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모림의 재즈 플래닛 - 비주얼 에세이 2
강모림 지음 / 안그라픽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만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병원에 가서 만화잡지를 들추거나 혹은 친구가 보는 만화를 어깨너머로 보면서 알게된 만화가가 몇 있다.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이 책을 쓴 강모림. 다른 만화와는 달리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재로 하고 있는 <달래하고 나하고>는 특히나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때문에 그녀가 재즈 이야기로 다시 찾아왔을 때 내심 호기심 어린 눈으로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어린 시절 라디오를 통해 접했던 재즈는 왠지 끈적끈적하고 우울한 느낌이 들었기에 선뜻 다가서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다보니 어느새 재즈도 괜찮은 음악이군하는 생각을 갖게되고 재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갔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재즈는 그야말로 대중적으로 소개된 곡들이라 왠지 2프로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전문가들이 추천해주는 곡들은 너무 어려울 것 같고, 그렇다고 무작정 듣기에 너무 범위가 넓고. 강모림은 나처럼 이렇게 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재즈뮤지션들에 대해, 그들의 대표곡(혹은 추천곡)의 소개, 재즈가 등장하는 영화, 재즈의 역사를 차분하게 설명해간다.

  첫 장인 재즈 뮤지션들에 대한 소개에서는 몇몇 뮤지션들(루이 암스트롱, 빌리 홀리데이, 냇 킹 콜, 쳇 베이커, 팻 메스니)을 제외하고 낯설었지만 읽다보니 조금씩 비슷비슷한 삶을 살아갔던 그들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그들의 그런 삶이 음악에 녹아났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뮤지션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함께 간략한 전기를 실어놓았는데 반복되는 이야기에 다소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글만 잔뜩 실린 쪽보다는 차라리 덜 지루했던 것 같았다.

  시중에 나온 재즈 입문서류들을 보는 것보다 강모림의 개인적인 취향에서 쓰여진 글이지만(본인도 다른 재즈서적들은 보지 않았다고 적고 있다) 오히려 그렇기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단순히 책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책 속에서 언급한 곡들이나 영화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재즈 플래닛에 발을 디뎠으니 이젠 기회가 닿는대로 나만의 재즈 플래닛을 탐사해봐야겠다. 

  나처럼 재즈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에게는 가이드북이, 재즈팬들에게는 다른 재즈팬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에 대해 공감의 장이 되어줄 것 같은 책.


덧) 강모림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kmorim)에 가면 재즈플래닛의 음악들도 몇 곡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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