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_ '낭독의 발견'을 보다 눈 앞이 흐려졌습니다. 도종환 시인이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간 이 시는 가슴 깊숙히 저며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이와 같으면 좋겠습니다. 아니요. 제가,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을 때는 바로 이러한 사람이길 원합니다.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될 줄 아는, 한 방울 눈물이 될 만한 그러한., 사람. 아름다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