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과 단순하게 살기
오쿠나카 나오미 지음, 박선형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삶을 보여주는 책들 몇 권 읽어봤는데, 취향저격 제대로인 책 중 한 권인 <내가 좋아하는 것과 단순하게 살기>.

 

 

 

바라만 봐도 힐링 되는 기분입니다. 예전엔 이런 책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해야지 하는 충동적인 의욕만 화라락 불타오르거나, 이렇게 남들은 잘 살고 있구나 하는 데서 오는 자괴감이 생기기도 했지만.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조금씩 더하고 빼볼까... 하는 소박한 바람입니다.

 

 

 

일상을 꾸미는 단순하고 소박한 것에 온전히 '좋다'라고 느끼는 생활.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는 힐링 사진과 함께 만나보세요.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상의 도구, 음식, 집안일, 인테리어, 삶의 자세를 담은 심플 라이프 책 <내가 좋아하는 것과 단순하게 살기>.

 

감성사진으로만 만나는 게 아니라 이런 환경에 둘러싸여 생활하고 싶지 않으세요. 내가 좋아하는 것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미니멀라이프 신조를 일상에서 실천하기. 마음 깊숙이 와닿는 이야기이지만 어쩜 그렇게 실천이 힘든지요. 

 

 

 

인스타그래머 오쿠나카 나오미 저자는 사진 찍기가 취미라고 합니다. 여유가 느껴지는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도 편안해지는 느낌입니다. 

 

 

 

커피가 주는 사소한 기쁨. 그저 업무 모드 전환용으로만 급급했던 커피타임이 아닌, 일상을 한층 깊이 있고 풍요롭게 꾸며 주는 시간으로 만듭니다.

 

좋아하는 것을 조금씩 모으는 재미. 누구나 한 가지씩 있을 거예요. 저자는 그릇을 모으던데, 세트로는 구비하지 않더군요. 다양한 작가의 그릇을 고루 느껴보고 싶어 한 가지씩 갖춘다고 합니다. 대신 비슷한 색감으로 통일하다 보니 조금씩 다른 개성을 가지면서도 하나의 세트로 완성되더군요. 

 

 

 

 

물건을 바닥에 두지 않는 걸 지키기만 해도 한결 미니멀라이프에 다가설 수 있습니다. 좁은 공간이지만 시야가 확 트이면서도 청소 편한 생활은 누구나 꿈꿀 테죠. 그나저나 저자도 가족생활을 하는데 남편이 바닥에 물건을 자꾸 둔다며 ㅋㅋ. 그저 묵묵히 처분하고 분류하고 정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슬며시 고백하네요.

 

함께 생활하는 이가 자신의 스타일대로 하지 않는다면 그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상황이 생기긴 할 겁니다. 스스로 할 의지가 없다면 그 사람 입장에선 잔소리밖에 안되겠죠. 그걸 가지고 또 너무 스트레스받기보다는 저자의 마음가짐이야말로 오히려 현실적이다 싶네요.

 

 

 

작은 꽃 한 송이로 공간을 조화롭게 하는 인테리어는 거창하게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소소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오쿠나카 나오미 저자는 다발로 사기보다는 두서너 종류를 한 송이씩만 산다고 해요. 장식한 며칠 동안 즐기는 소중한 즐거움. 책 속 꽃 사진이 엽서로 나왔다면 좋아겠다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사진이 가득합니다.

 

오브제로 빈 벽을 꾸미는 것조차 자연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소품이었어요. 가구 색깔을 통일하고, 심플하고 투박해서 조금 상처 나도 괜찮아 보이는 원목 소재를 좋아하더군요. 덕분에 화초, 나무 열매 장식이 근사하게 어울리는 것 같아요. 집안 분위기만 봐도 저자의 옷차림이 상상됩니다. 감촉 좋은 천연소재, 린넨처럼 몸에 붙지 않지만 날씬해 보이는 옷들을 선호합니다.

 

 

 

사진을 하나씩 살펴보면 빛을 많이 이용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한낮 블라인드 사이로 비치는 자연광만큼 포근한 효과도 없죠. 집이라 해서 너무 밝게 하기보다는 간접 조명을 많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카페에 가면 항상 창문 쪽 자리에 앉고, 부드러운 역광 내리쬐는 장소를 좋아한다는 저자의 행동이 저랑 똑 닮아서 웃음이 나오기도.

