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 이정록 -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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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의자를 살까 고민중이다.
사는게 뭐 별거냐.
겨울 햇살 따스하게 드는 창가에 앉아 읽던 책 뚝~ 떨아지는 소리에 잠 깨어 기지개 한번 크게 켜보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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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데려가는人 2006-12-04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흔들의자에 앉아서 책 읽으면 정말 좋겠어요 :) 차도 한 잔 마시면서.

플레져 2006-12-0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들의자, 상상만해도 편안함이 밀려옵니다.
안녕하셨죠? ^^

paviana 2006-12-04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 많이 추운데 감기조심하세요..

chika 2006-12-04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들의자의 삐그덕~ 소리도 자장가 처럼 정겨워요.
잘 지내시죠? ^^

icaru 2006-12-04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수한 충청도 늙으신 어머니의 넉넉한 인품이 느껴지는 시.
사는 거 뭐 별거 겠습니까~ 그렇죠?

2006-12-04 1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12-04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경험상..책이 뚝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코 덱덱 골면서 잠만 잘자더라...
였습니다..^^

잉크냄새 2006-12-05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님 / 책 읽는 풍경중 가장 편한 모습이 아닌가 싶군요.
플레져님 / 편안함 -> 졸음 으로 이어지겠죠.ㅎㅎ
파비아나님 / 님도 감기조심하세요. 판피린 에스~~
치카님 / 아이디가 참 길어졌네요. 편안함, 자장가 모두 하나로 귀결되겠네요.^^
이카루님 / 뽀동이 안고 흔들흔들...음, 충청도 분이라서 바로 알아보시는구려.
속삭님 / 참, 그거 행운이군요.
메피님 / 저도 사실 저렇게 써서 그렇지 그냥 계속 잘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