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행태는 가지각색일거다.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이가 있을것이고, 현재의 삶에 대한 욕심을 마지막까지 가지고 가는 이가 있을것이고, 삶과 연결된 모든 유기체가 어서 떨어져 나가기를 바라는 이가 있을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당사자의 문제일뿐 아니라 옆에서 그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이에게까지 같은 문제로 다가온다.

어떻게 살것인가? 의 문제만큼이나 어려운 질문 가운데 하나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세상의 많은 사상가들이 여러 서적에서 그런 문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설득시키려 하지만 결국은 받아들이는 이의 입장에 따라 천태만상의 결과를 가져온다. 헬렌 니어링이 자신과 스코트와의 삶을 담담한 필체로 서술한 이글은 이 두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세상에 던져주고 있다.

헬렌 니어링은 한때 크리슈나무르티의 연인이기도 했다. 그후 스물한살 연상의 스코트 니어링을 만나 반세기 이상을 실천적 이상주의자, 자연친화주의자, 참여적 인둔지사, 참된 지적 농사꾼의 삶을 같이 살게 된다. 그들이 실천한 절제된 금욕주의와 자연친화적인 삶은 20세기의 급변하는 미국 사회 속에서 많은 젊은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스코트의 죽음이 가까와 오는 시점에서 두 사람이 보여준 삶과 죽음에 대한 관조적인 태도는 이 세상을 사는 진정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약간은 인정할수 없었던 그들의 너무나도 충실했던 삶의 태도가 죽음을 맞는 시점에 진정한 의미로 다가온것은 삶과 죽음이 서로 다른 세상이 아닌 같은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죽음은 결코 마지막이 아니다. 어떤 형태로든 삶의 연속성이고 이어짐이고 다른 세상으로의 나아감이다. 죽음은 단지 지평선이다. 지평선은 우리가 볼수 있는 한계를 표시하고 있을 뿐이다. 지평선 너머의 또 다른 세상에서는 하나의 탄생인 것이다. 스코트는 죽기 얼마전부터 금식을 시도한다. 생명이 다한 자신의 모든 유기체들이 세상과의 관계를 떨어내는 일을 도와준 것이고 헬렌은 스코트가 더 높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지켜준다.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얻기'에 대한 대안으로 '덜 갖되 충실한 삶'을 택한 그들은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에서 삶,사랑,죽음이 결국은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러기에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지나간 삶에 더 애착을 가지는 것이다. 충실한 삶, 조화로운 삶을 살아간다면 훗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는 문으로 죽음을 바라볼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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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3-08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코트가 가장 존경한 인물중의 한명이 소로우이죠. 이들이 제시하는 삶의 형태가 현실 사회 생활속에서 실천하기 힘들더라도 닮아가는 삶이라도 산다면 지금보다는 더 큰 삶에 의미를 간직할수도 있을텐데.. 역시 중요한건 사상보다는 실천의 문제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