 

환경과 몸, 마음은 서로 깊게 연관되어 있음을 집안 곳곳에서, 그녀의 행동으로 몸소 보여주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단순하게 살기>. 일상을 선하고 아름답게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담겼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내 삶 속에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나답게, 기분 좋게, 풍요롭게 누리는 아기자기한 삶의 모습을 꿈꾸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이브 - 스탠포드는 왜 그들에게 5년 후 미래를 그리게 했는가?
댄 자드라 지음, 주민아 옮김 / 앵글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정작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있는지 묻는 <파이브>.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데 필요한 영감을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도와주는 라이팅 북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인 댄 자드라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행을 하라고 합니다. 하루 한 번 펼쳐보는 것만으로도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파이브>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책입니다. 처음엔 흔한 라이팅 북으로만 생각하고 펼쳤다가, 개인적으로도 무척 고마운 책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시점에서 딱 듣고 싶었던 이야기들이었거든요.

 

자책하게 하거나 본성을 바꿔서 뭔가를 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내 안에 있는 본질을 끄집어내도록 방향을 잡아줄 뿐입니다. 나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게 하는 물음으로 가득 찼습니다.

 

 

 

5년 · 260주 · 1,820일 ·2,620,800분.

왜 5년일까요. 삶의 방향이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이 방향의 각도가 인생 전반을 바꾸기 위한 성과로 나타나는 데는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성공한 기업 10퍼센트와 실패한 기업 90퍼센트를 가르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행하는 개인적인 선택인 가치와 삶의 좌표를 만들어 주는 작은 약속이나 커다란 목적인 사명. 5년 프로젝트는 가치와 사명 찾기로부터 시작합니다.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 되는 가치와 사명을 어떻게 만드는지 다양한 명언과 사례를 통해 알려줍니다.

 

 

 

지향하는 삶의 목표를 생각할 때 워라밸도 생각해야 합니다. 일, 운동, 종교, 친구, 연애, 여행 등 내 삶을 이루는 작은 파이 조각들의 균형과 조화를 맞춰야 합니다. 삶에 부족한 요소를 직접 작성해보면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읽은 행동과학으로 설명하는 습관 책 <무조건 달라진다>에서도 아주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파이브>에서도 목표를 작은 단위로 쪼개는 걸 중요하게 다룹니다.

 

 

 

내 삶을, 내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파이브>. 내 기분이 어떤지 물어보고 있습니다. 미래를 꿈꾸지만 결국 지금 이 순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끊임없이 변할 수 있다는 걸 짚어줍니다.

 

 

 

<파이브>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5년 후 전혀 다른 자신의 미래를 그리는 과제에 그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선택하게 만들어 원하는 '행동'하게 하는 책입니다.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가득했던 시간은 끝내고, "이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묻기로 방향을 이끌어줍니다. 장애물이 있다면 포기 대신 실행 가능한 차선책을 얼마든지 고민해볼 수 있다는 의욕을 불러일으킵니다.

 

앞으로 5년. 지금 그대로 머물러 있겠다는 의지를 뛰어넘을 수 있게 하는 <파이브>. 지금 이 모습이 싫어서는 아닙니다. 삶이란 시간을 거치면서 매 단 계마다 배우며 성장하는 여정이기에 무기력하고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도움이 될만한 책입니다.

 

매 페이지 단조롭지 않게 다양한 편집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카르페 디엠을 실천하면서 내 세계를 확장하는 법을 알려주는 <파이브>. 까짓것, 한 번 해보지 뭐! 생각이 든다면 이제 시작입니다. 5년 후 내 모습이 어떨지 상상하는 게 지금까지는 두려웠다면, 이제는 즐겁게 상상할 수 있게 한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조건 달라진다 - 의지 따위 없어도 저절로 행동이 바뀌는 습관의 과학
션 영 지음, 이미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새해 다짐과 계획, 잘 지키고 있는지요? 이미 실패로 돌아간 것도 있을 테지요. 매번 실패만 해서 아예 계획 따위 세우지 않았던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작심삼일을 끝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습관 책을 읽어도 그때뿐이라면 이번엔 방향을 바꿔볼까요. <무조건 달라진다>에서는 사람마다 평생 바꾸기 힘든 '핵심 성격'이 존재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본모습'을 바꾸지 않고서 지속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계획을 끈기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심리적인 힘을 행동과학으로 설명합니다.

 

 

 

션 영 저자는 인간 행동을 자동 행동, 열정 행동, 일반 행동이라는 세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자각하지 못해 쉽게 바꾸기 어려운 자동 행동, 스스로 설득하며 자각하는 열정 행동,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일반 행동입니다.

