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대단한 일 할 것처럼..
아니 가까이서 본 벗이 말하기를
너 죽으러 가냐? 고 할만큼
세달동안 죽어라고 뭔가를 정리하고 싸매고 했다.
하던 일들은 모두 싹 정리하고,
한동한 뜸했던 벗들도 두루 만나고 다녔다.
그런데,
정작 여행 가서는
서울에서랑 별 다를 바 없이,
장구치고, 춤추고, 책 읽고,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산책하고 그랬다.
그래도
죽을 것처럼의 영향이었는지,
위험하다는 곳 이러저리 그냥 걸어다녀도
사람들의 공짜 친절만 잔뜩 받아먹고 왔다.
이제 길의 끄트머리에서
모처럼 쾌적한 호텔에서 도닥도닥 컴퓨터를 두드리자니
정말 집같다.
고향 떠나 산지 오래라 아무 거나 잘 먹고, 아무데서나 잘자는 덕을 톡톡히 봤다.
더 단단해 지지는 않았는데,
좀 느긋해지기는 한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