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담 빠담 빠담 -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것들
우종완 지음 / 바다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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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에서만 보았던 그, 우종완처럼 책 한 권이 야무지다. 사실 여행책『빠담 빠담, 파리』를 떠오르게 하는 제목 때문에 처음에는 선뜻 눈길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것들'이라는 소제목을 보게 되었다. 예전에 읽은 한비야의『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서 '피가 끓고 가슴이 뛰게 하는 일을 하라'는 저자의 말을 자주 되뇌어 보는 요즘이다. 한창 취업 준비를 하면서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심사숙고하는 중이다.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것들은 책과 여행과 봉사(奉仕)다. 우종완, 그를 가슴 뛰게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8남매 중 막내여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지만, 집안 사정상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면서 그는 상상놀이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기차여행을 했다. 앞으로도 가끔 어딘가로 훌쩍 떠날 것이라는 그의 말에 쓸쓸함보다는 담담함이 느껴진다. 그의 뮤즈이자 스타일 아이콘인 큰누나, 패셔니스타 어머니, 엽서로써 동생에게 사랑을 전하는 작은누나 등 소중한 가족이 있어 그는 행복해 보인다.

 

     스물 한 살 되던 해의 두근거리던 첫 사업, 파리에서의 7년, 대한민국 톱스타들과 함께한 작업, 케이블 TV의 패션 프로그램 그리고 <무한도전>. 그가 머릿속 생각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일들에 대해 들려준다.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 소중한 인연들을 소개할 때는 부러우면서도 나 역시 내 곁의 고맙고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다. 남자 혼자 사는 집이건만 그의 집은 무척 깔끔하다. 인테리어를 할 때 가족이 없어도 안락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을 가장 중요시 한다는 그, '화이트 & 내추럴'로 집을 꾸몄다. 패션에 대한 조언 뿐 아니라 홍콩의 맛집, 동경의 쇼핑 플레이스, 방콕의 호텔 & 스파, 파리의 서점과 거리 등 그가 여행했던 곳도 소개한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지만, 책을 읽고 나서 더욱 호감이 간다. 자신을 배부르게 하고, 인생의 무게를 값지게 하는 순간들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그가 멋져 보인다. 가족, 친구, 패션, 여행이 그가 걸어 온 길들의 이유이고 지금 이 순간이 존재하게 해주는 것이라며, 독자들에게 '가슴 뛰게 하는 것들은 무엇이냐?"고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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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의 심리학 - 잘못된 기대로 힘들어하는 12가지 이유
선안남 지음 / 소울메이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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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대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를 알아보는 문항에 답을 하여 결과를 합산했더니 딱 10점이다. 10점 이하는 기대에 대해 매우 균형적인 관점이 있는 편이란다. 지금이 아니라 고등학교 다닐 때였다면, 기대에 대해 많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느끼는 편이라고 나왔을 것이다.

저자는 꽤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대하는 대로 이루어지리라 맹신하는 '피그말리온 효과', 모든 기대를 다 들어주려고 하는 '아틀라스 증후군'이나 모든 기대를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피터팬 증후군', 기대 때문에 억지로 뭔가를 하는 '보상의 숨겨진 대가', 기대하면 부담을 느껴 실수하는 '사회적 억제', 기대에 맞추려고 주변의 눈치를 보는 '동조성' 등 들어 보았던 내용도 있고, 처음 접하는 내용도 있었다. 집단의 기대를 지나치게 동일시하는 '동일시 효과'에서 설명한 '생태학적체계'처럼 생소한 어휘들도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의 사례들에 많은 공감을 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학생들이 기대를 받을수록 더 큰 실력 향상을 보인다는 점을 밝혔다.(39p) 나는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글씨를 또박또박 잘 쓴다고 선생님들께 칭찬받았다. 어쩌면 그때부터 예쁘게 글씨 쓰는 습관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시골 학교로 전학을 갔다. 5, 6학년은 세 반뿐이고, 한 반의 학생수도 적었다. 서울에서 전학왔다는 이유가 컸을 것 같은데, 6학년 때 반장이 되었다.  6학년의 공부 잘하던 아이들이 거의 도시로 전학을 가던 시절이어서 조금만 열심히 해도 성적이 상위권에 들었다. 담임 선생님이나 반 친구들의 기대도 더해져서 내 성적은 점점 올랐는지도 모르겠다.

