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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 ㅣ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아이를 가지면 절대 직업 스포츠인이나 예능인이 되는 것은 반대하고 싶다.
내가 내 일을 그닥 사랑하지 않아서일까?
즐긴다기 보다 극한까지 자신의 한계를 체험해야 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예술이든 스포츠든 그저 즐기는 정도까지만 하고 소소한 행복을 즐기고 살았으면 싶다.
이 책의 소재는 발레다. 화려해만 보이는 무대 뒤편에 음악과 혼연일체가 되어 멋지게 몸으로 표현해 내기 위해서 매일의 연습과 끝없는 다이어트, 결혼도 연애도 사랑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내어 놓아야 하는 것.
두명의 화자가 책을 이끌고, 이어지는 죽음들에 사건은 복잡하게 엉켜든다. 이 와중에 이 무덤덤한 사내, 가가형사는 꽤나 적극적인 사랑에 빠진다. 이 이야기에도 핵심은 '범인은 왜 이런 일을 했을까'라는 질문이다. 많은 힌트들이 흩어져 있지만 그걸 하나로 꿰어내기란 쉽지 않다. 사건이 해결되었을 때,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왜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 그의 글의 장점이다.
사랑도 일도 최선을 다하나 무리하지 않는 것.
그것이 아니면 죽을 것 같은 순간이 너무나 많이 있지만, 세상은 넓고 또 그렇게 소중한 것은 금새 다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온갖 사고로 가득찬 세상에서 어른이 된다는 건 때로 가질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 그런데 왜 그게 말은 쉬운데 늘 실천하기란 어려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