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성과 용기를 최후까지 지켜 낸 201인의 이야기
피에로 말베치.조반니 피렐리 엮음, 임희연 옮김 / 올드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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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배선공, 25살 주부, 38살 변호사, 42살 전기기계공, 54살 신문 가판대 주인, 61살 재단사 등 다양한 연령대와 사회계층에 속한 남성과 여성들 201명의 편지. 이 편지의 주인공들은 모두 사형당했습니다. 


직업을 막론하고 201명의 레지스탕스들의 생애 마지막 편지를 모은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이 편지가 전해져 오고 있기에 이탈리아의 역사는 망각되지 않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조국의 영광과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바친 역사가 있습니다. 1922년 국가 파시스트당의 무솔리니는 검은 셔츠단을 앞세운 쿠테타에 성공합니다. 파시스트당 독재 체제가 구축되었고,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일본과 손잡고 연합군에 맞섭니다.


이후 연합군에 의해 해방된 남부와 파시스트들이 장악한 북부 사이에 내전이 벌어집니다. 익숙한 패턴이지요. 한반도가 남북으로 나뉘어 싸우던 모습과 닮았습니다. 동족상잔의 비극이 이탈리아에서도 일어났던 겁니다. 이탈리아 레지스탕스는 외세에 대항한 싸움이 아니라, 내부의 적인 파시즘과의 투쟁이었습니다.


토리노를 중심으로 레지스탕스 투쟁이 전개되었고, 수많은 레지스탕스들이 나치와 파시스트들에게 체포돼 총살당합니다.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는 죽음을 앞둔 그들이 남긴 마지막 목소리입니다. 회사원, 대학생, 막노동자, 사서, 농민, 주부, 요리사, 문학가, 의사 심지어 중학생까지. 수많은 시민들이 게릴라전을 펼치며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저항을 택했던 그들은 평범한 민중들이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소중한 이에게 보낸 편지들. 그 누구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진 않았습니다. 대신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남은 이들이 고통받게 될 것에 대해 위로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에 실린 편지들은 기록을 토대로 인적사항을 실었을 뿐, 그들의 행동을 판단하거나 별도의 주석을 덧붙인 건 전혀 없습니다. 더 꿈을 펼치지 못하게 된 그들이 남긴 편지에 우리는 그저 함께 울어 주면 됩니다. 한글번역판에서는 이탈리아 역사에 낯선 한국 독자를 위해 용어 주석은 있습니다.


당시 수천, 수만 명이 사형을 당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의 처형이 아니었습니다. 군대가 즉결심판소를 운영했고, 재판 없이 처형된 경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1943년 9월 8일~1945년 4월 25일까지 몇 시간 후 맞이하게 될 죽음을 기다리는 동안 쓴 편지. 구타와 고문으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들것에 누운 채 재판받아 사형 선고를 받고, 9일 후 들것에 누운 채로 총살을 당한 19살 직공의 사연처럼 처절한 심정으로 읽게 되는 사연도 있고, 사연 하나하나가 가슴을 저릿저릿하게 만듭니다.


신원불명인 남자의 편지에서는 체포되어 사형되기까지 있었던 일을 꽤 상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무고한 이들이 파시스트에 맞서 싸우다 흘린 피의 대가를 그들에게 어떻게 되돌려 줄 수 있을지 당신이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애국자로서의 자존심을 품고 살라고 당부합니다. 


누군가는 정치적 신념을 분명히 밝히고 있고, 누군가는 자기 방에 있는 그림 뒤에 돈이 조금 있으니 그 돈으로 추모 미사를 하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편지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말은 바로 "용기를 잃지 마세요."입니다. 사형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빠질 이들을 오히려 위로합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생각하면 애틋한 마음뿐입니다.


파르티잔이라는 이유만으로 처형당한 민족 간의 살육전. 이탈리아 레지스탕스들의 마지막 편지를 읽다 보면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와 민주투사의 글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 진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헌신했던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레지스탕스 사형수들. 