내 아버지는 장남이고, 나는 삼남매 중 장녀다. 어릴 때부터 가족, 친척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아왔다. 고등학교 입학하자마자 주요 세 과목만 시험을 보았는데 전교 3등 안에 들었다. 하지만 모의고사 점수와 석차가 떨어질 때마다 들었던 담임 선생님과 부모님의 꾸중은 정말 스트레스였다. 2학년 때는 수험생이 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는지 소화불량에 체력이 저하되었다. 3학년 때 수시 전형에서 수도권 4년제 대학에 합격했다. 다행히도 영어, 수학 내신 성적과 논술, 면접으로 점수를 매겼다. 모의고사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난 이 대학 합격이 매우 기뻤다. 나중에 대학생이 된 내게, 어릴 때부터 책도 많이 읽고 그래서 (소위 말하는) 명문대 갈 줄 알았다고 할머니께서 말씀하시더라. 올해 여든다섯이신 할머니께서는 지금도 내게 임용고시 준비해서 교사가 되라고 하신다.

자신을 향한 다른 사람들의 기대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여러 가지 다양한 기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여 마음을 정하는 것은 힘들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기만 하고, 타인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은 회피한다. 몸은 다 자란 어른이지만 마음은 아직 덜 자란 어른아이다. 성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지려 하지 않는 이들의 이름은 바로 '피터팬'이다. (72p) 부끄럽지만 나도 대학교 졸업 때까지 용돈을 받았다. 부모님은 4년간 등록금에 보름간의 배낭여행 경비까지 보태 주셨다. 직장을 다니면서 용돈은 일체 받지 않았지만, 서른을 앞두고 있는 지금까지도 독립을 하지 않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독립성, 결단력, 실행력이 부족한 '피터팬'들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부모의 양육 방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성적이던 성격이 중학교 이후로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과는 별개였는지 고등학교 때까지도 발표가 두려웠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날짜에 맞춰 번호를 지목하여 교과서 지문 읽기를 시키기라도 하면 두 손에는 땀이 나고 목소리는 떨려 왔다. 사실 대학교에서도 수많은 청중 앞에서 발표하는 건 상상도 못해서 같은 조 다른 친구에게 떠넘기곤 했다. 사람들 앞에 서면 혼자서는 완벽하게 해내던 일을 그르치고 마는 것을 '사회적 억제'라고 부른다. (115p) 잘하려는 부담 때문에 그렇게 긴장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동안 읽은 심리학 책이 몇 권 되지 않지만 <기대의 심리학>이 가장 재미있다. 저자는 기대를 돌아보는 데에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심리적 개념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12장까지 꽤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지루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마치 내 이야기인 듯한 익숙한 이야기들을 예로 들어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읽은 것 같다. 마지막에 참고문헌과 더 읽어보면 좋을 책을 소개하고 있어서 함께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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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별 일본어 다독 라이브러리 Part 1 Level 3 - 전5권 수준별 일본어 다독 라이브러리 1
시사일본어사 편집부 지음, NPO법인 일본어다독연구회 감수 / 시사일본어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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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일본어능력시험 2급에 합격했다. ‘문자·어휘’와 ‘문법’ 점수는 높았는데, ‘청해’와 ‘독해’에서 점수가 많이 깎였다. 듣기와 읽기를 잘해야 말하기, 쓰기(작문)까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시사일본어사의 수준별 일본어 다독 라이브러리를 알게 되었다. CD도 있어서 읽기와 듣기를 함께 공부하기에 좋을 것 같았다. Level 1, 2는 초급, Level 3은 초중급, Level 4는 중급 수준으로 각 단계에 사용되는 어휘와 글자 수가 나와 있어서 자신에게 맞는 Level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나는 Level 3, 4 중에 고민을 하다가 일본어 공부를 하지 않은지 벌써 4년이 넘은 터라 Level 3을 골랐다. 그런데 책 맨 뒷장에 나온 각 단계의 주요 문법 항목을 보고 Level 4를 골라도 될 뻔했다는 생각을 했다.

