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우는 매미 / 그 목소리에 / 죽기 싫은 기색이 역력하다 > - 소세키-
<너무 울어 / 텅 비어 버렸는가, / 이 매미 허물은 > - 바쇼-
<여름 매미 / 나무를 꼭 껴안으며 / 마지막 울음을 운다 > - 이싸 -
<올해의 첫 매미 울음 / 인생은 / 쓰라려,쓰라려,쓰라려 > - 이싸 -

하이쿠 시인들은 대부분 방랑자였다고 한다. 평생을 소유하지 않고 걸식하며 걸어다니며 자연의 풍경과 하찮은 미물에 숨어있는 삶의 본질에 대하여 많은 하이쿠를 남겼다. 인생의 유한함, 어찌할수 없는 숙명, 바닥에 다다른 외로움과 허무...

그들이 다룬 많은 소재에서 그들의 방랑생활을 엿볼수 있다. 이, 벼룩, 귀뚜라미, 허수아비, 나비, 거미, 매미...이 사물들이 그들의 심정에 따라 때론 서글픈 모습으로 때론 해학적인 요소로 처리되곤 한다.

그런데, 유독 매미만큼은 모든 하이쿠에서 서글픈 운명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왜? 짧은 생의 허무함 때문일까?  한 세상 살고가면서 구차하게 허물을 남겨서일까? 우리도 매미소리를 울음소리로 표현하지 노래소리로 표현하는 경우는 드물다. 왜 매미만 유독 서글픈가?

올 여름 찌는듯한 더위속에 들리는 매미소리. 인생이 짧고 쓰라려 울음 우는 소리가 아닌 인생이 즐거워 어찌할줄 모르는 노래소리로 듣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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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7-2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년을 땅속에 있다 세상에 나와 일주일을 살다 가는 삶이라 그런 것 아닐까요...

stella.K 2004-07-25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근사하네요.^^

잉크냄새 2004-07-2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미는 매워서 우는군요.^^
삼땡은 33 이고 3333은 대통령이 아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