마지막 순간까지 신념을 잃지 않은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탈리아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는 그 시대를 살았던 대다수가 고인이 된 현재, 새로운 세대를 위해 재조명하고 역사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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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26년 차 라디오 작가의 혼자여서 괜찮은 시간
장주연 지음 / 포르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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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차 라디오 작가의 혼자여서 괜찮은 시간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유수의 경제 프로그램 전문 작가이면서도 기대(?)하는 것처럼 주식으로 돈을 벌지는 않은, 그 대신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나선 혼자 사는 중년 프리랜서 장주연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시간여행연구소'라는 1인 연구소를 운영하고 캔들을 만드는 '소이캔들 테라피스트'이기도 한, 비경제적인 경제 전문 작가가 나만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26년이라는 세월을 관통한 방송작가로서의 삶. 예전에 무한도전에서도 봤지만 그 유재석조차도 떨게 만들 정도였던 생방송의 긴장감을 안고 사는 삶은 상상이 안됩니다.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도 예측 불가의 변수가 터져 나오는 긴장의 연속. 안줏감이 될 만한 에피소드가 수두룩합니다. 어떻게 방송작가가 되었고, 경제 프로그램에 걸맞은 연사 섭외 과정은 어떤 식인지 들려주는데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어요.


그만두고 싶은 날도 있었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중독성이 강해 최선을 다해 꾸준히 그 자리를 지켜왔다고 합니다. 결국 꾸준함과 성실함이 답이라는 걸 지나고 보면 깨닫습니다. 직접 찾아다니며 기회를 노리면서 발로 직접 뛰어다녔던 장주연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 내몰려 살아가는 프리랜서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스스로를 비경제적인 경제 전문 작가라고 말하지만, 나를 만족하게 하는 것을 찾아 따라가는 삶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비경제적 선택을 할 때마다 그 기준은 '행복'입니다. 나를 위해 사는 꽃, 네일숍에서 네일 케어 받는 것처럼 자신의 기준에서 가치 있는 투자라면 그런 선택을 해도 후회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라는 제목에서부터 공감하고 위로를 받았다면 장주연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꽤 소중한 동기부여가 될 겁니다. 일하는 즐거움과 힐링 시간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는 캔들 작업은 소이캔들 테라피스트라는 직업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었습니다.


프리랜서의 삶은 결코 프리하지 않았습니다. 젊었을 때 미처 못 했던 것들이 아쉬움과 후회로 찾아오자 "어떻게 하면 평생 내가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하면서 행복할까?"라는 생각에 이릅니다. 마흔이 넘어서도 도전하는 삶을 유지하면서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나를 위하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정작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실속 없는 삶에 매몰된 채 나의 정체성 또한 함몰되어버립니다. 이젠 거울에 주름살만 볼 게 아니라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나에게 소홀한 부분은 없는지 마음을 비춰보자고 합니다. 적어도 나에게 소홀해지지는 않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혼자 살기에 혼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 장주연 작가의 혼자의 삶 예찬을 듣다 보면 그 자유가 진심 부러워지네요. 아낌없이 자신을 태워서 더 아름답게 더 향기롭게 살아가는 것. 어떤 삶의 형태를 살고 있든 간에 나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할 겁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빛과 향을 가진 '서로 다른 아름다움'이다." - 책속에서


살다 보면 인생을 리셋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지요. 작가도 중년이 되어서야 착한 딸, 좋은 여자인 척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나부터 행복하자'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예전 같으면 하지 않았을 일들을 마흔 중반이 넘어서 많이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기에 자신의 모든 경제 활동을 담아낼 하나의 브랜드 개념인 '시간여행연구소'라는 1인 연구소를 만들기도 했고, 소이캔들 테라피스트로 활동하면서 26년 차 방송작가의 삶을 지탱하는 힘을 얻었습니다.


