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의 대중작가로 손꼽히는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 『모방범』이 2006년 여름, 문학동네에서 선보인다. 현재까지 총 280만 부라는 경이적인 판매고,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등 6개 상 석권 기록, 원고지 6,000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등, 상업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문학적 평가에서나 『모방범』은 추리소설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걸작이다. 『화차』 『이유』 『ICO―안개의 성』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최고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모방범』의 출간으로, 이제 한국의 독자들도 그녀의 소설세계의 진면목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사상 유례없는 공개 연속살인사건의 개막. 범인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공원의 쓰레기통에서 버려진 여자의 오른팔과 핸드백이 발견된다. 범인은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방송국에 흘리고, 피해자의 외할아버지를 전화로 농락한다. 스스로의 범죄를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범인의 목소리에 전 일본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수사는 난항을 거듭한다. 범인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미야베 미유키는 범죄를 둘러싼 사회적인 문제를 파헤치는 사회파 추리소설들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방범』에서 그려지는 범죄는 그와는 또 다른, 돈이나 원한과는 무관한 ‘이유 없는 범죄’다. 범인은 젊은 여성들만을 납치해 살해하고, 피해자의 가족들을 괴롭히고, 경찰을 조롱한다. 방송을 통해 자신의 범죄를 공개하고 매스컴의 대대적인 관심을 즐긴다. 희생자는 늘어가지만, 그들의 주변을 아무리 조사해보아도 범인과의 접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도 없이 납치당하고 살해당한다. 누구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의 가족이, 이웃이, 목격자가 될 수 있다. 어느새 사람들은 이 전례 없는 연속살인사건의 관객이 되어 범인이 만들어가는 거대한 범죄극에 참여하고 있다.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사건. ……그리고, 사건의 전환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찾아온다.

살인자와 피해자, 그들만이 알고 있을 진실의 심연

진실을 알고 있는 두 사람은 죽어버렸다. 그들의 자동차에서 나온 시체, 그리고 한 명의 방에서 발견된 살인의 증거물. 경찰은 이들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그러나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누가, 언제, 어디서, 왜, 무슨 일을 저질렀는가. 알려진 것만이 사건의 전부는 아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관심은 범인을 찾아내는 데 있지 않다. 그녀의 장기는 트릭과 추리, 반전과 같은 잔재주보다는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힘’에 있다.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얼굴 없는 범인이 피해자의 가족에게 접근한다. 범인과 경찰의 두뇌 싸움이 펼쳐진다.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형태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은 『모방범』 전체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피해자의 가족과 경찰의 시선으로 진행되던 제1부의 이야기는 우연한 사건으로 급작스런 전환을 맞이하고, 수사가 급진전되는 찰나 소설은 제2부에서 사건의 시간을 거슬러 용의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이것 또한 사건의 전모가 아니다. 제1부의 마지막 지점까지 진행된 이야기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함께 제3부에서 또다른 전개를 맞이한다. 독자들은 언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알게 되지만, 알고 있으면서도 그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미야베 미유키의 흡인력은 거기에 있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은 살아간다

진범 X는 아직 살아 있다? 새로운 주장에 매스컴은 격렬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남겨진 사람들 둘러싼 현실은 생각지도 못한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곳곳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유리조각처럼 흩어져 있는 단서와 증언, 상식을 뒤엎는 의문.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지만, 사라진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이끌어가는 동력은 등장인물들에 대한 빼어난 묘사에서 나온다. 『모방범』에는 실로 엄청난 수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사건에 연관된 것은 경찰과 범인뿐이 아니다. 피해자와 목격자, 또 그들의 가족과 이웃들, 친구들, 미야베 미유키는 그 모든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사연과 그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그들을 살아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낸다. 사건은 그 모든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어놓는다. 피해자의 가족은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과 분노와 근거 없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목격자는 사건의 충격이 가져온 악몽과 불안으로 괴로워한다. 용의자의 가족들도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해 생활의 터전을 잃고 뿔뿔이 흩어진다. 사건과 연관된 모든 이들이 각자의 눈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서로에게 어깨를 기댄다. 그들의 아픔과 희망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느끼게 하는 미야베 미유키의 필력은, 『모방범』을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닌 한 편의 장대한 인간 드라마로 만들어낸다.

제52회 예술선장문부성과학대신상 수상
제55회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특별상 수상
제5회 시바 료타로 상 수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02년 1위
『다 빈치』 BOOK OF THE YEAR 1위
주간 『문예춘추』 2001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1위

출판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모방범』은 작품 자체만으로도 높은 수준을 지니고 있다. 탄탄한 구성력과 날카로운 인간상의 표현력, 방대한 분량을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만드는 흡인력 등, 인간이 활자와 점점 멀어져가는 이 시대에 미야베 미유키의 활약은 가히 칭송할 만하다. ―하야시 마리코(소설가)

미야베 미유키의 관심은 범인을 찾아내는 것에 있지 않다. 오히려 어제까지 평화롭게 살아오던 도시의 인간이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재앙에 휩쓸리는 현대의 비극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

책의 제목이기도 한 ‘모방범’의 의미가 밝혀지는 순간에는 말 그대로 전율했다.
일본 사상 최고의 극장형 범죄를 그린 대작.
마지막 오십 페이지는 밤을 새워서라도 읽을 가치가 있다. ―아마존 독자서평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
1960년 일본 도쿄의 서민가 고토 구에서 태어나 자랐다. 법률사무소에 재직중이던 23세에 소설을 쓰기 시작해, 1987년 단편 「우리 이웃의 범죄」로 올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미스터리, 추리소설뿐 아니라 SF, 시대소설, 소년물 등에서도 왕성한 활약을 보이하고 있으며, 게임 마니아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뛰어난 필력으로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용은 잠들다』 『화차』 『이유』 『드림 버스터』 『ICO―안개의 성』 『브레이브 스토리』 등이 있다. 『모방범』 등 다수의 작품들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옮긴이 양억관
1956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소크라테스 최후의 13일』 『달빛의 강』 『공생충』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포플러의 가을』 『항우와 유방』 『봄의 오르간』 『남자의 후반생』 『나는 공부를 못해』 『코인로커 베이비스』 『69』 『4teen』 등이 있다.

* 1권 2006년 7월 27일 발행 | 2권 2006년 8월 3일 발행 | 3권 2006년 8월 10일 발행
* ISBN 1권 89-546-0186-3 04830 | 2권 89-546-0187-1 04830 | 3권 89-546-0188-X 04830
  89-546-0185-5(세트)
* 145*210 | 1권 560쪽, 2권 536쪽, 3권 536쪽 | 각권 12,000원
* 담당편집 : 이상술, 양수현(031-955-8864, 8863)


출처 : http://www.munh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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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뭐라하지 2006-08-03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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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 2006-08-0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한권이 500페이지가 넘는데 3권짜리라니..이렇게 긴 추리소설 첨봐요~

이매지 2006-08-0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에서 잠깐 읽을까하고 잡았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일단 놨어요.
3권 다 나오면 그 때를 기다리는게 좋을 것 같아요 ㅠ_ㅠ
하지만 두께의 압박이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