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한 사랑 노래

- 황동규 -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
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
마음 비우고가 아니라
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저물녘, 마음속 흐르던 강물들 서로 얽혀
온 길 갈 길 잃고 헤맬때
어떤 강물은 가슴 답답해 둔치에 기어올랐다가
할 수 없이 흘러 내린다.
그 흘러내린 자리를
마음 사라진 자리로 삼고 싶다.
내림 줄 쳐진 시간 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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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을 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 싶다.
그 끊어진 자리 새 살이 돋을까,

상처의 속없는 치유력이 때론 가장 치명적인 독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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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10-12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난 또 '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지는 푸른 모래톱'어쩌고 하는
황동규님의 시라도 올리시려나 했더니....시월이잖우.
독은 버리고 파란 하늘 속으로 눈동자를 적셔봅시다.
아, 바다 가고 싶어요.
어달동 시멘트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물오징어회에 쐬주를 한 잔..
처얼썩, 처얼썩. 쏴아아...

플레져 2006-10-12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 살아 돋지마라~ 돋지마라~ 해도 그대로 있을 것 같은데요? ㅠ.~
오랜만에 행차하셔서 반가워요 ^^

Laika 2006-10-12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인 상처에 아직 새살이 안 돋아났어요...ㅠ.ㅠ
오랫만에 놀러와서 황동규님 시 읽고 가니 기분이 좋네요.. 잘 계시죠? ^^

paviana 2006-10-12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음 비우고가 아니라 그냥 마음없이 살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서 몸이 늙는것처럼 마음도 늙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잉크냄새 2006-10-19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 흐미, 그런 낯간지러운 시를....
플레져님 / 오랫만이죠. 새살은 엉뚱한 곳에 돋아나고 있다우~
라이카님 / 님도 잘 계시죠. 데인 상처는 오래 갑니다. 데인 곳의 조직이 죽고 조직부터 새로 살아나야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또 놀러오세요.
파비아나님 / 마음없이 산다는 것,,, 어떤 것일까요,,,궁금...

가시장미 2006-10-1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돋아나죠. 당연히.. 돋아나야죠. ^-^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일이기도...한 것 같아요. 으흐 제가 쓰고도 뭔말인지. 참... -_-;

kleinsusun 2006-10-20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처의 속없는 치유력이 때론 가장 치명적인 독일 수도 있다."
- 어려워요. 설명해주세요, BB선배님!^^

잉크냄새 2006-10-24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 그렇죠. 당연히 돋아나야죠.
수선님 / 아시면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