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시절을 지나는 중입니다 -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이애경 지음 / 섬타임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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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서른의 문턱에서 길을 잃었던 수많은 영혼을 구제했던 베스트셀러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을 기억하시나요? 복잡미묘한 심리 지도를 그려냈던 이애경 작가가 10년이라는 시간을 덧입혀 개정증보판 『빛나는 시절을 지나는 중입니다』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애경 작가는 조용필, 윤하 등 시대를 풍미한 아티스트들의 감성을 길어 올린 작사가이자 인스타툰 작가입니다. 10년 전 던졌던 질문들에 대해 이제는 조금 더 단단해진 근육으로 답을 내놓습니다.


'빛나는 시절'이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지나는 중'이라는 현재진행형의 제목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서른 이후의 삶을 통과하며 감정의 체력을 단련해 가는 기록이자 나이 듦을 해석하는 새로운 언어로 다가옵니다.





이애경 작가가 포착한 사랑의 시작은 지극히 불공평하고 압도적입니다. "모든 빛이 너만 비추고 나는 네게 눈이 멀었다."라며 타자라는 블랙홀에 나의 모든 감각이 매몰되어 버린, 지독하게 아름다운 무기력증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사랑하며 겪는 시행착오들은 결국 그 눈부심을 견뎌내며 시력을 회복해 가는 과정인 셈입니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것은 폐허일까요 아니면 거름일까요? 작가는 이별 이후의 감정을 "어떤 그리움은 빛에 젖은 여름비. 바라볼수록 눈이 시려와 고개 숙이면 목덜미에 내려앉는 다정한 얼음처럼 와락, 마음을 덮치는 빛의 폭풍"이라고 묘사합니다.


이별은 그 사람의 이름이 혀끝에 머물다 결국 삼켜지는 과정입니다. 작가는 이별의 고통을 억지로 털어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고통이 내 몸 안으로 온전히 흡수되어 '나'라는 인간의 무늬를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 관찰하게 만듭니다.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은 인생의 변곡점을 지나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기술입니다. 20대의 눈물이 정제되지 않은 원석이었다면, 30대 이후의 눈물은 내 삶의 불필요한 것들을 씻어내는 세척액에 가깝습니다.


작가는 골드 미스라는 수식어 뒤에 숨은 고독, 질투와 부러움 사이의 미세한 균열, 결혼이라는 시소게임의 피로감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타이밍입니다. 눈물을 그친다는 것은 슬픔이 끝났다는 신호가 아니라, 이제는 그 슬픔을 안고도 걸어갈 수 있다는 항체가 생겼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당장 답이 나오지 않는 인생의 난제들 앞에서 자신을 고문하곤 합니다. 이애경 작가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끊임없는 질문들이 초침처럼 딸깍거리며 쌓여 가고, 돌무더기에 묶어 놓은 부표처럼 제자리를 맴돈다. (중략) 모르는 것은 10년 후에 묻기로."라고 답을 내립니다. 얼마나 근사한 여유인가요. 모든 질문에 즉답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 그것이 어른의 기술일지도 모릅니다.


그에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채워짐과 수용의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든다’는 건, 사람이 들고 나듯이 무언가가 채워진다는 것. 단풍에 물이 들고 빠지듯 다른 색깔이 입혀진다는 것. 햇볕이 잘 들듯 많은 것을 수용할 준비가 되었고, 밖으로 드러내도 부끄럽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나의 지금이 참 좋은 나이일 수도 있다"라는 깨달음은 정체된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반전의 시작점이 됩니다.


작가는 인생을 아포가토에 비유합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뜨거운 에스프레소가 만나는 그 순간의 불협화음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맛. 그것이 바로 우리 인생의 본질이라는 겁니다.





