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풍경 - 송선배에게
깊은 밤, 가로등 불빛 취해
비틀대는 육교 아래, 한폭의 투명 수채화,
풍경이 된 사람이 있다
청계천 재건하면 철거민은 어디 사냐고
교회 옆에는 빈민촌이 왜 그리 많냐고
툴툴대며 등진 뒷모습, 낯익은 풍경으로
눈에 선(善)하다
'삶과 사상(思想)의 통일(統一)'
아직도 인간 그리워 서울 밤을 떠도는
'서울의 예수' 찾아, 함께 인간의 잔 기울이며
그렇게,
풍경이 된 사람이 있다
낯익은 풍경으로 남은 사람이 있다
* '서울의 예수' - 정호승 시인의 '서울의 예수'에 등장, 인용.
* '삶과 사상(思想)의 통일(統一)' - 송효진 미니홈피 대문 제목, 인용
...............................
몇 해 전, 시詩쓰기 수련 중이던 후배 녀석이 써준 시를, 빛바랜 싸이를 정리하다 발견했다. 지금 봐서는 참 웃음도 나오고 하는데, 그 때는 후배 녀석이 꽤 진지하게 시를 써주겠다고 약조하였드랬다. 그리고 며칠 후에 내 싸이에 올려준 것이 이 시이다. 당시를 생각하니 짐짓 우울해지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여 베껴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