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연은 라디오헤드의 곡에 맞춘 로미오와 줄리엣을 주제로 한 현대무용이었다.
예상한대로 만석이었는데, 라디오헤드팬, 무용팬, 연극팬까지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공연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일단 이 공연은 난해하다는 현대무용의 단점을 누구나 아는 고전 레퍼토리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지고 오면서 단숨에 극복하고, 영상과 대중음악의 적절한 사용으로 발레나 무용의 전통적인 신체 언어 조차 전혀 알 필요가 없었다.
라디오헤드의 최근 곡들, 전자 음향에 절묘하게 맞춘 무용수들의 춤은 전통적인 발레동작에 기반을 두면서도 모든 관절들이 전방위로 움직이는 듯 하다. 특히 앙상블과 독무는 한호흡까지 음을 따라 물흐르듯 움직인다. 간결하고 세련된 움직임이다.
우선 두가지 점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무대의 분할
아무 장식도 없는 무대를 다섯명의 검은 슈트 차림의 남자들이 나눈다.
간결한 동선, 군더더기 없는 동작들
마치 일획으로 그려진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조명
이 극에서 가장 영민한 건 조명의 사용이 아닌가 싶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 사랑을 나누는 장면.
세번의 암전후 불이 밝아지면 조금씩 조금씩 로미오와 줄리엣의 간격은 줄어든다.
마지막 암전후 둘은 마주보고 조명은 둘만을 비춘다.
그림자 극의 인형처럼 둘은 미세하게 움직이다 서로를 어루만진다.
임펙트가 강한 장면과 서정적인 장면에서의 조명의 사용범위와 농담의 변화도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요즘 어떤 장르에서도 즐겨 사용되는 영상. 오프닝과 임펙트가 강한 결투 장면 등에 영상을 사용한 점이 참 영리해 보였다. 여섯명의 무용수로 어떤 장식이 없는 단촐한 무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가독성을 높이고 속도감과 강렬한 임펙트를 동시에 주었다.
결론은 다시 한번 에드워드 클루그가 그린 아름다운 인간의 몸의 흐름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슬로베니아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