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대
               - 신 경림 -

언제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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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10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좋아하는 시인데, 사진이랑 같이 있으니 분위기가 더 절묘한데요~ ^^

icaru 2004-03-10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도 좋아하는 시입니다... ^^ 가을이면...강원도...민둥산에...억새풀인가..갈대인가가..그렇게 장관을 이룬다고 합니다...한번 가 봐야징...

비로그인 2004-03-1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림 시 중, <목계장터>와 <농무>와 더불어....제가 아끼는 시인데...
시에 대해 아는 것도, 좋아할 줄도 모르는 이 목석같은 인간도 신경림의 시에선 뭔가를 느끼곤 합니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다" .....소리없는 아우성..............

비로그인 2004-03-10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몇 자 적고 있는 사이에 복순이 언니가 오셨다~!! ^^
동작 무쟈게 빠르시다....
아니다.....
이 놈의 독수리 타가 문제다.
그래서 슬프다~ ㅠㅠ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다......^^*

잉크냄새 2004-03-11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둥산...억새로 유명하죠... 아마 가시려면 시기와 날씨를 잘 보고 가셔야 할겁니다. 2년전 가울에 한번 갔다가 입구를 못첮아서 결국 야밤에 정선에서 소금강으로 야간 주행을 해서 넘어갔죠. 민둥산 입구가 다른 산이랑 다르게 고개에서 내려오는 길목인데, 깜빡하면 놓치기 십상입니다.

icaru 2004-03-20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그래요?? 그런데..제 귀엔 민둥산 행보다... 야밤에 정선에서 소금강으로 넘는 야간 주행이 더 솔깃합니다....
 

떠나라. 너의 올 길이 아님을 알고서도 어렵사리 찾아온 길이다만 떠나라. 떠나야 할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아름답듯이 이제는 두손 툭툭 털고 너는 떠나야 할때였다.

계절의 문턱이 낮아졌다고 할지라도 역행은 그 순리를 거스르는 행동인 것을 모르지는 않을 터. 새순의 꿈을 간직한 꽃들의 희망을, 이제 막 겨울잠을 깨어나려던 개구리의 희망을 넌 참 무참히도 짓밟고 마는구나.

그러나 너는 알아야 한다. 너가 온통 하얗게 덮어버린 세상 밑으로 또 다시 꽃들의 희망은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떠나라. 춘삼월의 불청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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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08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김삿갓을 몰라 뵈었군요..
시 아주 좋습니다! 그 어떤 과격한 표현보다도~!

가야할 때가 언제인 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저도 춘삼월의 불청객에게 시 한구 절 인용하여 한 마디 외쳐 볼랍니다. ^^

잉크냄새 2004-03-0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미~ 시 라니요.. 저기 페이퍼 카테고리에 보이듯이 넋두리 랍니다.
 

우리가 어느 쪽으로 방향을 틀든 자연에는 생기를 주고 지속시킬 뿐 '죽음의 원칙'은 없다. 그 전체를 통해 자연은 모든 형태와 변화물을 나타내는 생명이다. 의심할 바 없이 특별한 현상의 소멸은 있으나, 가장 약하고 작은 것에서조차 절대적이고 완전한 죽음은 없는 광대하고 무한한 생명체이다. 죽음처럼 보이는 것은, 이제 막 새로 시작하려는 생명의 상징이자 징표이다. 죽음과 삶은 더 높은 형태로 가고자 하는 생명 자체의 싸움인 것이다.

- 브제레가르드의 < 위대한 어머니>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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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분아저씨 2004-03-25 0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잘 죽기위한 치열한 몸부림 혹은 가열한 다스림으로 깨어있는 걸까?
 

충만하고 보람있는 삶을 누리는 데는 네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는 생존력입니다. 곧, 몸을 튼튼히 하고 기력을 보존하며, 균형잡힌 감정과, 민감한 마음, 직관력, 분명한 인생관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는 여러 행동노선에 현명한 선택을 하게 하는 지혜입니다. 셋째는 어느 만큼 이 선택에 따라서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당신의 한계입니다. 넷째는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당신이 체험할 수 있는 조화로운 삶에 대한 자극입니다. 

- 스코트 니어링이 낙심해있는 영혼에게 보낸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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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04-03-04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를 비롯한 누군가에게 들려주고픈 얘기네요. 생존력이라,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부족한 것이라죠. 스콧 니어링은 저도 무척이나 존경합니다. 리뷰에 쓰신 책 저도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답니다.

잉크냄새 2004-03-05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화로운 삶을 살았던 니어링 부부의 생활에서 참 많은걸 느낀답니다. 앞으로도 삶이 진저리나게 괴로울때 몇번이고 읽게 될 책이 될것 같네요.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행태는 가지각색일거다.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이가 있을것이고, 현재의 삶에 대한 욕심을 마지막까지 가지고 가는 이가 있을것이고, 삶과 연결된 모든 유기체가 어서 떨어져 나가기를 바라는 이가 있을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당사자의 문제일뿐 아니라 옆에서 그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이에게까지 같은 문제로 다가온다.

어떻게 살것인가? 의 문제만큼이나 어려운 질문 가운데 하나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세상의 많은 사상가들이 여러 서적에서 그런 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설득시키려 하지만 결국은 받아들이는 이의 입장에 따라 천태만상의 결과를 가져온다. 헬렌 니어링이 자신과 스코트와의 삶을 담담한 필체로 서술한 이글은 이 두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세상에 던져주고 있다.

헬렌 니어링은 한때 크리슈나무르티의 연인이기도 했다. 그후 스물한살 연상의 스코트 니어링을 만나 반세기 이상을 실천적 이상주의자, 자연친화주의자, 참여적 인둔지사, 참된 지적 농사꾼의 삶을 같이 살게 된다. 그들이 실천한 절제된 금욕주의와 자연친화적인 삶은 20세기의 급변하는 미국 사회 속에서 많은 젊은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스코트의 죽음이 가까와 오는 시점에서 두 사람이 보여준 삶과 죽음에 대한 관조적인 태도는 이 세상을 사는 진정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약간은 인정할수 없었던 그들의 너무나도 충실했던 삶의 태도가 죽음을 맞는 시점에 진정한 의미로 다가온것은 삶과 죽음이 서로 다른 세상이 아닌 같은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죽음은 결코 마지막이 아니다. 어떤 형태로든 삶의 연속성이고 이어짐이고 다른 세상으로의 나아감이다. 죽음은 단지 지평선이다. 지평선은 우리가 볼수 있는 한계를 표시하고 있을 뿐이다. 지평선 너머의 또 다른 세상에서는 하나의 탄생인 것이다. 스코트는 죽기 얼마전부터 금식을 시도한다. 생명이 다한 자신의 모든 유기체들이 세상과의 관계를 떨어내는 일을 도와준 것이고 헬렌은 스코트가 더 높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지켜준다.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얻기'에 대한 대안으로 '덜 갖되 충실한 삶'을 택한 그들은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에서 삶,사랑,죽음이 결국은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러기에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지나간 삶에 더 애착을 가지는 것이다. 충실한 삶, 조화로운 삶을 살아간다면 훗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는 문으로 죽음을 바라볼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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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3-08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코트가 가장 존경한 인물중의 한명이 소로우이죠. 이들이 제시하는 삶의 형태가 현실 사회 생활속에서 실천하기 힘들더라도 닮아가는 삶이라도 산다면 지금보다는 더 큰 삶에 의미를 간직할수도 있을텐데.. 역시 중요한건 사상보다는 실천의 문제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