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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고의 숲
로버트 홀드스톡 지음, 김상훈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작가인 로버트 폴 홀드스톡은 1948년 잉글랜드 남동부의 캔트 주에서 태어나, 무성한 숲과 히스의 황야에서 뛰어놀며 다감한 어린시적을 보냈다고 한다. - 이러한 어린시절의 추억이 작가에게 숲에 대한 영감 불어넣어 '미사고의 숲'이라는 판타지적 세계를 탄생시킬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Earthwind'등의 SF 소설로 중견 작가로서의 위치를 굳혔다는 로버트 홀드스톡의 이력을 읽고서야 왜 이소설이 판타지와 SF의 중간선상을 넘나들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또한 이 책으로 '영국 SF협회상'과 '세계환상 문학상 대상'을 받았다고 하니 이 책은 두가지의 요소를 다 소화하고 있거나 아님 적어도 둘다를 지향하고 있다고 봐야겠다.
'미사고의 숲'에서 미사고는 '신화myth'와 '심상imago' 을 결합한 단어로 신화속의 것들이 구체적인 심상이 되어 나타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헉슬리 집안의 세남자(아버지와 두아들)에게 나타난 '미사고' 는 빨강 머리를 가진 아리따운 켈트족의 여인으로 <대지의 여신>으로 대표되는 신화적 존재임과 동시에 시원의 욕망을 부추기는 라이호프 숲의 대표적인 미사고 이다. 이러한 미사고의 출현은 이들의 무의식이 불러낸, 인간과는 다른 영혼에 가까운 존재이지만, 이 라이호프 숲에서는 그들을(미사고) 얽매여 놓기도 하고 생명을 불어 넣기도 하는 강한 기운이 존재하는것이다.
2차대전 이후의 영국이라는 배경자체가 갖는 '고전' 적 요소를 지니고 있고 또다른 장치로서의 숲이라는 공간을 통해 시간을 초월한(이것이 바로 SF적인 요소) 신화적 인물들은 집단의 무의식으로 만들어낸 ...위기의 상황에 그 진면목을 발휘했던 로빈후드와 같은 영웅의 모습으로 출현할수도 있고 신이있기 이전의 신의 모습을 대변하는 멧돼지 인간으로 나타나기도 하면서 고전속의 고전을 그려내고 있다.
아버지의 미사고였던 켈트족의 여인 귀네스를 형인 크리스찬이 사랑하게 되고 또 그동생 스티브로 로 이어지는 한여인에 대한 즉 한명의 미사고의 대한 그들의 집착과 사랑이 그들을 숲으로 끌어들이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신화속 인물들은 이들의 모험의 가중시키거나, 또는 숲 중심부로 이끄는 길잡이 역활을 하기도 한다.- 그 숲을 둘러서 간다면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어떤 미지의 힘으로 숲의 내부 즉 중심부로 도달하는것은 무척힘이든다...거의 불가능에 가까울만큼(숲의 중심부에서 침입자들을 숲의 외부로 밀어내는힘이 작용한다.)
작가는 라이호프 숲으로 대표되는 원초의 숲에서 인간의 무의식이 불러낸 미사고와 숲이라는 자연의 대표적 산물을 통해 -문명과는 반대적인 요소 - 문명을 이끄는 것은 사람이지만, 자연을 통제하는 것은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것일까?
무서운 얼굴과 자비로운 얼굴의 양면성을 가진 존재로서의 숲 즉 자연은 우리에게 은신처를 제공해줌과 동시에 재앙을 내릴수도 있다는 경고를 .... 자연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인간의 어리석은 판단적 착오라는 것을 일깨워 주려는듯 미사고의 숲은 비밀을 가득 담은채 실제 존재하는 숲인 동시에 미지와 환상이 만들어낸 시간을 초월한 장소로 문명으로의 접근을 막고 있는듯 하다.
라이호프 숲에 중심부에서 외부인들로 부터 숲을 지키는 우르스쿠머그라는 신화적 존재처럼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로 부터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자연이 여러가지 재해를 통해 재난을 입히는 것은 문명에 대한 경고가 아닐까라는 상념에 잠기게 된다.
뱀꼬리 : 이상은 이 책을 한번 읽고 난후의 느낌이다. 많은것을 빠뜨리고 있는듯한 허전함에... 서평을 읽으니 공허함마저 든다. 이 책도 '반지의 제왕' 처럼 두번째로 읽는 느낌은 지금과 전혀 다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어수선한 감정도 책에 대한 느낀점이 될수 있다면 잘 다듬어진 리뷰 보다 솔직한 나의 감정이 더 많이 실릴수 있기에 이 책을 다 이해하지 못한채 서둘러서 적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