과거의 소중했던 물건들을 미국에 두고 온 에피소드를 통해 소유와 기억에 대한 생각을 전합니다. "내 손에 쥐고 살아야 한다고 믿었던 것들도 멀리 밀어 놓고 살아 보니, 없는 대로 살아지게 되었다. 1년의 삶, 상자 두 개로 정리할 수 있다면, 1년과 1년의 삶을 모아도 상자 두 개로 정리할 수 있을 테고, 결국 수십 년의 삶도 상자 두 개쯤으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합니다. 그토록 집착했던 성취, 인맥, 상처들조차 결국 상자 두 개의 무게로 수렴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해방감을 맛보게 됩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노래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었습니다. 두 비 모두 결국 삶을 적신 뒤 지나갑니다. 이애경 작가가 말하는 빛나는 시절은 봄비 같은 사랑의 순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겨울비 같은 이별의 시간까지 지나온 뒤에야 비로소 도달하는 상태입니다. 『빛나는 시절을 지나는 중입니다』는 한 편의 인생 OST처럼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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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살아있는 생각 라 클래시크 시리즈
헨리 데이비드 소로.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김은영 옮김 / 윌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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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정수를 담은 『소로의 살아있는 생각』. 20세기 사실주의 문호 시어도어 드라이저가 소로의 일기, 에세이, 편지, 저작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문장만을 엄선했습니다. 19세기 콩코드 숲속 오두막에서 울려 퍼진 소로의 목소리가 어떻게 현재의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지 안내합니다.


사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라는 이름은 익숙합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부터 BTS의 RM, 프로게이머 페이커 등이 입을 모아 찬양하는 철학자의 철학자입니다. 1817년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난 소로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수재로, 안정된 교사직을 그만두고 측량사, 목수, 연필 제조공으로 일하며 '최소한의 생계'만을 유지한 채 남는 시간을 모두 사색과 글쓰기에 바쳤습니다. 랠프 월도 에머슨과의 교류는 그를 초월주의의 거장으로 만들었습니다.


1845년 독립기념일에 맞춰 월든 호숫가에 직접 지은 오두막으로 입주합니다. 엿새 일하고 하루 쉬는 세상의 규칙을 뒤집어, 엿새 사색하고 하루 일하는 삶이 가능한지 몸소 실험한 겁니다. 45세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문장들은 훗날 간디와 마틴 루터 킹의 비폭력 운동을 깨우는 불씨가 되었습니다.





『소로의 살아있는 생각』은 19세기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사유를 20세기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시어도어 드라이저가 재구성한 사유의 지도입니다. 자연 철학, 인식론, 도덕, 감정, 정치, 예술,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의 사유를 12개 장으로 구성한 이 책은 철학서이자 삶의 사용 설명서입니다.


소로의 자연론은 낭만적 찬미가 아니라 존재론적 연대에 가깝습니다. 인간은 자연의 관찰자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이며 돌과 바위, 계절과 철새까지 동일한 생명의 회로에 속해 있다는 인식입니다.


소로는 우리가 지식이라 부르는 것들의 대부분이 사실은 오만에 불과하다고도 말합니다. 소로가 비판하는 지식은 생계를 위한 기술이나 자랑을 위한 정보입니다. 진정한 지혜는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근원적인 성찰에서 나옵니다. 정보 과잉 시대에 검색에는 능숙하지만, 자기 삶을 해석하는 능력에는 서툰 우리들에게 와닿는 이야기입니다.


소로 철학의 핵심은 자기 신뢰입니다. 그는 사회가 정해놓은 도덕적 잣대나 관습보다 개인의 양심을 우선시했습니다. 특히 감정이 무뎌지는 것을 가장 경계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새해가 밝았는데도 아무런 다짐 하나 품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때가 바로 마음이 늙어버린 순간이다."라는 말이 뼈저리게 다가옵니다. 계절에 반응하지 못하는 감각, 새로움을 잃은 감정은 육체의 노화보다 더 위험한 신호입니다. 소로에게 감정은 자연과 연결될 때 회복됩니다. 자연은 심리 치료실이자 윤리 학교입니다.


