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때 무엇을 이야기 하시나요?

사랑할 때 무엇을 감추시죠?

본래 사랑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감추는 게 없어야 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각자의 은밀한 부분들을 적당히 숨기고 만나지요. 표리부동인가요?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요. 정말 너무나도 말하기가 어려워서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란 고작해야 피상적인 것들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자의 비밀은 감춘 채로 만나니까 할 얘기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닙니다. 마음을 이야기하기란 이렇게 어려운가 봅니다.

영화는 그 미묘한 거리를 잘 그려내주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형편과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는 그들에게 '두 번째' 사랑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들은 만남은 자꾸만 어긋납니다. 서로에게 빠져들수록 상대방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까 두려운 것이지요. 혜란(김지수)은 그렇게 도망칩니다. 그 균열의 상태에서 인구(한석규)에게 갑작스런 슬픔이 닥쳐옵니다. 어머니의 죽음. 그것도 못난(?) 형 때문이니 오죽 가슴이 아팠을까요?......

그런데 어머니의 죽음은 영화에서 큰 터닝 포인트가 됩니다. 모친상을 치른 후 인구와 혜란은 늦은 밤 동대문 야구장 관중석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인구의 한 마디가 혜란의 마음을 저의 마음도 찌릅니다. "참 쉽지가 않죠?......."

그렇습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리하여 사랑을 싹 틔우고 열매를 만들어내기까지의 그 과정 모두가 쉬운 것이 아닙니다.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영화는 그 쉽지 않음, 거리라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것인지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적당한 비밀, 적당한 사생활, 적당한 거짓이 모두 거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영화는 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 '거리'없는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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