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어느 날 밤, 한 순경이 잔뜩 취해서 담벼락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았다.  순경이 그에게 물었다. "여보, 당신 무얼 마셨소?"

취객이 대답했다. "저 단지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느냐고?"

"내가 마신 것이 그 안에 있었소."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것이 당신 뱃속으로 들어가 버렸단 말이군."

순경은 자기 구역 안에 이토록 지저분하고 역겨운 물건이 있다는 사실로 짜증이 났다. 그래서 진흙탕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쓰는 당나귀 심정이 되어 그에게 말했다.

"어디, 뭐가 당신 뱃속에 있는지  알아봅시다. 입을 벌리고 '아아-'하시오."

그러자 취객이 갑자기 웃어댔다.

"하! 하! 하!"

순경이 눈을 부라리며 으름장을 놓았다.

"'아'-하고 입을 벌리라는데 '하'가 뭐야, '하'가?"

취객이 설명하기를,

"'아!'(Ah)는 괴롭고 슬퍼서 내는 소리요, '하!'(Ha)는 기쁨에 취하여 내는 소리지요."

"지금 뭐하자는 수작인가? 괜히 엉뚱한 농담이나 말장난 따위로 성가시게 흥정하지 말고, 어서 꺼져버리라고!"

"당신아 가시오! 난 아무것도 팔지 않소. 내가 만일 인간의 허망한 존재에 대한 몇 가지 깨달음의 감옥에 갇혀 있었다면 지금쯤 직업 사제들 무리에 섞여 강단에서 상투적인 설교 따위를 팔고 있겠지만."

"바로 그거야! 당신 지금 술에 취했어. 나와 함께 감옥으로 가야 해."

그러자 취객이 얼버무리듯이 중얼거렸다.

"순경나리! 이 벌거숭이 몸에서 넝마를 벗겨주시겠소? 집으로 돌아갈 수가 있었다면 벌써 돌아갔을 게요. 그러나 그랬더라면, 시방 우리가 나눈 재미있는 대화는 세상에 없었겠지."

 

6월 29일

술집에서 나온 취객이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비틀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이들이 손가락질하며 깔깔댄다.

그러다가 그가 갑자기 진흙탕에 뛰어들어

춤을 추자, 철없는 아이들은

그의 술맛과 크게  취함에 대하여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웃고 있다.

내 말을 잘 들어라.

하나님에게 돌을 던지는 한, 너는 아직 어린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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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2007-07-0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맛과 취함'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철없는 아이들은 하나님에게 돌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