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엔 나도 그랬지만..
1권은 잔소리꾼 남친 앞에서 자꾸 위축되던 주인공이 실연을 당하고, 새로운 사람에게 끌리는 이야기를 담았다.
2권에 25살 그녀는 자신외에 다른 것이 되고 싶다. 나도 그랬다. 나는 연애를 하면 그사람의 장점을 내속에 빨아들였다. 이건 한편으론 좋고, 한편으론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내가 어디로 가버리는듯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딱히 두려울 것도 없는 것이 이별을 하고나면 그의 것들은 약간의 자취만 남기고 사라지고, 본질적으로 예전의 나로 돌아와 있다. 인간은 쉬이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연애란 나라는 인간이 어떤 사람인지 전면적으로 알 수 있는 과정이다.
이뤄둔 것도 아무것도 없이 나이는 먹어가는데, 아직도 혼자라는 것, 그 두려움은 아무것이나 덜컥 삼키고 싶게 한다. 덜컥 삼킨 삶도 때로 달콤하고 평온하다. 단지 내가 원했던 삶이 아니라는 것만 빼면 말이다.
여주인공의 두근두근 짝사랑 쟁취기는 그저그랬지만, 신분을 속인채 살아가는 그남자의 그녀의 뒷이야기는 궁금해진다.
이웃님의 서재에서 만난 쇼스타코비치의 앨범을 보고 문득 그의 재즈앨범을 뽑아 들었다. 영화와 CF의 삽입곡으로 많이 사용되었는데, 왜 그런지 아직은 좀 이르고 겨울이 되면 듣고 싶다. 흥겹지만 어딘가 모를 슬픔이 느껴져서 그런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