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결혼식 전날
결혼식 전날 사촌동생이랑 내일 남편이 될 친구와 함께 삼겹살에 소주한잔을 했었다. 긴장되기 보다 귀찮은 마음이 점점 커져서 괜히 한다고 했군 이라는 말이 목밑까지 쳐올라와서 술한잔으로 눌러주었다고나 할까. 아주 특별한 날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다락방님 평이 보통이었던 이 책은 내게도 그저그랬다. 평소 소소한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소소한 소재, 뻔한 이야기를 감칠맛나게 하는 미묘하게 다른 그 무엇은 뭘까? 심지어 똑같은 뮤지컬이나, 거의 같아보이는 드라마들조차 어떤 것은 매력적이고, 다른 것들은 지루하니까. 마리여사의 책을 예로들면 별 얘기 아니지만 슬쩍 미소짓게 되는 독특한 유머감(똑똑하다는 말이랑 유머가 있다는 말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같은 말로 들린다), 쓴이를 모르고 읽은 추천사 조차 읽다보면 '이거 김연수가?' 그냥 알게되는 문체 같은 것들, 기타등등.
많이 들어본 이야기를 많이 들어본 방식으로 풀어냈다. 그래도 읽다보면 익숙한 따뜻한 느낌이 마음을 톡톡치고 지나간다. 아주 옅고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