 

행동 자체는 이렇게 구분 가능하지만, 그 행동을 하고 싶은 이유의 이면에 존재하는 심리는 저마다 다르다는 겁니다. 그래서 단순히 습관 형성만 고집하다가는 실패하게 됩니다. 습관 형성은 끝까지 해내는 힘의 한 과정일 뿐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갈 수 있을까요. 저자는 7가지 힘을 소개합니다. 행동의 사다리 만들기, 커뮤니티에 의지하기, 우선순위 결정하기, 쉽게 만들기, 뇌 해킹, 매력적인 보상, 몸에 깊이 새기기. 자신이 결심한 목표가 자동 행동, 열정 행동, 일반 행동인지 구분한 다음 그에 맞는 7가지 프로세스를 더하는 겁니다.

 

 

 

행동의 사다리 만들기를 들여다보면, 아주 작은 꿈과 에너지에 집중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꿈, 목표, 단계를 철저히 구분해 일주일 이내 달성 가능한 수준의 아주 작은 계획을 세워야 하는 거죠.

 

변화의 원동력은 자기 효능감입니다. 이때 무엇을 성취했는지 일깨우며 격려해야 제대로 작동한다고 해요. 실현 가능한 아주 작은 단계나 목표를 성취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는지 묻습니다. 사실 계획했던 것이 지금 당장 행동할 수 있는 작은 것이 아닌, 먼 꿈은 아니었는지 말이죠.

 

 

 

우리는 쉬운 일을 계속 실행하게 됩니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금세 무언가를 그만두는 사람이라면 7가지 힘 중에서 '쉽게 만들기'에 집중하세요. 장애물을 치우는 방법을 배우면 무언가를 계속할 수 있게 됩니다.

 

과학에서 다루는 환경 통제, 선택 제한, 로드 맵 같은 3가지 영역에서 일을 쉽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쉽게 만들기와 관련한 사례 중 입을 옷을 결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어요. 여성의 경우 보통 하루 15분 정도 소요한다네요. 평생 동안 총 1년 정도를 입을 옷 결정하는 데 시간 쓴다는 말이 됩니다. 매일 1~2분만 쓴다 해도 꽤 많은 시간 투자하는 셈이 되더라고요. 이 경우엔 선택 제한이라는 방법을 사용해서 일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동기부여가 아무리 중요하다 한들 행동하지 않으면 변화는 없습니다. 정신을 리셋하는 심리적 기술인 뇌 해킹. 자기 대화 대신 뇌 해킹이라는 방법으로 변화를 끌어내 볼까요.

 

로그인할 때 사용하는 비밀번호를 변화하고 싶은 메시지 형태로 사용하는 사례는 무척 흥미로웠어요. 영원히 담배를 끊자는 메시지가 담긴 quit@smoking4ever를 비밀번호로 바꾸는 식입니다. 이렇게 행동을 바꿈으로써 마음이 뒤따르게 됩니다.

 

 

 

그 외 나를 끌어당기는 사회적 자석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법, 가장 절실하게 바꾸고 싶은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는 법, 엄청나게 매력적인 보상이란 어떤 것인지, 원하는 행동 패턴을 내 것으로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동기부여된 이후 끝까지 해낼 수 있는 기술이 소개됩니다.

 

행동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손톱 물어뜯기, 구부정한 자세를 고치는 데에는 뇌에 깊이 새겨진 패턴이라 동기부여만으로는 고칠 수 없는 행동입니다.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은 경우나 새로운 취미, 외국어를 배우고 싶을 때처럼 자각하거나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에 변화주고 싶을 때는 또 어떤 힘이 필요할까요.

 

흥미로운 점은 개인의 습관, 목표를 넘어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판매자라면 어떻게 고객이 반복 구매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을까와 관련된 문제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 기업 활용 사례까지 다룹니다.

 

지금 당장 시작하는 힘과 끝까지 해내는 힘을 동시에 얻는 과학적인 습관 솔루션 책 <무조건 달라진다>. 바꾸고 싶거나 달성하고 싶은 목표에 7가지 힘을 많이 이용할수록 성공할 확률은 높아진다고 합니다. 단순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이야기일 테지만, 과학적 증거를 내세운 이론 수준을 넘어 다양한 적용 사례가 꽤 현실적으로 도움 된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이토 다카시의 교육력 -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19
사이토 다카시 지음, 남지연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덕후들에게는 독서법 책으로 유명한 사이토 다카시. 그래서인지 그의 본업이 교육학자라는 걸 잊고 있었습니다. 교육 방법을 연구하는 사이토 다카시의 '가르치는 법'에 관한 책 <교육력>. 이 책은 직업상의 선생님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팀을 이끄는 리더처럼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인생살이 자체가 배움의 장입니다. 얼마나 잘 받아들이느냐는 가르치는 사람의 교육력에 달린 중대한 문제입니다.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게 하는 게 바로 교육입니다.

