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의 자서전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5월
구판절판


배고픔, 이건 욕망이다. 이것은 열망보다 더 광범위한 열망이다. 이것은 힘으로 표현되는 의지가 아니다. 그렇다고 유약함도 아니다. 배고픔은 수동적인 게 아니기 때문이다. 굶주린 사람, 그는 무언가를 찾는 사람이다. -20쪽

나는 사람들에게서 감탄을 유발하기 위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감탄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감탄하는 것, 이것은 오묘하고도 절묘한 행위다. 두 손이 따끔따끔거리고, 호흡이 쉬워졌다.
독서는 감탄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이었다. 나는 자주 감탄하기 위해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다. -139쪽

나는 배고픔을, 배고픔들을, 내 배고픔을, 다른 사람들의 배고픔을, 심지어는 배고픔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 자체까지도 증오하기 시작했다. 나는 인간, 동물, 그리고 식물을 증오했다. 돌만이 예외였다. 나는 돌이 되고 싶었다. -153쪽

교수들이 입에 달고 다니던 <이 작가의 문체를 분석하시오>라는 식의 이야기를, 나는 물론 기억하고 있다. <이 시는 아주 잘 쓴 시다. 이 모음의 경우 시 전체에서 네 번 나오거든>등등의 이야기들 말이다. 이런 식의 해부는 마치 사랑에 빠진 남자가 제 3자에게 애인의 매력을 조목조목 따져 설명하는 것만큼이나 지겨운 일이다. 문학적 아름다움이 존재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문학적 아름다움을 경험한 일을 남에게 전달한다는 것이, 마치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자기 애인의 매력을 전달하는 것만큼이나 힘들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혼자 저절로 그 아름다움에 도취하지 않고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경험이었다.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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