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앉은 테이블 옆의 수조에 바닷가재 한 마리 있다. 안간힘을 다해 위로 기어오르는 중이다. 빳빳한 제복을 입은 웨이터가 코스비 집게라는 것을 수조 안에 집어넣어 푸른색 괴물의 가슴을 꽉 잡았다. 일행 가운데 한 명이 바닷가재를 좋아하는데 맛 대문이 아니라 의외로 정교한 행동 때문이라고 한다. 녀석들이 바다 밑을 기어갈 때 집게발을 서로 꽉 쥐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연인들이 손을 잡은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녀석들은 서로 만나면 집게발로 상대의 울퉁불퉁한 등을 쓰다듬어 나이가 어떻게 되고 어디서 자랐는지 알아낸다고 한다. 바닷가재는 일부일처제로 살아가며 수명이 오십 년 정도 된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을 먹는다니 찜찜해"
(46~47쪽)
저번에 마음산책 이벤트에 응모한 인연으로,
이 책을 읽어보라고 보내주시어 읽게 되었다.
책 크기도 아담하고 이백페이지 남짓한 분량이니 출퇴근 길이나 화장실에서 가볍게 읽기 좋을듯 싶다. 소개된 음식점들은 거창하기 보다 편안하고 소박한 곳들이 많았다.
음식점의 분위기, 자신과 그 음식점의 얽힌 이야기, 음식의 맛 등을 지극히 주관적으로 담았다.
위에 인용문을 읽다 든 생각인데 역시 사람을 동식물에 비유하는건
동식물에 대한 모욕인거 같다.
인간도 가재처럼 등한번을 쓰다듬어서 단숨에 자기짝을 찾을 수 있으면
세계평화가 찾아왔을텐데
누구나 자기짝 옆에서는 부드러워지니 말이다.
(그래서 가재가 맛난걸까?)
생각해보니 나도 나보다 나이 많은 것을 먹어본 적이 거의 없는 듯 하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가고 있으니 그럴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이 글을 읽다보니 소박한 레스토랑에서 친구들과 가재를 함께 오독오독 먹으며 수다가 떨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