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일, 카리브 해에 누워 데낄라를 마시다
이우일 지음 / 예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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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내가 들은 가장 충격적인(?) 뉴스는 카스트로가 쓰러졌다는 것이었다. 쿠바의 독재자 카스트로가 쓰러졌다니. 그럼 이제 쿠바도 어쩔 수 없이 자본주의로 전환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며 그렇게 되기 전에 빨리 쿠바로 떠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하기사 이미 자본주의의 맛을 알아간다고는 하더라). 하지만 쿠바에 가려면 경유해서 갈아타야하고, 비행기표값도 비싸고, 알아보니까 생각보다 여행비도 비쌀 것 같다는 생각에 우선은 포기.(결정적으로 난 아직 여권도 없다.) 그러던 차에 이전에도 재미있는 여행기(도쿄여행기나 신혼여행기)로 찾아왔던 이우일이 쿠바를 다녀왔다기에 홈페이지로 소식을 접하다가 이렇게 책으로도 다시 접하게 되었다.

  이우일과 그의 가족들은 위험한 도시라는 소문을 듣고 주위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여행한 멕시코 시티, 뒤이어 긴장을 조금 풀어준 휴양지 도시인 칸쿤을 거쳐, 아직까지는 자본주의의 때가 덜 탄 쿠바의 아바나, 그리고 긴 여행을 마치고 푹 쉬자는 의미에서 경유한 '여자들의 섬'인 이슬라 무헤레스를 거치며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사람들은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 이우일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 쓴 글에서 유럽에 가는 것보다 시간과 돈이 두 배 이상 든다고 투덜거렸듯이(실제로 내가 남미와 쿠바쪽 여행을 찾으면서 본 8개국 25일짜리 패키지는 팁같은거 제외하고도 900만원돈이었다.) 꼬박 하루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 (물론 경유포함) 신체적인 고생이나 금전적인 압박이 이 여행에는 존재한다. 뭐 물론, 쿠바를 꼭 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는 필연적인 요소이겠지만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그 돈과 시간으로 다른 곳을 가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도 많이 없는 편이고 정보도 상대적으로 부족하기에 종종 이렇게 책으로 만나보는데 책으로만 만나보기엔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부담되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만 계속 들어서인지 이런 책들에 자꾸자꾸 손이 가는 것 같다.

  대개의 여행자들은 여행기를 쓸 때면 자신들의 글과 함께 사진을 통해 자신들의 여행과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우일은 만화나 일러스트를 그려와서인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행과정을 보여준다. 그 뿐 아니라 부인인 선현경도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고, 심지어 딸인 은서도 그림을 통해 자신의 감상을 보여주고 있다. 온 가족이 자신의 손길이 담긴 그림을 통해 독자와 여행에 대한 느낌을 교류하는 것. 그렇기에 글만 빼곡하게 써있는 책보다 훨씬 쉽게 읽어갈 수 있었다. 물론, 사진과 글도 실려있기에 그림만 보는 지루함이나 구성상의 지루함은 없었다. 낯선 여행지에서의 감상, 그리고 경험. 이런 것들을 그만의 그림으로 녹여서 보여주기때문에 마치 옆에서 신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쿠바를 여행하고 싶은 사람, 멕시코시티를 여행하고 싶은 사람, 아니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이런 저런 사정때문에 떠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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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01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들 가족 참 재밌죠. 이 작품은 보지 못했는데 궁금해요. 쿠바 가는데 그리 비싸게 먹힐 줄은 몰랐어요...;;;;

이매지 2006-09-0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얇기도 하지만 재미도 있었어요. 신혼여행기나 도쿄여행기는 두꺼운 감이 있었는데 이 책은 얇아서 엑기스같은 느낌^^ 쿠바는 학생신분에 엄두가 안나요. -_ ㅠ 제가 본 여행사가 비싼걸 수도 있을텐데 대개 500 이상은 드는거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