그는 남들의 속도에 맞추느라 허덕이는 우리에게 사과나무처럼 빠르게 자라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묻습니다. 사회가 정해 놓은 박자에 맞추기보다 그 리듬이 어떻든 간에 나에게 들리는 음악에 맞춰 걸어가자고 조언합니다. 자신의 고유한 주파수를 찾으라는 치열한 독려입니다. 현실에 난파당하지 않고 내면의 음악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나 자신이라는 예술품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소로에게 법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다수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도구일 뿐이었습니다. 그는 실제로 멕시코 전쟁과 노예제도에 반대하며 인두세 납부를 거부해 감옥에 갔습니다. 또한 자본주의의 병폐를 날카롭게 꼬집습니다.


우리가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을 유지하기 위해 인생의 시간을 저당 잡히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른바 생명 비용의 개념입니다. 최신 스마트폰을 사기 위해 당신의 수명 중 며칠을 노동으로 소모했는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소로는 고립된 은둔자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는 얕고 가벼운 인간관계의 피로함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말하는 우정은 서로의 영혼을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의 성장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소로는 죽음을 삶의 연장선으로 봅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살지 못한 채 죽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살아 있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제 할 일을 하라."라는 그의 말이 날카롭게 다가옵니다. 죽음은 삶의 반대말이 아니라 삶의 완성 조건입니다. 소로의 죽음론은 허무주의가 아니라 책임 윤리입니다. 그가 매 순간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있는 생각'을 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자극적인 숏폼 영상과 끊임없는 알림 속에서 우리의 영혼이 조각나고 있는 지금, 소로는 호숫가 오두막에서 묻습니다. "그 물건을 위해 당신의 인생을 얼마나 바쳤는가?", "당신은 지금 당신의 박자에 맞춰 걷고 있는가?"라고 말이죠.


우리에게 모든 것을 버리고 숲으로 가라는 뜻이 아닙니다. 소로가 말한 숲은 실제 공간이 아니라 삶의 태도입니다. 복잡한 세상의 소음을 잠시 끄고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월든'을 가꾸라고 조언합니다. 『소로의 살아있는 생각』은 명확하고 선명한 삶은 소유의 크기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거부하느냐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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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하이의 예금 탈출 플랜 - 자산 점검에서 포트폴리오 완성까지, 0원부터 시작하는 투자 로드맵
김형철(머니하이)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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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40만 구독자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유튜버 김형철(머니하이)의 『머니하이의 예금 탈출 플랜』. 종목 추천보다 통장 정리부터 하라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부터 시작합니다.


저자 김형철은 재테크 교육 회사 '안지향'의 대표로서, 예금·적금밖에 모르던 가족들에게 전수했던 안전 지향적 실전 기술을 이 책에 고스란히 녹여냈습니다.


대박을 좇다 쪽박 차는 위험한 도박이 아니라, 마음 편한 저위험 수익과 잃지 않는 투자를 최우선으로 삼는 투자 철학을 갖고 있는 저자여서 딱 저를 위한 책이구나 반가웠습니다. 0원부터 시작한 동생에게 알려주듯 재테크 초보자가 투자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저자가 동생에게 특정 종목을 추천하지 않은 이유는 구조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투자는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재테크를 한 번의 선택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주식을 사느냐, 어떤 상품이 더 오르느냐, 지금 들어가도 되느냐 등이 그런 대표적인 생각입니다. 재테크의 성패는 어떤 종목을 고르느냐가 아니라, 돈이 머물고 흐르는 구조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총 33단계 챌린지 중 첫 번째는 목표 세우기부터 시작해,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통제하는 기초 공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줄이는 힘이 곧 수익률이라는 관점을 강조합니다. 억지로 수익률 1%를 올리려 애쓰는 것보다, 불필요한 지출 1%를 차단하는 것이 훨씬 확실하고 지속 가능한 전략이라는 겁니다.


목표까지 남은 거리를 계산하고, 소득 대비 지출 비중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과정은 체중 감량을 위해 식단과 운동 루틴을 짜는 것만큼이나 체계적입니다. 재테크 초보에게 더할 나위 없이 현실적인 조언들로 가득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금융 장비 세팅이 시작됩니다. 저자는 99%의 사람들이 방치하는 깡통 통장을 짚어줍니다. 지금까진 월급이 스쳐 지나가는 통로일 뿐이었다면, 이제는 한 푼의 이자라도 더 만들어내는 전초기지가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통장 쪼개기와 비상금 마련 전략, ISA(개인종합관리계좌) 활용법 등을 알려줍니다.


