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오늘은 삼겹살을 조금 사서 혼자 구워 먹어봤습니다.
김치하고 같이 먹으니, 맛이 있네요.
꽃이 다 져요.
안녕.
남편
삼겹살
오늘 내가 왜 쓸쓸한가 했더니,
당신이 혼자 구운 삼겹살 때문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아내
'내 곁에 모로 누운 사람'은 김용택 시인이 아내가 아이들(민세와 민해, 아 이 이름이라니)을 따라 미국에 가 있는 동안 주고받은 편지들을 묶은 책이다. 어제 말이 나온 김에 좀 보다 이 대목에서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일상이란 하나마나 한 이야기, 별 의미 없는 행동들을 주고 받는 것인가 보다.
생각해보니 오늘이 나의 결혼 2주기다.
선물은 벌써 2주전엔가 신랑이 이태리에서 주문해준 가죽 브리프 케이스를 받았고,
나는 쓰레기 버릴때 쓰라고 바닥에 가죽이 덧되어진 일하는 장갑을 사주었다 ㅎ
이번 주는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으니,
핑계김에 그동안 너무너무 먹고 싶었던 랍스터를 주말엔 먹으러 가야겠다.
그러면 신랑은 또 '진보운운 하는 인간이 사치'를 부린다고 잔소리를 한바탕 한다음
나보다 두배를 먹겠지 --;;
그 와중에 우리집 자그마한 사람은 지들끼리 먹는다고 낑낑될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더욱 속도를 내서 식사를 마칠거야.
결혼 2주년 내 삶이 아주 시끄러워졌어. 이러다 또 아이가 다 크면 아주 조용해지겠지.
춥고 아침부터 '박근혜'를 외치는 소리를 들었더니 삼겹살이 먹고픈 아침이다.
덧글 : 어서 스마트폰으로 바꾸던지 해야지 사진을 못올리니 너무 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