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행 승객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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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소 가벼워보이는 외무계 관련 인사 스태퍼드 나이 경. 그는 우연히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한 여자에게 외투와 여권과 탑승권을 빌려달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다소 허왕된 부탁이었지만 스태퍼드 나이경은 그 색다른 경험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얼마 뒤 자신의 옷과 여권이 모두 다시 그의 손에 돌아온다. 왜 그녀가 그런 일을 벌여야만 했는지 궁금했던 스태퍼드 나이경. 서서히 거대한 음모 속에 빠져들게 되는데...

  이 작품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80번째 생일을 맞이하여 쓰여진 작품이다. 그냥 생각할 때는 여든이라는 나이에 쓰인 소설이라면 좀 뭐랄까 인생의 관록이 묻어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책은 전혀 달랐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 이야기는 허구입니다'와 같은 글을 써넣을 정도로 이 책은 현실의 음모를 치밀하게 다루고 있다. 히틀러의 그림자가 사라질까하는 시점. 제 2의 지그프리드가 점차 세력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그 뒤의 음모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저지하려고 다방면으로 애를 쓰는데...

  사실 이야기의 흐름이 간혹 뚝뚝 끊기는 맛도 있었고, 마지막 부분이 애거사 크리스티 특유의 로맨스적 결말이 나는 건 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 깔린 거대한 음모들이 엮인 모습도 인상깊었고(무기, 마약, 자금, 과학 등의 축을 통해 어떤 집단이 세계를 움직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애거사 크리스티 작품에서 이만큼 스케일이 큰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비록 이 책이 출간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신나치주의는 오늘날에도 빈번히 뉴스거리가 되는 일. 그렇다면 혹 세계 어느 곳에서 이 책 속의 이야기와 같은 음모가 펼쳐지는 것은 아닐까? 좀 무섭긴 하지만 영 비현실적인 이야기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물론 그래서 애거사 크리스티도 이 이야기가 허구라고 이야기한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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