많은 이들이 예금에서 곧바로 변동성이 큰 개별 주식으로 점프하려다 발을 헛디디곤 합니다. 머니하이는 그 사이를 메워줄 완충지대를 소개합니다. CMA, MMF, 단기채권 ETF 등 이름만 들어도 머리 아픈 용어들을 초보자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매일 이자가 쌓이는 CMA 발행어음형 통장이나 전문가가 엄선한 우량회사채 꾸러미를 활용하는 법 등은 예금 금리에 목말라하던 이들에게 좋은 정보입니다. 이때 투자자로서 반드시 가져야 할 비판적 사고도 일깨워줍니다. 금융사의 마케팅 문구 이면에 숨겨진 실질 수익률과 세금에 대해 짚어줍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인 포트폴리오 완성 단계에 이르면 단기 수익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래 버티는 투자 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6:4 포트폴리오, 올웨더 포트폴리오, 영구 포트폴리오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수익률을 계산해주고 있어 단순한 희망 고문이 아니라, 복리의 마법과 자산 배분의 힘을 숫자로 증명해 보입니다. 왜 예금 탈출을 감행해야 하는지 강력한 동기를 안겨줍니다.





『머니하이의 예금 탈출 플랜』 전반에 걸친 33가지 실전 챌린지는 내 손으로 직접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만드는 역동적인 여정입니다. 마지막 챌린지를 마쳤을 때면 자신의 소득과 지출을 통제하고 거친 시장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자산 요새를 가진 투자자가 되어 있을 겁니다.


예금이라는 안전하지만 좁은 감옥을 탈출해, 진정한 경제적 자유라는 드넓은 바다로 나아가세요. 챌린지를 통한 직접 실행이 이 책의 핵심적인 교육 방식입니다.


자신의 소득과 지출을 이해하고,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서 자산을 배분하며, 작은 수익이라도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를 스스로 설계하는 사람. 시장의 변동에도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 이것이 머니하이가 33개 챌린지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투자자의 모습입니다. 재테크의 갈피를 못 잡는 초보자, 예·적금만 하던 사람도 따라 할 수 있는 안전 지향 투자법을 찾으셨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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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신뢰 - 흔들리지 않는 삶의 태도 (영한대역)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신솔잎 옮김 / 마음시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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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고전,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 신뢰』. 나다움을 말하면서도 알고리즘이 추천한 가치관과 트렌드에 따라 사고하는 우리들. SNS의 좋아요와 조직의 평가 지표가 삶의 기준이 되는 현실에서 에머슨의 메시지는 오늘날 접해도 급진적입니다. 자기 신뢰는 각성의 문장들입니다.


저자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7대째 성직을 이어온 뼈대 있는 집안의 자제였습니다. 8세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고학으로 하버드 대학교 신학부를 졸업한 자수성가형 엘리트의 표본이었습니다. 1829년 목사 안수를 받았을 때만 해도 가문의 전통을 잇는 종교 지도자가 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에머슨의 내면에는 거대한 균열이 일고 있었습니다. 당시 교회가 집착하던 형식적인 성찬의식이나 영감 없는 설교에 진저리를 쳤습니다. 결국 1832년에 안정적인 목사직을 사임합니다.