자부심을 가지되 힘을 빼고 편안하게 즐기는 삶을 지향하며 실천하는 것.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장주연 작가의 행복 찾기는 계속 진행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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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워크
스티븐 킹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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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옹 팬들이라면 스티븐 킹이 필명으로 소설을 냈었다는 사실 아실 텐데요. 그가 만들어낸 가공의 작가 리처드 바크만(Richard Bachman)의 1981년작 소설 <로드워크>가 이번에 새 옷을 입고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리처드 바크만 필명으로 냈던 <롱 워크>는 제가 넘나 애정하는 소설인데 이번 <로드워크>도 묵직한 사회 현실 주제가 담겨 공포의 제왕 킹옹님의 스타일과는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의 후유증을 앓던 1970년대 시대상을 바탕으로 한 <로드워크>. 20년간 세탁회사에서 성실히 일해온 바튼 조지 도스는 일과 가정 모두 난관에 봉착합니다. 정부의 고속도로 확장 사업으로 공장을 옮겨야 해서 새로운 부지를 서둘러 확정해서 계약해야 했고, 집도 이사해야 할 신세입니다. 하지만 바튼 조지 도스의 마음은 애초에 정해져있습니다. 이곳에 머물고 싶어 합니다.


"건방진 측량사 놈이 '여기로 도로가 지나가야 됩니다'라고 하면 정부는 그 땅 주인에게 편지를 줄기차게 보내죠. '죄송하지만 이곳으로 784번 고속도로 확장선이 통과하게 되니 일 년 내에 이사 나갈 새집을 찾으세요'라면서요."- 로드워크 


바튼 조지 도스의 심리를 따라가는 흥미로운 여정 <로드워크>. 머릿속에는 프레디라고 불리는 의문의 인격이 또 있어 프레디와 조지 간에 대화가 오갑니다. 겉으로는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보이는 조지와 달리 내면에서는 스티븐 킹 특유의 욕설이 펼쳐지는 가운데 오히려 조지보다 더 이성적인 충고를 하는 머릿속 프레디의 정체가 밝혀지는 여정도 흥미롭습니다.


한때 좋은 시절을 누린 조지. 소소한 일상이었지만 그 추억들은 조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들입니다. 이사를 가면 낯선 이방인이라는 정체성이 되어버린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게다가 뇌종양으로 3년 전에 죽은 어린 아들의 묘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조지에게 이건 그저 단순히 고속도로 확장 공사나 이사가 문제가 아닌 겁니다.


20년 동안 살아온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도로 확장 공사. 회사 부지 계약도 하지 않고 이사 갈 집도 알아보지 않은 결과는 결국 실직과 별거로 이어집니다. 조지는 오로지 도로가 절대 완공되게 놔둘 수 없다는 것에만 몰두합니다. 자기 연민에서 자기 파괴로, 인생이 제대로 꼬인 중년 남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텐데. 조마조마합니다.


<로드워크>는 심란한 조지의 내면을 통해 당시 통화 위기, 인플레이션, 베트남 전쟁, 에너지 위기 같은 문제의 이면을 들춥니다. 에너지를 써라, 쓰지 마라. 에너지를 소모하는 장난감들을 사랑하도록 만들더니 이제는 증오하도록 만드니, 파블로프의 개처럼 훈련받은 개나 다름없다고 말입니다.


고속도로 확장 공사는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철거할 건물을 부수기 위해 크레인에 매달고 휘두르는 쇳덩이를 일컫는 레킹 볼은 그 자체만으로도 두려움과 괴로움을 증폭시킵니다. 이 집 벽을 무너뜨리고 창문을 산산조각 내고 파편을 바닥에 쏟아놓을 레킹 볼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조지가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시도해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절망, 증오, 두려움, 분노, 상실감이 뒤섞인 채 망연자실한 조지. 그동안은 어떻게든 버텼지만 이제는 보상금을 받고 집을 나와야 할 시점입니다. 목숨까지 바쳐가며 얻어야 할 만큼 가치 있는 것은 세상에 없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로드워크>가 보여주는 파국으로 몰아가는 과정은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철거 사건 사고를 접할 수 있었기에 낯설지가 않습니다. 바른생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던 조지가 공포와 분노에 먹혀가는 모습이 오히려 공감되기까지 했어요.


