와서 미안'하다는 제목도, 노란 표지의 창밖으로 내다보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한 꼬마 아이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뉴욕, 치앙마이, 오클랜드, 멕시코, 페루가 좋아서 무작정 살아보았고 길 위에 혼자 남았을 때 무언가를 알아가는 본인의 모습이 다행이라며 비어 있는 길에게 고맙다는 그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라오스에 가기 전에 큰 그림으로써의 동선과 해당 지역의 숙소 점검 정도의 준비만 했다는 말에 더욱 호감이 갔다. 전체 루트만 짜고 배낭 하나 메고 발길 가는 대로 떠나는 여행, 요즘 그런 여행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라오스 각 지역의 이름은 발음이 재미있다. 참빠삭, 빡쎄, 싼야부리, 므앙씽 등 익숙하지 않은 단어라서 책을 읽는 동안 지명이 나올 때마다 목차 다음에 나오는 라오스 지도를 보며 어디에 위치했는지 확인해보고 소리내어 읽어 보았다. 라오스는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만남을 좋아하고,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지도를 한 장 가지고 여기저기 둘러보았지만 특별한 것은 없다.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난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좋다. 힘을 빼고 다니는 여행. 그냥 슬쩍 둘러보면 그만인 것들. 길모퉁이에서는 아이가 까닭 없이 울고 길을 건너도 차들이 오고 있다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곳. (290p)

 

빡세의 왓루앙 사원, 참빠삭에 있는 라오스 최대의 크메르 유적인 왓푸('산에 있는 절'이라는 뜻), 라오스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핵심 중 하나인 씨엥쿠앙('바다 파크'라고도 하는 조각공원)에도 들러 보겠지만, 길거리에서 파는 카놈쯤(찹쌀빵)과 깔라 빠오라(만두), 라오스의 항아리 전골 요리 '머쯧'을 맛보는 일이 더 신날 것 같다. 매일 새벽에 행해진다는 주황색 가사를 입은 스님들의 '탁밧' 행렬도 놓치고 싶지 않다.

 

       여행을 애써 익사이팅하게 다니지 않은 것도 이유이겠으나 사실 에피소드나 해프닝이 약한 여행지가 라오스다. 하지만 어쩌면 이 점이 라오스를 설명하기에 더 충실할 수도 있겠다. 한 나라를 여행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 나라에 어울리는 여행자가 되는 것. 이 점을 명확하게 짚어주지 않는다면 여행은 어디서든 힘들게 마련이다. (187p)

 

       탐롯콩로로의 항해는 정말 라오스 여행의 의미를 격상시켜줄 수 있는 최고의 단일 여행이다. 탐롯콩로 하나를 접하기 위해서라도 라오스 여행을 충분히 가치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105p)

 

특별한 단상은 없을지라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라오스 여행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느 곳을 여행하기 전에 열심히 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짤 때의 설레임과 여행을 다녀와서 추억을 정리할 때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라오스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라오스에 다녀온 사람들은 익숙한 지명과 라오스의 사진들을 접하며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다. 하지만 라오스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조금 재미없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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