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별 연습

 

이 순간을 지나면

남은 것은 기억의 조각뿐,

삶이란 단지 기억을 짓는 일인가.

어제 나는 유서를 썼고

오늘 너의 조사를 쓴다.

 

사랑하는 이여, 너를 보낸 뒤

기억의 조각 모아 이별을 노래하는 건

네 사랑에 대한 내 사랑이 아니다.

 

나는 목이 메고 숨결이 가빠

다만 너의 이름을 부를 뿐,

애써 하늘을 본다.

거기에서도 너의 미소 피어 있다.

 

보낸다는 건

남은 기억을 마저 지우는 일인가.

 

상큼한 이별을 꿈꾸던 이여,

긴 이별에는 다시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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