이후 유럽 여행을 통해 헨리 데이비드 소로, 토머스 칼라일 같은 당대의 힙한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자신만의 철학을 정립합니다. 콩코드의 현자라 불리며 40여 년간 1,500회 넘는 강연을 펼친 그의 사상은 정신은 물질보다 우월하며, 진리는 외부의 경전이 아닌 인간의 직관에 있다는 초월주의입니다. 노예제 반대와 인디언 권익 옹호에도 앞장섰던 에머슨의 정수가 『자기 신뢰』에 녹아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기 신뢰를 근거 없는 자신감이나 자아도취로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에머슨이 말하는 신뢰는 일종의 우주적 조율입니다. 내가 내 안의 목소리에 온전히 집중할 때, 세상의 거대한 흐름과 내 심박수가 일치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당신 자신을 밖에서 구하지 말라. 스스로를 믿어라. 모든 심장은 강철 같은 떨림에 반응한다."라는 말에서 강철 같은 떨림이라는 문장에 마음이 머뭅니다. 에머슨은 우리가 각자 맡은 시대의 정신이 있다고 말합니다. 남의 타임라인을 편집하며 살지 말고, 내 손을 통해 발현되는 초월적인 소명을 믿으라고 합니다.


원제 Self-Reliance를 통해 에머슨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더 명확해집니다. 외부의 그 무엇도 아닌, 오직 자기 자신의 내면에 있는 신념과 직관에 의지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정말로 스스로를 믿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전반적으로 흐릅니다. 마음시선 출판사의 영한대역판은 원문과 한글번역으로 동시에 볼 수 있어 사유의 결을 직접 만지게 합니다. 에머슨의 영어는 화려하고 장식적이기보다는 격언처럼 압축되어 있습니다. "Trust thyself!"라는 단 두 단어가 책 전체의 철학을 담고 있는 것처럼요.


여기에 더해 이 책은 클래식 리:리드(CLASSIC RE:READ)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고전 읽기를 삶의 실천으로 전환하는 워크북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자기 신뢰를 잃었던 순간을 되돌아보는 체크리스트, 기억에 남는 문장을 직접 필사하는 공간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자기 신뢰』의 핵심은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순응하지 말라. 그런데 에머슨이 말하는 순응은 유행을 따르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에머슨이 말하는 순응의 현대적 이름은 FOMO(소외 공포증)이자 타인의 인생 경로를 내 기준으로 삼는 것이며, 알고리즘이 큐레이션한 욕망을 자신의 욕망으로 착각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에머슨이 비판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검증받기 전에는 신뢰하지 않는 습관입니다. 누군가가 동의해 줘야,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혹은 검증된 인물이 먼저 말해줘야만 비로소 '내 생각이 맞구나' 확인하려는 그 심리 말입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옳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선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따르는 관습들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을 비판합니다. 부모님이 원해서 선택한 직업, 사회적 기대에 맞춰 설계한 인생 계획, 남들이 부러워할 것 같아서 지속하는 관계들. 에머슨은 이것들이 진짜 선인지 스스로 검토해 본 적 있냐고 묻습니다.


에머슨이 말하는 진정한 소유란 내가 스스로 일구고, 내 가치관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것입니다. 부모의 인맥으로 얻은 기회, 운 좋게 타이밍이 맞아서 얻은 성과, 남들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에 올라타서 생긴 이익을 자신의 성취로 착각할 때 일어나는 내면의 왜곡을 경계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에머슨이 자기 신뢰를 이기주의나 독선으로 흐르는 개념으로 정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내면에 충실한 사람이 세상의 진정한 지지를 받는다고 믿습니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 사람만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진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에머슨의 사상은 개인주의를 넘어섭니다.


니체도, 오바마도, 잡스도 읽은 『자기 신뢰』. 자기 신뢰는 하나의 삶의 방식입니다. 단순히 자신을 믿어라가 아니라 자신의 원칙에 책임지라고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Trust th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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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부자 - 내가 가진 말이 곧 내가 가진 자산이다 better me 4
김도연 지음 / 언더라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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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대화가 어그러지면 '내 성격이 이래서 그래', '저 사람은 원래 입이 험해'라며 타고난 기질의 감옥에 가두어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25년간 2만 번의 심리 상담을 통해 인간관계의 지옥과 천국을 목격해온 김도연 박사는 『말의 부자』를 통해 말은 성격이 아니라 관리하고 훈련해야 할 '자산'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심리학 박사이자 마인드플니스 심리상담연구소 대표인 김도연 저자는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말의 실수가 기술적 부족함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자산을 인출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말의 부자』는 내 마음의 금고를 확인하고, 관계라는 시장에서 손실을 줄이며 이익을 극대화하는 언어 경제학 지침서입니다. 투자, 재테크 관점으로 나의 언어 자산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무너지지 않는 관계의 기초 자산의 핵심은 '나'에게 있습니다. 기초 자산이 부실한 부자는 금세 파산하듯,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말은 결국 관계 전체를 무너뜨립니다. 먼저 나를 지키는 말에 대해 짚어줍니다.





