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복지 대상을 가려내는 것보다 징수 대상을 포착하는 것이 훨씬 쉽다. 

 지역운동이 어렵다고 한다. 물론 예전에도 어려웠겠지만 요즘 서민들은 이곳저곳 떠돌아다닌다. 직장따라 학교따라 전세집따라 흘러흘러간다. 예전 어느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던 시절처럼 저집에 연기올라오나 보다가 쌀가마 가져다주는 식의 복지는 이제 불가능하다.


 연말이 다가오고 복지공무원들이 하는 일을 보면 엄청난 수급대상권자들의 소득 재산 자료를 살펴서 수급권여부를 판단한다. 우리 회사로도 소득자료를 삭제해주면 안되냐는 일용직분들의 안타까운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 내 맘대로라면 그 몇 십만원 정말 지워주고 싶다. 다른 한편으론 그 공무원도 안타깝다. 그거 하자고 긴세월 복지학 같은걸 공부하지는 않았을테니 말이다.


 세금을 걷어들이는 것과 복지대상을 찾는 것중 쉬운 쪽은 당연 소득포착이다. 요즘 세상에 돈을 현찰로 뽑아다 주는 경우는 거의 없을테니 당연히 기록이 남는다. 이 소득에 세금을 붙일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과연 저사람이 나라에서 도와줘야할만큼 곤궁한가'를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쉽지 않겠는가.


2. 이것은 사실 보수집단에서 말하는 작은 정부에도 더 어울린다. 

 1과 연계해서 더 쉽기 때문에 더 적은 인원으로도 가능하다. 더불어 헌법에 보장된 최소한의 생계(보육포함)에 대한 보편복지를 추구한다면 한층 더 적은 인원으로도 가능하다. 복지공무원들은 추가적 복지 요구가 있는 곳에 집중할 수 있고, 이는 복지서비스에 대한 만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3. 보편 복지로 가는 것만이 나쁜 일자리 문제, 대학서열화 문제 등에 대한 답이다.

 미생이라는 드라마에 '회사는 전쟁터다. 그러나 회사밖은 지옥이다'라는 문구를 봤다. 회사에서 밀려나는 순간 다음이라는 것이 없기때문에, 멀쩡한 직장에 정규직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삶이 지옥으로 변하기 때문에 회사에, 학교에 우리는 온힘으로 매달린다. 다음은 없다.


 서울대를 없앤다고 교육정상화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당연하게 정규직의 해고를 쉽게 한다고 비정규직 처우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나쁜 일자리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쁜 일자리에 사람들이 취직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기본소득과 보편복지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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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과 생협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쓰고 싶다.

이 땅에서 나는대로 먹어줘야 농업이 산다는 주제로. 

현재의 서민증세 부자감세에 덧붙여 이야기할 지점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일하러 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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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8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4-12-08 18:51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탈세가 세테크가 되는 세상에 저희는 살고 있지요. 한걸음 더 나아가서 불법을 해도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세상이지요. (아니 오히려 동경하나요?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것을 보면) 돈이 없으면 어떤 사회적 안정망도 없이 절벽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런 의식이 강화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더 기본적인 삶은 어떠한 경우에도 유지되게 하는 것, 두번째 기회가 가능한 사회로 가는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가면무도회 2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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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지를 그린다. 내 마음속에 있는 늪도 잠시 꺼내보다 `염치`라는 끈으로 꽁꽁 동여매 가라앉힌다. 요코미조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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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가 정의와 무관하다는 걸 발견하게 될 때마다 씁쓸하다. 아이가 자기를 덜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에 들려고 더 노력한다거나 어릴 때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이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반대였으면 얼마나 좋을까.(중략) 그런데 불행히도 인간사는 정의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기독교나 불교 같은 종교들은 정의의 실현을 사후 또는 내세로 미룬 게 아닐까 -78쪽

비록 우리가 나약한 어린아이로부터 비롯되었다 해도, 부모가 우리에게 부과한 그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희망을 나는 거기에서 보았다. -83쪽 영화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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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나도 동진님 흉내 한번 내본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유난히 소설가들의 에세이를 많이 샀다. 좋아하는 작가들이라 일단 사기는 했는데 역시나 에세이를 딱히 즐겨읽지는 않아서 사놓고 보면서 좋아만 하고 있다.