그 과정에서 조지의 편은 없습니다. "널 구해줄 배 따위는 오지 않아."라며 스스로도 깨닫습니다. 지키고 싶지만 지킬 수 없다는 사실, 그 깊은 상실감에 연민을 갖게 됩니다. 스티븐 킹의 화끈한 몰아치기 공포는 없지만 현실의 삶이 내포한 고통을 보여주는 색다른 매력을 가진 소설입니다. 영화 「그것」의 무시에티 남매가 각색 및 제작, 영화 「클랜」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파블로 트라페로 감독의 영화화까지 예정되어 있다니 영상으로 만나는 조지는 어떤 매력을 선보일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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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회의한다 - 가장 완벽하고 효율적인 생각 정리의 기술
야마자키 타쿠미 지음, 양혜윤 옮김 / BOOKULOVE(북유럽)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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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더미처럼 쌓인 '해야 할 일'. 왜인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바쁘다는 말을 달고 살며 정신이 없습니다.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이 생기기를 막연히 기다리면서 뭔가 찜찜하고 걱정스럽고 언제나 쫓기듯 바쁘다고 느낀다면, 하루 한 번 혼자회의 일정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보세요.


<나 혼자 회의한다>는 눈앞의 일에 몰두해 차근차근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각정리의 기술로서 혼자회의 방법을 알려줍니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하고 싶은 일로 바뀌도록 도와주고, 떠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이 차츰 정리될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언택트 시대 혼자 일하는 업무 환경이 늘어남에 따라 혼자회의의 가치는 점점 높아질 거예요.


방법도 복잡하지 않습니다. 얼핏 보면 To do 리스트 작성과 비슷해 보이지만, 그 리스트를 작성하기까지의 과정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 하루에 몇 번이나 하세요? 우리는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에 시간을 빼앗기고 삽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행동으로 옮기려는 마음의 상태를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만드는 게 '혼자회의'의 목적입니다.


혼자회의는 말 그대로 혼자 있을 때 하는 거예요. 생각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말이죠. 회사에 일찍 출근해서 해도 되고, 혼자 점심 먹는다면 그 시간을 활용해도 되고요. 10분이라는 시간을 내면 됩니다.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며 한숨만 내쉬기 보다 '어떻게 하면 의욕이 생길까?'라는 질문으로 변화는 시작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이 포인트였어요. 지금 직면한 문제를 다룰 때 이 문제가 어떻게 되면 좋을까?라는 질문 형태로 바꾸어 적어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OO 한다, To do 형태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때 아날로그 도구든 디지털 도구든 상관없습니다. 마음 재정비가 필요하다면 새 도구로 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가벼운 일기처럼 적어보는 혼자회의. 처음 시작할 때 막막한 기분을 느낀다면 즐거웠던 일 3가지를 적어보는 아이스브레이킹을 권하기도 합니다. 경직된 상태를 말랑말랑하게 해주거든요. 회의라고 해서 거창할 건 없습니다. 스스로를 혼자회의에 몰입하게 만드는 과정으로 최근 자신의 상황을 간단히 보고하듯 시작해보세요.


생각해도 엉킨 실타래처럼 노답이라며 머리만 더 아프다고 투덜대기 일쑤였다면, 애초에 해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부정적인 질문으로 시작하기 때문은 아닌지 살펴보세요. '있는 것'을 찾는 질문이어야 한다는 걸 강조합니다. 고민을 질문으로 바꾸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로 설명하고 있어 쉽게 이해됩니다.


왜 나는 안 될까?라는 고민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로, 한 단계 나아가서 '어떻게 하면 간단하게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즐겁고 간단하게 잘할 수 있을까?'로 확장됩니다. 


회사 일뿐만 아니라 가족, 연인, 친구, 동호인 등 사회생활하면서 내가 맡은 역할에 따라 제각각 고민이 있을 거예요. 이럴 때 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많은 고민들을 정말 스스로 잘 파악하고 있을까요?


저자는 더 이상 없다 싶을 정도까지 세세하게 고민을 적어보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선명하게 분류가 된다고 합니다. 언뜻 보기에 어려워 보이는 문제가 의외로 할 수 있는 일일 수 있고, 해결 불가능한 일은 과감히 받아들이거나, 우선순위 낮은 건 버리기도 하는 태도를 갖게 됩니다. 요점은 문제에 초점 맞추기 보다 해결에 주목하는 겁니다.


