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 박진식-

새벽, 겨우 겨우라도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 햇살을 볼 수 있기를
아무리 천대받는 일이라 할지라도
일을 할 수 있기를
점심에 땀 훔치며
퍼져 버린 라면 한 끼라도 먹을 수 있기를
저녁에는 쓴 소주 한잔 마시며
집으로 돌아오는 기쁨을 느낄 수 있기를
타인에게는 하잘것없는 이 작은 소망이
내게 욕심이라면, 정말 욕심이라면
하느님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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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각피 석회화증'이라는 우리나라에서 단 한명뿐인 불치병으로 온 몸이 굳어가서 꼼짝 못하고 누워있다고 한다. - 문학의 숲을 거닐다 中 -

일상의 저 작은 소망을 느낄수 있는 가슴을 잃어가는 우리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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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6-06-13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고요 수목원 홈페이지에서 훔처온 사진이예요. 은방울 꽃 이라네요...
요즘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꽃들이 예쁘게 느껴져요.. 이 시를 보니, 더 그렇네요.

고개를 숙이고 겸손하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네요. :)


icaru 2006-06-13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성해유~

잉크냄새 2006-06-13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 은방울꽃,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이지요.
이카루님 / 저도요. 같이 반성해유~

Laika 2006-06-1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해야할게 많은 삶 - 빗소리 들으며 한글자 한글자 다시 읽어보고 갑니다.

2006-06-14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여우 2006-06-15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땡이가 돌처럼 굳어 가고 있는데 시를 말하는군요
세상에나, 세상에나...
저 같으면 이 거지같은 세상아~ 라고 욕만 디립다 하다 죽을텐데
그래서 시인의 삶은 그리 더 아픈가봅니다.

잉크냄새 2006-06-20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카님 / 삶을 바라보는 시각은 시간이 흐를수록 편협해지는것 같아요. 다시 감사하며 살아봐야죠.
속삭님 / 캬~ 그 구절 기가 막히게 가슴에 와 닿더라고요.
여우님 / 전 더한 욕을 떠들어됐을지도 몰라요. 남의 슬픔에 빗대어 자신을 보는 것이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더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06-06-22 1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시장미 2006-06-23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고개를 숙이면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 이군요.
아핫! 그걸 이제서야 알게되다니. 으흐흐흐

잉크냄새 2006-06-24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 맞아요. 다만 그 맘을 우리 삶속으로 녹여들이지 못하는게 문제인것 같아요. 아, 그러고보니 제가 Black Belt 1년 선배네요.ㅎㅎ
장미님 / 앗, 첨삭지도 : 고개를 숙이면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 ->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 장미님의 첨삭은 이런게 아니었는데, 제 첨삭은 너무 형식적이군요.ㅎㅎ

가시장미 2006-06-25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첨삭지도 감사합니다. ^0^

잉크냄새 2006-07-10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님 / 앞으로 첨삭지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