 약간 '나는 포가 좋아요'처럼 너무 당연한 소리라 좋다고 말하기 망설여지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도 중고책에 뜬 것을 보고 구입했다. 그가 썼다면 뭐든지 읽을 만할 것이다. 


  필립 클로델의 무슈린의 아기와 브로덱의 보고서 두 작품을 너무나 인상적이게 보았다. 생각해보면 그의 책은 내게 언제나 그 해 최고의 소설이었다. 여리고 감각적인 감성의 소유자임이 틀림없어보인다. 그런 사람이 쓴 에세이라면 삶의 향기를 머금고 있을 것이다. 기대된다. 


조이스 캐롤 오츠의 새로나온 악몽을 사지 않고 에세이를 선택했다. 그녀의 작품은 소녀수집하는 노인,멀베이니 가족, 사토장이의 딸을 읽었고, 읽는 내내 뭔가 끈적히 달라붙는 듯 하더니 쉽게 잊혀지지도 않았다. 계속 말하니까 지루하겠지만 멋진 작품들이다. 에세이를 산 이유는....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은 골든 슬럼버와 SOS원숭이를 읽어보았다. 저 두 작품은 기억 나지만 작가 이름은 기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에세이를 사게 된 것은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아마 필립 클로델, 챈들러, 오츠, 이사카 순으로 읽게 되지 싶다.


 소설은 필진을 읽으면 안 살 수 없는(내가 이름을 아는 우리나라 현존 소설가 전체같은 느낌 ^^;;) 문학동네의 겨울호, 화끈한 여주인공이 나오는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의 3편 거지왕을 골랐다. 중고책방에 반값보다 싸게 나온 로큰롤 보이즈도 건졌는데 음악과 성장이라니 드라마 칸타빌레보다는 훨 좋아보인다.


왠지 여기까지 하면 끝일듯 하지만 실용서도 또 구매해줬다.

 아침은 맨날 별다방 커피한잔으로 떼우는 인간이 이런거 보면 남들은 비웃겠지만 내게도 로망이라는게 있다. 눈으로라도... 혹시 어쩌면 어느날 할지도 모르고.






지금 독서중인 건









장바구니엔

 차브는 꽤 오랜만에 읽고 싶은 사회과학 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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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12-03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필립 클로델은 제가 아직도 사지 못하고 있는데 휘모리님이 저보다 먼저 읽으시겠네요. 이번 구매에서 뒤로 밀렸어요. 좋아하기는 필립 클로델을 더 좋아하는데, 어쩐지 이사카 고타로를 먼저 사버렸네요. 이사카 고타로는 휘모리님이 선택하신 바로 그 이유로 선택했어요. 그는, 인간에 대해 꽤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는 거요. 저도 그래서 선택했어요.

아..뭔가 주문 취소하고 한 권 빼서 필립 클로델 넣고 싶어지네요.
읽으면서 느끼는 감상, 평소처럼 올려주세요 휘모리님.
:)

무해한모리군 2014-12-04 08:4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어찌 읽으실지 저도 궁금하네요. 올해는 사놓고 읽지 않은 책도 너무 좋아서 리뷰를 쓸 수 없는 책도 많았어요. 너무 힘겨웠던 한해라 거짓 희망을 말하는 것도 근본적인 무력감을 이야기하는 것도 내키지 않아서요.

필립 클로델이 따뜻한 이야기 해줬으면 좋겠네요. 연말이니까.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모든것. 사랑, 죽음 그리고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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