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으로 들어간 궁극적인 이유는 사랑이었지만, 보다 실천적인 이유는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것이었다.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먼저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자신에 대한 사랑의 방법은 자신을 훈련 시키는 일이었다. 자신의 욕심을 억제하지 못하면서 이웃에게 자기의 것을 나누어 주기 어려웠다. 자신의 영광을 구하면서 이웃의 잘됨을 보기 어려웠다. 아바 마가의 경우 네모의 삶에서 원의 삶으로의 전환은 자신을 훈련하여 모난 부분을 다 잘라내는 일이었다. 바로 이 모난 부분에 탐식과 욕심과 욕망이 붙어 있는 것이다." <모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 89쪽, 방성규>
_영성수련이라는 필수코스를 이수하기 위해서 이번 학기에 읽어야 할 몇 권의 책들 중 하나인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참말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사막 수도사들의 삶의 기록을 곱씹으며 하느님과 나의 관계를 생각하고, 인생을 주님 앞에 조율해가는 도정 속에 도도히 흐르는 영성을 감미해보는 시간이었다. 특히 '사랑은 훈련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장에서 기술된 위의 구절은 나를 가슴뛰게 하기 충분하였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자신에게 깊이 들어가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삶, 모가 난 네모의 삶이 아니라 둥근 원의 삶으로 전환하는 일은 지금 나의 삶에 꼭 필요한 말씀이었다. 관옥 선생은 원융무애圓融無碍라고 하여 둥글둥글 두루 화합하여 막히는 게 없다는 이야기를 하였었는데('지금도 쓸쓸하냐' 중에서) 나도 새삼 그러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도 해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