 

사이토 다카시는 교육의 기본을 '동경'이라고 합니다. 마음 끌리는 것이 있으면 노력하고자 하는 향상심이 생깁니다. 무언가를 향해 날아가는 화살과 같은 벡터가 동경입니다. 교육의 가장 기본은 배우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겠죠. 이를 위해서는 가르치는 사람 자신이 동경을 강하게 가져야 합니다. 경험적 지식을 쌓았다는 장점은 남긴 채 신선함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한마디로 교사는 가르치는 전문가인 동시에 배우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좋은 선생님이라 말할 수 있으려면 어떤 자질을 가져야 할까요. 그러고 보니 선생님이 싫어 그 과목도 싫어한 경험이 떠오릅니다. 그다지 의욕 없어 보이는 선생님도 떠오릅니다.

 

선생님이라면 가르치는 보람이 가득한 삶을 꿈꿀 겁니다. 가르침 받는 쪽에서 '해보고 싶다', '엄청 재미있을 것 같다', '마구 호기심이 생기는걸' 정도의 의욕이 생긴다면 얼마나 뿌듯하겠어요. 강제하지 않으면서 남에게 좋은 영향을 줄 때야말로 보람을 느끼지 않겠어요. 좋은 선생님의 조건은 무엇인지 <교육력>에서 만나보세요.

 

 

 

사이토 다카시는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기를 그만두면 교육력은 떨어진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자기가 배움을 통해 기쁨을 얻은 경험이 있어야 잘 가르칠 수 있습니다. 문제를 재조명해 새로운 각도에서 보는 연구자적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사고·논리를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힘을 가진 물음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교과서를 해체해 학생에게 전할 만큼의 힘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전문적 역량과 인간적 매력도 있어야 합니다. 이 외에도 가르치는 사람에게 중요한 역량들을 하나씩 짚어줍니다.

 

 

 

'따지지 말고 그냥 해'가 아니라 해당 지식을 기억할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려면 문맥력도 갖춰야 합니다. 학생 신분일 땐 중요하지 않지만 사회에서 체감상 8할의 비중을 차지하는 절차력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것도 강조합니다. 개인의 재능보다 관계의 힘을 믿고, 응답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사이토 다카시의 독서법을 좋아했던 터라 이 책에서 간간이 등장한 독서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독서의 중요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소설의 호불호와 관계없이 수준 높은 문학을 맛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는 말처럼 교양이 없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독서 교육을 강조합니다.

 

가르치는 사람에게 중요한 역량을 살펴보다 보니 배우는 자세 또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어요. 남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인 적극적으로 수동적인 자세. 이것이 배움의 자세였습니다.

 

한 가지만 뛰어나면 틀에 박힌 역할밖에 하지 못합니다. 이 사회에서 잘 살아가기 위한 힘을 기르게 하기 위함이 교육의 목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사이토 다카시 저자는 가르치는 사람의 자질을 논함으로써 결국 교육의 본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회에 파고들지 못하는 사람을 배출하는 이 시대의 교육을 비판하고 있었던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의 행방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설산 시리즈 <눈보라 체이스>에 이어 읽은 <연애의 행방>.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연애소설이라니 뜬금없다 싶었어요. 뭔가 맹숭맹숭 심심할 것만 같았죠.

 

설렘 가득한 유쾌발랄 <연애의 행방>을 읽고 나면 그런 소리 쏙 들어갑니다. 전적으로 미스터리물 마니아라면 미스터리는 1도 나오지 않는 <연애의 행방>에 호불호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읽는 내내 빵빵 터졌어요.

 

 

 

어느새 환갑을 맞이한 히가시노 게이고. 스노보드 타는 모습이 프로필 사진으로 나오다 보니 여전히 젊은 작가로만 생각됩니다. 하긴. <연애의 행방>을 읽다 보면 삼십 대 작가로 생각될 만큼 무척 젊은 소설입니다. 작가 특유의 간결한 문체가 이번 소설에서 빛을 발휘하네요.

