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로알드 달 지음, 권민정 옮김 / 강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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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누구든 매혹시키는 작가 로알드 달. 그의 단편들은 때로는 엉뚱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다가오곤 한다. 이 책 <기상천외한 헨리슈거 이야기>에서는 표제작인 단편을 포함해 6편의 단편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쓴 '행운-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가'가 담겨있다.

  표제작인 '기상천외한 헨리슈거 이야기'는 부모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아 일이라곤 하지 않고 놀고먹는 헨리슈거란 사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귀찮은 일을 할 바엔 욕 좀 얻어먹고 마는 게 낫다'라는 신조를 가진 그의 주된 관심사는 돈을 쓰는 일과 줄어드는 돈을 막기 위해 내기를 하는 것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친구부친의 서가에서 한 권의 얇은 책을 발견하고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기 시작한다. 두번째 이야기인 '히치하이커'에서는 한 작가가 우연히 태운 히치하이커의 직업과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한다. 생긴 건 꼭 쥐와 같이 생긴 이 남자는 직업을 묻는 질문에 '전문기술직'에 종사하고 있다고 하며 선뜻 직업을 밝히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좁은 차 안에서 그는 그의 능력을 운전자도 모르게 한껏 펼쳐보이기 시작한다. 세번째 이야기인 '밀덴홀의 보물'에서는 다른 사람의 땅을 갈아주는 일을 하는 고든 부처란 한 남자가 그가 갈고 있던 땅에서 로마 시대의 유물을 발견하는 이야기가 등장하고, 네번째 이야기인 '백조'에서는 두 사악한 사내아이가 피터라는 한 사내아이를 괴롭히는 이야기가 등장하고, '동물들과 이야기하는 소년'에서는 커다란 바다거북을 잡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많은 이야기 중에서 물론 로알드 달이 작가가 된 과정에 대해 쓴 글도 흥미로웠지만 그보다 표제작인 '기상천외한 헨리슈거 이야기'의 매력이 너무 강했다. 눈을 감고도 모든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털어놓은 훈련과정은 진짜 한 번 따라해볼까싶을 정도로 생생하게 다가와서 마음에 들었다. 현실과 상상의 영역에 대한 구분이 모호할 정도로 실감났다랄까? 그 외에 단편들도 나쁘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로알드 달의 단편집이라 그런지 왠지 모르게 신선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세계 챔피언>보다는 이 책이 더 재미있었고 <맛>보다는 좀 덜하지 않았나 싶다. 뭐 그렇지만 로알드 달의 매력이 담뿍 담긴 단편들과 함께 그의 자전적 이야기까지 있으니 로알드 달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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