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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6
어느 서재지인이 캡쳐해주신 숫자이다. 줄에 꿰어져 달랑달랑 흔들리며 맑은 소리를 낼것만 같다.
1) 6
예전에 허접한 농담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별로 웃기지도 않은 것인데, 그때는 왜 그리도 낄낄거리며 웃었는지. 아마 잘 웃는다는 것도 순수하다는 말일것이다.
< 변씨가 소장이 되면 -> 변소장 , 육씨가 계장이 되면 -> 육계장 .....> 뭐 이런 시답잖은 농담이었다.
2) 66
가끔 나이에 비해 늙어보이는 사람이 있다. 개인적으로 나이에 비해 젊어보이는 것도 별로고 늙어보이는 것도 별로이다. 자기 나이에 맞게 나이들어 간다는 것, 그것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 여긴다.
며칠전 업체 부장님 한분의 주민등록번호를 볼 일이 있었다. 66년생, 그분은 예전에 등장한 선전 " 세상을 다 가져라"에 나왔던 아저씨의 인상과 똑같다. 적어도 50년대생일것이라 생각했는데 66년생이라니. 그분을 볼때마다 66이란 숫자가 떠오른다.
3) 666
아마도 < 오멘 > 이란 영화로 기억한다.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공포스럽고 독살스러운 눈매를 가진 정나미 떨어지던 남자 아역배우의 뒷통수에 선명하게 찍혀있던 숫자, 666. 악마의 숫자라고들 하곤 했다. 묵시룩에 등장하는 이 숫자를 피켓에 적어들고 1999년이 오기전에 회개하라던 사람의 모습도 언뜻 떠오른다.
가끔 행동이 표독스러운 인간을 대할때마다 뒷통수가 궁금하곤 했다. 슬쩍 지나치며 바라본 뒷통수에 666이란 숫자는 용서가 되어도 비듬은 용서되지 않았다.
4) 6666
6자 네개로 그리던 그림이 있었다. " 동그라미 동그라미 동그라미 / 동그라미 동그라미 동그라미 / 육육은 육육은 삼십육 / 육육은 육육은 백두산 " 라고 부르며 동작에 맞추어 그림을 그리면 곰이 그려진다.
동그라미 여섯개는 얼굴 하나, 눈 둘, 입 하나, 귀 둘, 몸통 하나. 육육은 양팔, 삼십육은 가슴에 새기던 숫자 마크, 또 육육은 양다리, 백두산은 다리 안쪽선을 그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