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실개천엔 저녁해가 빠지고
상처의 실개천엔 저녁해가 빠지고 바람같이 장난같이 시시덕거리며 세월도 빠졌습니다
산들은 활처럼 둥글게 사라져버리고 이 실개천 꽃다홍 주름이 어둠을 다림질하며 저만치 저만치 가버릴 때 바닥에서 스며드는 먹물, 저녁해는 물에 빠져나오지 않고
동생들이 누이를 가엾어하는 상처의 실개천엔
누이들이 지는 해처럼 빠지는
내 상처의 실개천엔
세월도 물에 빠져나오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