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서

밀란쿤데라의 커튼을  읽고 있다. 현재 3부 핵심에 도달하기까지 읽었다. 문학에 깊은 소양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익히 들어 아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정규교과과정의 국어만을 겨우 마친 나로서는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해 새로 배워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 

이 글의 놀라운 점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대학때 교양국어책은 무척 지루한데,(← 이런 책은 왜 만들까?) 소설과 역사, 정치, 철학의 관계는 어떠한 것인지 주요 작품들을 예로 들며 설명하는데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저자가 문학에 대한 내공이 깊은 탓인지, 주제인 소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인지, 원래 타고난 이야기꾼이라 그런지 알 수 없으나 꽤나 독서가 즐겁다.

 아쉬운 점은 이 책에 등장하는 글 중 내가 읽어본 것은 돈키호테(이것도 2년전에 겨우 완역본을 읽었다) 안나카레니나(이건 고등학교때 읽었는데 줄거리만 앙상하게 생각난다 --)와 카프카의 작품이 다다. 정직하게 나머지는 이름도 들어본 적이 -.- 내게 유럽의 문학들은 지역적 경계를 넘어서지 못했나보다. 그럼에도 소설의 커튼이 조금씩 들어올려지는 느낌이니 조금더 읽어보자.  

2. 팔레스타인 

미국의 유감표명이라.. 늘 고통받으며 그곳에 있던 팔레스타인 문제가 오늘 문득 생긴듯하다. 아주 예전에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한 대학생의 이야기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사촌동생과 뒷마당에서 놀다 좀 늦게 들어왔는데 그 사이 폭격으로 사촌동생과 가족들이 처참하게 죽어있었던 것이다. 언제나 테러에 대한 가치판단은 쉽지 않다. 게임처럼 전쟁도 울타리를 치고 '여기서만 게임을 하는거야 이 밖은 반칙이야' 뭐 이런건가? 양비론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양비론은 늘 약자들에게 폭력적이다. 일단은 유보다.  

3. 청소 

내가 도대체 이해하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는 청소와 육아와 관련된 일의 임금이 너무 적은 것이다. 청소는 늘 어렵다. 특히 창틀, 유리, 냉장고, 세탁기, 티브이는 내게 골치덩어리다. 대충살자해도 왠지 막 청소를 하고 돌아서도 지저분하다. 이런 일을 잘하는 노하우는 무척 놀라운 것인데 최저임금을 준다는 건 생각할 수록 이상하다. 여성의 보살핌 노동에 대한 저평가 때문인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물론 두 사안은 연결되어 있다. 비정규직의 다수는 여성이니..)  

4. 미네르바 

주가조작으로 수백가정을 파탄낸 인간들을 구속할때는 느리기가 거북이 저리가라더니..(거북에게 사과를 --;;) 뭔 죄인지 명확치도 않은데 일단 구속.. 이럴땐 빠르기가 번개다. 요즘 사법처리를 보노라면 죄의 경중에 대한 관념이 흐려진다. 신해철 말대로 뉴스가 18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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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1-0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흥미롭네요. ^^ 와우 저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설을 역사, 정치, 철학과 연관시켜 읽는거 쉬운 일이 아니죠. 정말 대단한 지식을 보유한 자들만이 가능한 게 아닌가 해요. 가끔 소설을 읽고도 그런 식의 리뷰를 쓰시는 분들을 보면 참 부럽죠.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인터넷에서 MB조금만 비판하는 글을 써도 쇠고랑을 차지 않을까 하네요. 정말 끔찍한 세계가 도래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_ㅠ

Mephistopheles 2009-01-09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번의 연장선상이 되어 말 그대로 인터넷 검거열풍이 불면..아마 알라딘 서재 비우는 분들 많으실 것 같습니다. 아..난 수인복도 맞는게 없을텐데...끌끌..

바람돌이 2009-01-10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러에 대한 판단은 정말 쉽지 않죠? 하지만 그럼에도 그이들의 맘이 이해되는건 지금의 저 무차별 폭격에 도대에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뭐가 있는거냐 하는거지요. 군인도 아닌 가족의 시체앞에서 이웃의 죽음앞에서 어떤 맘이 들지... 입으로만 저 거대한 폭력을 비난하는 척하는 우리들도 어쩌면 저 폭력에 일조하는게 아닌가 싶어 마음 무거운 날들입니다.

후애(厚愛) 2009-01-10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에서 '미네르바'하길래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이제야 알았어요. 왜이리 안 좋은 소식만 있는지 너무 안타까워요. 올 바르게 살 수는 없는건지...답답하네요.

꿈꾸는섬 2009-01-10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의 리뷰를 보니 저도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