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로자는 스스로가 진보정당 운동에 참여해온 장석준씨가 역자와 함께 이름을 올린 것에서 짐작 가듯이 사회주의 사상에 대해서도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막스갈로의 평전을 읽은 바 있어 이야기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주말 아침 몇 장을 읽어가다 새삼 마음이 뭉클해진다.
그녀는 목숨마저 위협받던 시기에 폴란드의 유태인이었고, 열살남짓이면 코르셋을 입어야하고, 고등교육의 기회조차 없던 시절의 여성이었으며, 선천적으로 다리를 절었다. 그녀는 대학입학과 운동을 위해 스위스로 홀로 떠난다. 그곳에서 남자들에게 귀속된 여성으로서의 상징인 머리를 스스로 자른다. 왜인지 이 장면이 커다란 위안으로 다가온다. 세상은 그녀를 실패한 혁명가로 기억할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삶도 비극으로 기억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들은 이미 위대하다. 사슬을 끊고 한걸음 내딛어, 그순간 해야할 것을 해냈다. 그녀의 삶이, 실패가 아름답다. 우리는 얼마나 시절이 좋은 편인가.
내가 사는 지역구는 예상대로 야권후보단일화가 되어 역시나 마음이 식었다. 은평갑에 박주민이 꼭 당선 되었으면 좋겠다. 그에게 비례 2번을 주지 않는 더민주가 짜증나지만 꼭 이겨 4년동안 새누리당과 박근혜 잔당에게 세월호가 가시처럼 거슬리게 그가 국회에 박혀있었으면 좋겠다.
희망이 매우 적지만 경주에 용*참사 책임자, 김석기는 꼭 떨어지면 좋겠다. (책임자를 책임자라 부르면 처벌받는다는 소문이 있다) 전라도 경상도 유권자는 공히 정신 차려라. 전라도의 새누리당 후보들은 생각보다 꽤나 괜찮다. 경상도의 새누리당 후보와는 솔직히 같은 당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 전라도의 더민주 후보, 경상도의 새누리당 후보의 다수는 국회의원은 커녕 공직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할 사람들이다. 계속 찍어주니까 저런 인간들 공천해주는 거다. 제발 정신차려라.
이정희씨가 입법에 성공하지 못한 진보적 법률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냈다. 잠시 잊었지만 그녀는 법률 전문가이기도 하다. 뉴스에서 다뤄주지 않아서 진보정당 의원들이 어디서 뭐하는지 잘 모르지만 일당 백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옛날 운동권식 구분법으로 마구 갈라치기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진보정당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90%이상 같다. 통진당 출신 홍정규씨는 더민주랑도 80% 싱크로를 보인다고 했다. 동의한다. 당들의 통합엔 반대하지만(10% 차이에 매우 귀중한 가치들이 묻어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진보의 정신 아니겠는가) 연대는 언제나 필요하다. 아무쪼록 이번 총선에서 통진당 출신 후보들도 많이 생존해오길 빈다.
머리도 나쁜데 전망 따위 집어치우고 할 수 있는 것만 생각한다. 매우 적은 희망에 대해 무한 긍정의 마음으로 이번 한주는 시작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