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징하다, 목련 만개한 것 바라보는 일


이 세상에 와서 여자들과 나눈 사랑이라는 것 중에

두근거리지 않은 것은 사랑이 아니었으니


두 눈이 퉁퉁 부은

애인은 울지 말아라


절반쯤만, 우리 가진 것 절반쯤만 열어놓고

우리는 여기 머무를 일이다


흐득흐득 세월은 가는 것이니

 

 

  _ 책의 첫 페이지엔 2003년 10월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있다. 그래 지금으로부터 4년전 나는 이 시집의 서두에 날짜를 각인해 놓았었다. 4년 후 지금의 난 이 시를 재차 읊조리며 떠나간 사랑을 생각한다. 그리고 내겐 더 이상 '절반의 여유'가 없음을 확인하게된다.

 2003년 10월, 그 고통의 시간에 이 시가 담겨진 페이지 귀퉁이에 나는 이렇게 적어놓았드랬다. "절반쯤만...딱 절반쯤만......" 체념된 말줄임표에 당시의 회한과 슬픔이 밀려온다. 나는 그동안, 아무래도 밑진 사랑을 한 것 같다. 온 몸, 온 맘이 상처 뿐이다. 그야말로 만신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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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서 돌아오는 길,

밤을 밝히는 불빛들이 얼마나 애처롭던지 나는 그만 울어버렸다.

지난 추억 또한 지나는 길 위에 모두 남겨두고 싶었다.

그렇게 서울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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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일곱~여덟 - 대학원 진학, 오로지 공부에 매진

스물아홉~서른아홉 - 농촌 목회

서른아홉~마흔다섯 - 도시 목회

마흔다섯~                 - 퓨전 헌책방

(물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고, 모든 상황이 그러할 때만)

 

-대학원 생활 계획

월: 아르바이트

화: 오전 수업 - 채플 - 영어공부/독서(21:00까지) - 休

수: 오전 수업 - 오후 수업 - 운동(농구)

목: 오전 수업 - 채플 - 오후 수업 - 영어 수업 - 도서관(영어공부)

금: 아르바이트

토: 교회(경기 이천)

일: 교회 - 서울行 - 독서

(물론 모든 일은 사람의 계획 아래 있지 아니하고,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주님께 달려있다. 그리고 내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시기는 아마도 스물 아홉 쯤이 괜찮지 싶다. 허지만 학문 정진! 그것이 지금-여기 나의 화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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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굶주리거나, 풍족하거나, 궁핍하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을 배웠습니다.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_빌립보서 4장 11-12절


_바울이 부럽다. 감옥 안에서도 ‘기쁨’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여, 그대는 정녕 복되도다! 그가 기뻐할 수 있는 까닭이란 무엇인가? 말씀대로라면 그에게 탁월한 적응 능력이 있기 때문이겠다. ‘그 어떤 경우에도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을 배웠’다니 말이다. 그러면 그것은 누구에게서 배운 것인가? 기실 이러한 질문은 헛되리라. 그건 배운 게 아니라 ‘그 분’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인 것이다.

 예수는 40일을 광야에서 굶주렸고, 반면에 먹고 마시기를 탐하는 자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에게는 거칠 것이 없었다. 그의 영혼과 그의 사람들 곁에서 언제나 거칠 것 없는 자유인이었다. 마치 조르바처럼 말이다. 예수와 잇댄 바울의 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달리 말하자면 모든 것에 거리낌이 없는 자유인의 삶이었다. 0.5평의 작은 감방도 그에게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의 거처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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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가라는 선배의 권유를 뿌리치고 방으로 돌아왔다.

내 방의 냉기가 가시지 않을 때까지는 나는,

비울 수가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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