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화장실엔 어떤 수납공간도 없다. 

그런데 여자들은 화장품도 좀 놔야겠고,  

생리대도 좀 놔둬야겠고, 

잡지도 좀 두고 싶고, 

치약 칫솔도 기왕이면 놔두고 싶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종이박스를 가져다 서랍장 처럼 사용중인데 

화장실 환경이 너저분하다면서 1년에 한번 환경미화한다면서 싹 다치운다. 

그리고 몇일 지나면 다시 싾인다. 

왜 물건을 그렇게 놔둘 수 밖에 없나에 대한 고민 결여. 

이런 후진 해결방법은 도처에 나타나다. 

낙태가 사회적 문제다 → 낙태 규제하자 

참으로 단순한 문제 해결 방식이다. 

왜 낙태가 성행하는가에 대한 고민없이 사태를 막기만 하려는 행태다. 

이러면 음성적 방법이 성행하기 마련이다. 

자, 법적 처자인 내가 애를 놓겠다고 치자. 

당장 회사 짤린다.  

그럼 이제 입하나 더 달린 처지에 멀정한 직장은 어림도 없고, 

잘못하면 부모형제한테도 외면받기 쉽상인데  

거기다 이래저래 미혼부에게 경제적 도움을 강제할 방법도 없고

이리되면 정말 입이 천근인 상황이 될듯하다. 

피임문제나 미혼모에 대한 해외입양문제, 어린 미혼모, 소득이 없는 미혼모에게 지원되는 5만원(? 어디다 쓰라는 돈인가..)인가 하는 웃기는 지원금 문제 등을 얘기할 수 있겠지만 머리아프다. 

어쨌거나 왜 낙태를 하는가에서 시작해야 되지 않는가. 

얘기가 길어졌는데,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1200§ion=sc2 

왜 기혼여성이 일을 그만두는가에 대한 연구란다. 

이 연구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인터뷰 대상 기혼여성들이 육아와 일의 양립이 어려워서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그들도 그 점을 힘겹다고 했지만) 승진에서의 고립, 온갖 종류의 잔업관행, 결혼이후 부서변동 등 내가 본 경우만도 수십가지에 이른다.  

애 안놓는다고 이기적이라고 훈계하려고나 들고, 껌값 같은 돈이나 던지지말고  

생각좀 하고 살자. 

우리는 거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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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혼 2010-02-02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같아서는 추천을 100만 번이라도 누르고 싶지만, 한 번밖에는 안 되는군요...

'낙태가 문제야? 그럼 낙태를 못하게 해. 취업이 문제야? 그럼 기술을 배우라고 해. 재판이 문제야? 그럼 판결을 아예 못하게 해. 경제가 문제야? 그러면 토목공사 크게 일으키고 재개발하게 해...'
이런 식의 후지고 비루하며 악랄하고 추잡하기까지 한 '문제 해결 방식'이 횡행하는 국가 안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소름끼칩니다.

그러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때가 오면 다들 '대한민국'이나 외치면서 뿌듯해하고 감동스러워하겠죠.

무해한모리군 2010-02-03 08:35   좋아요 0 | URL
어제 저 기사들을 읽고 어찌나 화가 나던지요.
참 직장여성으로서 제 일상을 펼쳐서 보여주고 싶습니다 --;;

더 문제는 문제가 해결되는 방향이 아니라 자꾸 악화되는 방향으로 돈을 퍼붓는듯해 걱정입니다.

올림픽하니 이건희가 생각나 또 짜증나는군요. 제가 이래서 티브이를 끊었다니까요 --;;

fiore 2010-02-0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모로 후져서, 그리고 그에 대한 부끄러움은 커녕 뻔뻔함만 넘쳐서, 대단한 대한민국이에요..

무해한모리군 2010-02-03 08:36   좋아요 0 | URL
살기 참 퍽퍽 합니다. 다행히도 요즘 그 애놓으라는 광고는 좀 덜나오더군요. 아 내가 티브이를 안봐서 그런가 --;;

fiore 2010-02-03 18:15   좋아요 0 | URL
미디어랑 떨어져 살다보니 그나마 스트레스는 덜받고 사나봐요 저는 --;

머큐리 2010-02-03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산 역시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에도... 쩝...
대안 없는 대책들은 비웃음만 날리게 할 뿐

무해한모리군 2010-02-04 08:12   좋아요 0 | URL
출산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삶도 그렇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없는 세상이니까요..

나무처럼 2010-02-03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 100만번.. 한국사회가 정말 후져가고 있어요

무해한모리군 2010-02-04 08:11   좋아요 0 | URL
막 어디서 본 듯한 일들이 벌어지는듯 해요.
김용철변호사 책 일간지 광고가 어려워진다거나 하는 것도 그렇고.
그 작은 돌맹이 하나 보고 넘기지 않게 저들은 탄탄히 준비하는데
우리는 설렁설렁.

백합은소녀의로망 2010-02-11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우.. =-= 도대체.. 정말 다들 겪어봐야 뼈져리게 아는걸까요;; 우우;;

무해한모리군 2010-02-11 18:24   좋아요 0 | URL
사실 낙태도 가정이 있는 분들이 훨씬 더 많이 한다고 해요.
자녀 하나가 보통 부담입니까..
참 안타깝습니다.
공감능력이 있는 인간이면 정치를 못할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