수동적으로 주어진 해야 할 일 대신 스스로가 절실히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도와주는 <나 혼자 회의한다>. 혼자회의의 대표 유형 5가지를 통해 무엇을 고민할 것인지 주제를 결정하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조력자를 찾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혼자회의 고급편, 혼자회의 디럭스에서는 자신다움을 찾을 수 있는 질문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이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합니다.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자신의 틀을 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살아가면서 자신의 꿈을 잊은 채 언제나 바쁜 사람에게 숨통을 틔게 만들어주는 <나 혼자 회의한다>. 자신과 소통하는 이 짧은 시간이 얼마나 필요한지 새삼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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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 아이나 - 사랑으로 세상을 바꾼 아이
김수영 지음, 은정지음(김은정) 그림 / 꿈꾸는지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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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마음스파> 등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초등학생들의 인생책 <꿈을 요리하는 마법카페>의 김수영 동화작가가 이번엔 여주동화로 찾아왔습니다. 작가님의 딸 백만송이가 강한 여성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쓴 동화라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삶을 의탁하는 여성이 아닌, 여성의 주체적인 삶을 담은 동화 <힐러 아이나 (Aina the Healer>.


시놉시스 단계부터 8명의 딸을 가진 엄마들이 함께 의견을 냈고, 초등학생 50명이 독자위원으로 참여해 스토리 구성 과정에 참여한 만큼 아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춘 동화책입니다. 아름다운 섬에 살던 주인공 12살 소녀 아이나의 성장 스토리를 만나 보세요. 애니메이션 느낌의 풀컬러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깨알 디테일을 살린 그림이어서 초반에 나온 그림의 의미를 후반부에 발견하는 쏠쏠한 재미도 있어요.


바다에선 유조선이 폐기름을 유출해 물고기들이 죽어나가고, 공장에서 폐수가 쏟아지며 아이나가 사는 섬 주변은 오염되었습니다. 나무란 나무는 죄다 베어버린 탓에 빙하가 녹고 있습니다. 아이나의 섬도 해수면이 높아져 섬이 점점 잠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버려진 쓰레기들 때문에 생명이 위험한 동물들을 심심찮게 보게 되고 인간도 살기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 벌어진 일이 아니라며 아무도 환경오염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아이나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힘이 쭉 빠집니다.


"물론 알고 있지. 하지만 어쩌겠니? 당장 우리도 먹고살아야 하는걸."- 힐러 아이나 


어부와 해녀로 일하던 부모님은 도시로 돈을 벌러 나간 후 얼마 전부터 연락두절되었고, 함께 살던 할머니도 돌아가시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아이나. 어느 날 밤 지진해일로 섬이 물에 잠기게 되자 섬주민들은 급히 육지로 피합니다. 당분간은 섬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도시는 전염병이 돌고 있어 선뜻 가기가 꺼려지고, 청정 지대인 산은 일자리가 없어 그 역시 살길이 녹록지 않습니다. 아이나는 이참에 부모님을 찾으러 도시로 떠납니다. 그런데 도시는 상상 이상으로 망가져있습니다. 미세먼지와 황사로 헬멧과 마스크를 써도 목이 메이고 앞이 흐릿합니다. 전염병 때문에 두렵고 불행한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경계하기 바쁩니다.


아이나는 반려견 꾸꾸와 벌목 현장에서 발견했던 무지개 도마뱀 라나와 함께 마침내 엄마를 찾아냅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이미 바이러스에 걸려 아픈 엄마를 위해 다시 길을 떠나는 아이나의 여정이 이어집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들은 모두 자연에서 주는 것들인데도 인간은 자연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지 못합니다. 자연을 병들게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인간까지 병드는 상황에 이릅니다. 코로나19로 힘겨운 상황을 겪는 현실과 맞물려 <힐러 아이나>의 이야기가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깊은 울림을 주는 스토리 속에서 아이나의 용기 있는 행동은 놀랍습니다. 모든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아이나의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환경오염과 자연재해, 바이러스라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나는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나갈까요. 인간에게서 등 돌린 자연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지금 우리 현실을 고스란히 보는 듯한 동화여서 아이나를 응원하면서도 우리 스스로가 또 다른 아이나가 된다면? 하는 희망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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