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아니 있음(non-existence)을 겁내지 말라.

더함과 덜함이 있는 이 세상에서는

끊임없이 쌓이는 게 청구서들이다.

있음(existence)은 값을 내야 한다.

아니 있음은, 거기서 우리가 값을 받는 곳이다.

 

10월 16일

아니 있게 될까봐 두려워서 떨고 있는 자신을 보아라.

네 눈에는,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이

저를 있게 할까봐

두려워서 떨고 있는 아니 있음이 보이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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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2007-10-16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가에서는 오체투지나 꿇어앉기와 같은 '절 수행'을 종교 수행의 한 방편으로 삼는다고 한다. '절'이라는 말의 어원을 따져보니, '절한다'라는 말이 '절인다'라는 말에서 왔다고들 한다. 무릇 '절인다'라는 말이 지니고 있는 속뜻은 마치 새우를 소금에 절일 때 새우의 부피와 크기가 줄어드는 것과 같이 '줄인다'라는 말이란다. 그러니까 '절한다'는 절이는 것이고, 절이는 것은 줄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종교의 가르침은 본디 그와 같다. 그 분께 절하는 것, 곧 그 분 앞에서 자기를 줄이라는 말씀이다. 절하고 절해서, 절이고 절여서, 줄이고 줄여서 비로소 내가 아니 있게 될 때, 길을 걷던 사람은 이미 길이 되어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