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값비싼 디자이너의 의상으로
화려하게 차려입은 저 사기꾼들을 보아라.
이른바 명품으로 몸을 감싼다고 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저들의 이해가 깊어질 것인가?
저들의 가슴을 점령하고 있는
고뇌와 쓰라림의 전갈을 잠재울 것인가?
저들의 겉치장은 사람을 죽여주지만
속으로는 스스로 죽어가고 있다.
자, 이제 눈을 들어 저쪽
넝마를 걸친 늙은 부랑자를 보아라.
그의 생각은 아르마니 갑옷보다 정교하고
그의 언어는 최신 유행복보다 섬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