일본어 다독 라이브러리 Level 3 Part.1은 30페이지의 얇은 책 다섯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코이즈미 야쿠모의 무서운 이야기 ‘오소리’와 ‘유령폭포’, 미야자와켄지의 명작 ‘주문이 많은 요리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 ‘かぐや姫’, 일본 지폐에 그려져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소설 ‘거미줄’과 ‘코’ 등 창작동화, 명작동화, 옛날이야기, 전기, 소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책 한 권에 두 가지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 두 권은 시간을 재며 읽어보았는데, 짧은 이야기는 7분, 조금 긴 이야기는 12~15분 정도 걸렸다. 처음 세 권은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무서운 이야기와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재미있었고, ‘かぐや姫’는 우리나라의 어느 이야기와 비슷한 듯했다. 네 번째 읽은 ‘지폐에 그려진 인물 이야기’는 동화나 소설이 아니라서 조금 어렵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본 발전에 큰 기여를 했고, 일본에서 유명한 세 위인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은 ‘라쇼몽’만 읽었는데, 이번에 단편소설 두 편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미야자와켄지의 ‘주문이 많은 요리점’이 좋았다. 지금까지 읽어본 적 없는 색다른 이야기여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무서운 이야기를 쓴 코이즈미 야쿠모는 아일랜드 사람이고 그리스에서 태어난 작가인데, 40세에 일본에 왔다가 일본이 매우 마음에 들어 일본에 살기로 한다. 작가가 그리스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떠오른 것이 있다. 대학교 4학년 때, 일본어 회화 수업을 들었는데 일본인 교수님께 그리스 여행 계획을 말씀드렸다. 그런데 'Greece'를 못 알아들으시는 것이다. 나중에 그리스 여행 중에 각 나라 언어로 된 여행책자를 발견하고 알았다. 그리스는 일본어로 '' 혹은 'ギリシア' 라는 것을.  

처음에는 소리내어 읽었다. 두 번째는 모르는 단어에 표시하며 읽고 사전을 찾아본 후, 세 번째는 CD를 들으며 눈으로 따라 읽을 계획이다. 한 편의 이야기가 너무 길지 않아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Level 3을 완벽하게 공부한 뒤, Level 4도 읽어보고 싶다. 독해 시험을 볼 때, 긴 지문을 읽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읽기도 전에 눈앞이 캄캄해지기도 했는데 이제 그런 현상이 없어지길 바란다. 국어책 읽듯이 일본어책도 술술 읽을 날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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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로 갈까? 매매로 갈까?
박찬웅 지음, 안광호 감수 / 북메이드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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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내 거주하는 가구 수에 대한 현존하는 주택수의 비율을 주택보급률이라고 한다. 주택보급률이 낮다는 것은 월세 비중이 높고 인구밀도가 높으며, 주택 노후화가 비교적 높고 지역소득 수준이 전체적으로 낮다는 것을 뜻한다. 자신 명의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의 비율을 주택 자가보유율이라고 한다. 자가보유율이 낮은 것은 공급되는 주택 가격과 실제 서민들의 소득수준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물량 부족 때문에 전세가격이 상승하는데, 앞으로 몇 년간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불안 현상의 가능성이 크며, 지금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한다.

환경 문제, 저출산과 고령화, 산업구조의 변화가 집 값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알려 준다. 도시개발을 함으로써 도시기반시설 설치 및 주거수준의 질적 재고를 통해 전반적인 삶의 질과 쾌적성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개선이 시급하다고 평가되는 낙후된 지역을 도심재생으로 정비하고, 서울시에서 디자인과 문화육성 정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도심으로의 집중화가 커질 것 같다. 

저자는 지식경제산업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인구 감소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라면 일하고 있는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생간해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나 국가적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지식경제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요즘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주거 임대업이다. 투자 목적으로 집을 매입하려고 할 때는 어느 지역의, 어느 평형대의 주택을 구입할 것인가를 먼저 고려하고, 언제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판단해야 한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세금정책이 완화되며, 재개발 허가가 완화되는 시기가 부동산을 매수하는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한다. 방어 목적으로 주택 구입시, 해당 부동산의 주요 수요층이 그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는지, 공급가격의 추세는 어떠할 지 사전조사를 해야 한다. 역발상을 하여 남들이 피하지만 사회적 변화로 인구가 모여든 곳을 잘 찾으라고 한다. 가장 급속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그 누구도 공급하지 않는 저가 물건을 공격 매입하여 장기적으로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겠다.