거절할 때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전전긍긍합니다. 저자는 관계 가치를 중심으로 한 단호함을 강조합니다. 무조건적인 수용은 배려가 아니라 나를 갉아먹는 행위입니다. 자책의 굴레에서 벗어나 "안 될 게 뭐야(Why Not)?"라는 사고의 전환을 해법으로 보여줍니다. 이 책에서 내 삶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실천적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주변에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 이른바 답정너들이 있습니다. 사회학자 찰스 더버가 명명한 대화형 나르시시스트(Conversational Narcissism)에 대한 분석이 재밌습니다. 이들과의 대화에서는 에너지를 갈취당합니다. 내가 어떻게 반응하고 거리를 둘 것인지에 대한 실전 기술을 만나게 됩니다.


사실을 말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판단을 섞어 말하곤 합니다. 판단은 비수를 만들고, 사실은 대화의 여지를 만듭니다. 있는 그대로 보기를 통해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는 언어의 미니멀리즘을 실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나를 지키는 법을 배웠다면, 이제 타인의 마음이라는 시장에 진입할 차례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화폐는 공감입니다. 불행을 겪는 이에게 불쌍해서 어쩌나라는 동정을 보냅니다. 하지만 동정은 위아래의 위계를 만들고 상대에게 굴욕감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진정한 공감은 수평적인 위치에서 나도 그럴 때가 있었다며 곁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자극적인 정보에만 반응하는 팝콘 브레인 현상은 경청 능력을 마비시켰습니다. 저자는 경청이 단순히 듣는 행위가 아니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근육 훈련임을 강조합니다. 잘 듣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존중받고 있다는 강력한 보상을 경험하며 관계의 신뢰 자본으로 축적됩니다.





이제 일상 속 구체적인 테크닉을 보여줍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관계의 힘의 구조를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들입니다. 먼저 건네는 인사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가성비 높은 투자입니다. 또한 공통점을 찾아 질문하는 기술은 상대방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무대를 깔아줌으로써 관계의 밀도를 높입니다.


더불어 상대에게 무언가를 요청할 때 청유형을 사용하자고 합니다. “이것 좀 해줘.” 대신 “도와줄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요구가 아닌 요청으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심리적 수용이 커지는 겁니다. 반면, 도움을 주고 나서 생색을 내는 행위는 공들여 쌓은 탑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꼴이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일시적인 관계를 넘어 내 삶의 풍경을 바꾸는 장기적인 태도에 관한 것입니다. 관심은 안부로 증명되고, 인격은 이별에서 드러납니다. 소홀해지기 쉬운 지인에게 건네는 짧은 안부 메시지는 관계의 유통기한을 연장하는 방부제와 같습니다. 관계가 끝나는 시점에서도 아름다운 맺음말을 남기는 것은 다음 관계를 위한 정서적 기반이 됩니다.


더불어 셀프톡의 중요성을 짚어줍니다. 타인에게는 관대하면서 자신에게는 엄격한 언어 폭력을 가하곤 하지요. 하루를 마치며 자신에게 건네는 "오늘도 수고했어"라는 한마디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치유제가 된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말은 타고난 기질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투자하고 관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소프트 스킬이자 자산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말의 부자』. 말 한마디로 내 인격의 주가를 올리고, 관계의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운영해보세요. 43가지의 실제 상황별 사례와 단계별 훈련법, 100일간 자신의 말 습관을 기록하는 말의 부자 노트까지 있어 실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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