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말, 지인으로부터 극찬의 소개를 받고 우연찮은 기회로 봤던 영화 '원스'는 올해도 여전히 내 귀와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나는 무시로 '원스'의 음악을 듣는가 하면 마음 슴슴할 때 곧잘 CD에 담아둔 영화를 재생시키곤 한다. 그러던 차에 상암 CGV에서 재상영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지난 저녁 극장을 찾았다.

거두절미하고 '원스'의 매력은 시놉시스의 치밀한 구성과 배우의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질 높은, 혹은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 영화들의 일반 문법을 초월해버린다는데 있다. 오히려 '원스'의 경우는 전혀 치밀할 것없는 영화 구성과, 연기라고 분류하기엔 어색하기 그지 없는 배우들의 연기보다는 그 이면의 정서에서 관객들과 크게 소통하고 있는 보인다. 그것은 바로 백 마디의 대사보다 한 줄 가사가, 한 줄 가사에 붙는 리듬과 짐짓 혼 서린 그 음색이 어느새 관객을 사로잡고, 노래로 그네들의 마음을 읽어내며 위무하는데서 '원스'의 힘은 바탕한다는 사실이다. 어느 시인의 시집 끝자락에 덧댄 한 평론가의 한 줄 글귀처럼 노래란 무릇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경험한자 만이 이해할 수 있으니 '원스' 또한 그 명제에서 결코 비껴남이 없다. 사랑의 소외와 배리로부터 격리된 이들만큼 이 영화를 읽어내기 힘든 이들도 없을 터, 그대들이여 뜨겁게 사랑하고, 아파하며, 이 치유의 음악과 마주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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