부록에서 선진 도심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데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미국 오스틴시는 수돗물 절약형 세탁기를 이용할 경우 하수도 요금 50달러를 추가 경감해주기로 했고(2001.4), 런던교통공사는 교통 수단으로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한 달간 직장인을 대상으로 자전거 출퇴근 직장인 대회를 개최했다(2008.7). 일본 교토는 해당 카드로 지하철을 타고 같은 날 가맹 점포에서 쇼핑을 하면 당일 이용한 지하철 요금의 일부나 전액을 포인트로 환원해준다(2008.5). 일본 나고야는 자전거 출퇴근 직원 통근수당을 최고 두 배 지급하겠다고 밝혔다(2001.3). 우리나라에서도 시행한다면 좋을 제도도 많았지만, 국민들의 반발이 심할 것 같은 제도도 있었다.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에서 출퇴근 시간에 혼자 운전하는 운전자에게 교통혼잡비용을 추가로 부과하고, 출퇴근 피크 시간에 주차할 경우 5배의 추가요금 지불, 도심 지역으로 진입시 혼잡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다(2007.12).

200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이지만 평소에 자주 접하는 내용이 아니라서 한번에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두 번 읽고나서야 저자가 전하는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참고사항'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덮고 통계청과 국토해양부 등 몇 군데 사이트를 즐겨찾기에 추가했다. 항상 생각만 하고 실천에 옮기지 못했던 경제 신문 보기도 시작해야겠다. 세 달만 꾸준히 본다면 경제흐름을 파악하는 기본 지식의 수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을 지날 때마다 전세와 매매가격의 변동추이를 체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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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 백년의 고독, 천년의 사랑
이사강.김태환.유쥬쥬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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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참 고급스럽다.
영화감독, 사진가, 아티스트 세 명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도를 이야기한다.

영화감독 이사강 :

그녀는 오래전부터 인도를 동경했고, 인도 여행을 꿈꾸었다. 최근에는 요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녀가 인도에서 가장 먼저 배운 것이 ‘비움’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인도를 최신과 구닥다리가 불균질하게 섞여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고 그 혼란 속에서 헤맸지만, 자신을 던져버리고서 즐거워졌다고 한다. 영화감독답게 여러 작품의 영화도 언급한다.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할 때는 <러브 스토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인도에서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할 때는 <슬럼독 밀리어네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인셉션>을 곁들였다. 사고에서만큼은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인도인과 촬영을 하고, 늘 시간에 쫓겨 사는 것이 익숙했지만 장시간 기차 여행을 하며 느림의 미학을 배웠다.

사진가 김태환 :

어느 나라에 가든 오토바이 타고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그는 인도에서 인도인의 행복을 카메라에 담았다. 과거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던 그는 인도 여행을 하며 현재의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가기로 마음먹는다. 위대한 건축물보다 재래시장이나 골목길에서 깊은 감흥을 받는다는 그의 글은 읽기가 쉬웠고, 인도의 순수한 사람들, 여행, 폴라로이드가 영감을 준다는 그의 사진은 화려하지 않지만 깊이가 느껴진다. 그는 사소한 것에도 감탄하고 잘 웃고 잘 표현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도인들에게 꾸밈없는 미소에서 행복이 시작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절망감과 공포 속에서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티베트인들의 순수한 마음을 보며 평화로운 마음으로 세상 보는 법을 배웠다. 

설치미술가 유쥬쥬 :

2005년 겨울, 인도에 다녀온 후로 늘 ‘인도에 다시 가야지’라고 생각했다는 그녀가 찍은 사진들은 색감이 좋다. 알록달록 예쁘기도 하고, 사진 한 장에 서너 가지의 색깔 뿐이더라도 느낌이 좋다. 그녀는 형형색색의 물건이 넘쳐나는 시장을 좋아하고, 원색적이고 유아적이고 유치한 자신의 취향을 사랑한다. 종종 할머니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고, 도로 위를 지나가는 차의 운전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인도에는 무수히 많은 하찮은 아름다움이 존재하고, 인도인들은 모두가 아티스트라고 하는 그녀는 사소한 것도 감탄의 시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인도인, 태생적으로 호기심을 갖추고 태어난 인도인이 부럽다고 한다.

세 권의 책을 읽은 것 같다. 함께 여행한 세 사람의 각기 다른 이야기다. 인도에 대한 여행 설명서도 아니고, 인도에 관하여 자세히 알려주는 것도 아니지만 인도인을 알고, 인도를 느끼기에 충분한 것 같다. 나도 인도에서 소박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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