 

 

 

썸 타는 남녀 간의 데이트 장면으로 시작하는 소설. 배경은 사토자와 온천스키장입니다. <눈보라 체이스>의 배경이 된 스키장이기도 합니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남녀 여덟 명이 등장하는 <연애의 행방>. 도쿄에서 직장생활하는 도시인들입니다. 겨울 스포츠 시즌을 맞이해 스노보드를 즐기는 가운데 싹트는 러브러브. 겔렌데 마법이라 해서 스키장에서 만나면 이성이 실제보다 몇 십 퍼센트쯤 더 멋있어 보이는 현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뻔하게 밀고 당기는 겔렌데 러브 스토리는 아닐까 걱정했는데, 리얼 반전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배꼽 잡을 준비해야 합니다.

 

 

 

스노보드 마니아 작가답게 스노보드 용어도 제법 등장합니다. <눈보라 체이스>와 <연애의 행방>을 읽고 나니 '스노보드를 책으로 배웠어요'라는 말이 슬쩍 나올 법도 하네요.

 

 

 

남녀 8인. 그들은 단순히 직장 동료이기도, 비밀연애 중인 관계도 있습니다. 서로가 처음부터 모두를 다 아는 사이는 아닙니다. 약혼녀가 있음에도 바람피운 남자 덕분에 얽히고설켜 나중엔 서로를 다 알게 되긴 하지만요.

 

좋은 관계로 발전할만한 타이밍을 눈앞에 둔 한 남녀. 그들이 탄 곤돌라에 합승하게 된 여자 4인조 중 한 명이 하필 그의 약혼녀인 겁니다. 현장에서 제대로 걸리는 건가요.

 

고글에 페이스 마스크까지 착용하면 잘 못 알아보는 복장이라 어찌어찌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싶었건만. 바람피우는 상대 여자와 그의 약혼녀가 고교 동창인 건 또 뭡니까. 약혼자 사진을 보여주려는 장면에서 절묘하게 멈춘 작가의 끊어치기 신공. 결혼 준비가 진행되는 중에 약혼녀를 속이고 독신생활의 마지막 불장난을 지르려 한 남자의 운명은 과연? 이 곤돌라 안에서 약혼녀와 일행이 나눈 대화가 배꼽 잡으니 기대하며 읽어보세요.

 

 

 

한편 도쿄의 호텔에서 일하는 동료 일행 다섯 명의 스토리도 흥미진진합니다. 플레이보이와 비밀연애하느라 애타는 커플, 비밀연애하다 곧 결혼을 앞둔 커플, 그리고 만년 실연남까지. 저마다의 사연이 단편소설처럼 이어집니다.

 

그중 만년 실연남 '히다'와 소설 첫 장면에서 불륜남의 파트너였던 '모모미'의 사랑찾기는 꽤나 장기전입니다. 로맨틱하고, 드라마틱하고, 대반전의 서프라이즈를 충족할만한 프러포즈를 계획했다가 눈앞에서 다른 남자에게 선수를 빼앗긴 만년 실연남. 멘털만큼은 정말 강하네요, 이 남자. 매번 회복은 잽싸게 합니다. 그러다 스키장에서 하는 단체 소개팅인 겔팅에 참석했다 만난 모모미에게 고백했다가 이번에도 거절당한 신세.

 

인성 좋은 히다는 연애 숙맥입니다. 모모미도 히다가 싫은 건 아니지만, 분위기 파악에 서투른 히다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이 부족해 계속 망설이게 됩니다. 소설 속 다른 이들은 모두 사랑의 결실을 맺었지만 히다와 모모미 둘만큼은 오픈 결말입니다. 독자 좋을 대로 상상해도 그 어느 쪽도 다 괜찮을 만큼 독특한 결말이었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에 따라 어울리는 색이 다르듯, 나에게 꼭 맞는 색깔을 찾아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남녀 여덟 명의 주파수 맞추기 <연애의 행방>. 연애하는 방식, 사랑을 찾는 과정이 다이나믹하면서도 현실적입니다. 누구는 책임이 뒤따르는 결혼을 피하고 싶어 하고, 누구는 연인을 위해 한발 양보하며 맞춰주는 사랑을 하기도 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보여주는 인연 찾기 과정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몽글몽글한 감정이 샘솟습니다.

 

앞서 읽은 <눈보라 체이스>는 조금은 어정쩡한 장르여서 개인적으로는 아예 미스터리가 훅 빠져버린 본격 연애소설 <연애의 행방> 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누구에게나 플러스 요소와 마이너스 요소가 있다. 중요한 것은 덧셈과 뺄셈을 거쳐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다." - 책 속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