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모처럼 고향 선후배들 모임에 나갔다.
시월에만 두명이 결혼하기 때문에 모인 자리다.
포항에 자그마한 서점 고등학생 책읽기 모임에서 교복을 입고 만난 우리는
어느새 사회인이 되었고, 가정을 일구고 산다.
그래도 내게 그들은
처음으로 철학에세이를 사준 사람이고,
내게 이별선언을 한 첫사랑을 동문회장에서 끌어내 흠찟 두들겨패준 내 편이고,
19살 생전처음 가본 망월동에서 함께 울었던 내 순수의 증언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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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차림으로 만나 이제는 늙어버린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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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의 몇 번의 만남,
그래도 가차없이 막말이 오갈 수 있는 사이..
그건 내가 모르는 너의 그 많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나는 믿는다.
니가 좋은 놈었고, 지금도 그렇다는 걸..
자주 자주 보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