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오는 나비이네

그 등에 무엇일까

몰라 빈 집 마당켠

기운 한낮의 외로운 그늘 한 뼘일까

아기만 혼자 남아

먹다 흘린 밥알과 김칫국물

비어져나오는 울음일까

나오다 턱에 앞자락에 더께지는

땟국물 같은 울음일까

돌보는 이 없는 대낮을 지고 눈시린 적막 하나 지고

가는데, 대체

어디까지나 가나 나비

 

그 앞에 고요히

무릎 꿇고 싶은 날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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