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조나 윈터 글 / 아나 후안 그림 / 박미나 옮김 / 문학동네어린이

 




꼬마 프리다에게 멕시코는 온 세상이나 다름없어요.
프리다의 집은 파란색이지요.
코요아칸이란 마을에 있어요.
 
 
 



프리다의 아빠는 예술가예요.
사진 작가이거든요.
아빠는 프리다에게 붓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가르쳐 주셨어요.
 
 
 



프리다의 엄마는 딸 여섯을 돌보느라 많이 힘들어하세요.
언니들이 있지만 프리다는 외로울 때가 많답니다.
 
 
 
 



무대 왼쪽에서 프리다의 상상 속 친구가 나타납니다.
그 친구의 이름도 프리다예요.
둘은 함께 놀아요.
 
 
 
 



프리다는 갑자기 많이 아팠어요.
몇 달 동안이나 침대에 누워 있었지요.
한쪽 다리에 병이 생겼대요.
상상 속의 친구도 프리다를 즐겁게 해 주지 못했어요.
 
프리다는 그림 그리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어요.
그림을 그리면 하나도 슬프지 않았어요.
 
 
 



병이 다 낫고 나서도 프리다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작은 그림을 그렸어요.
다른 그림을 보고 그대로 그렸지요.
 
프리다 아빠는 사진 위에 그림 그리는 일을 하셨어요.
아빠는 프리다에게 사진 위에 그림 그리는 법도 가르쳐 주셨어요.
 
 
 



프리다는 현미경으로 본 것들을 그림으로 그렸어요.
프리다는 물체를 아주 가까이에서 살펴보는 것을 좋아했지요.
 
 
 



학교에서 프리다는 과학을 배웠어요.
너무 지루했어요.
학교 공부는 정말 쉬웠거든요.
어느 날 프리다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어요.
 
 
 



그런데 끔찍한 사고가 났어요.
버스가 전차에 부딪힌 거예요.
프리다는 거의 죽을 뻔했지요.
 
 
 



병원에 누워 있는 프리다를 구해 준 것은 그림이었어요.
그림은 마치 프리다의 상상 속 친구 같았지요.
프리다가 원할 때면 늘 곁에서 친구가 되어 주었으니까요.
프리다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요.
 
 
 



사고가 난 뒤 프리다는 달라졌어요.
지팡이를 짚고 걸아야 했고, 늘 몸이 아팠어요.
 
 
 
 



하지만 프리다는 울지도 않고 투덜거리지도 않았어요.
우는 대신, 우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지요.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을 때는 침대에서 그림을 그렸어요.
몸에 깁스를 하고 있을 때는 깁스에다 그림을 그렸어요.
 
 
 
 



아무것도 프리다가 그림 그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어요.
집 밖에 나갈 수 없는 프리다는 자주 혼자 있어야 했지요.
그럴 땐 상상의 날개를 펼쳤어요.
 
프리드는 눈으로 본 것 위에 마음으로 본 것을 그렸어요.
그것은 사진에다 그림을 그리는 일과 비슷했지요.
 
 
 
 



프리다는 마술 같은 장면을 그린 다음 그 밑에 글을 써 넣었어요.
멕시코에서는 이런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그림 중에는 사고가 난 곳에 천사들이 내려와
사람들을 구해 주는 그림도 있었어요.
그것은 아픈 사람들을 위한 기도였지요.
멕시코에서는 그것을 '엑스보토'라고 해요.
프리다는 자기가 아플 때는 자신을 위해 엑스보토를 그렸어요.
 
프리다는 다른 누구도 흉내내지 않았어요.
프리다의 그림은 다른 그림들과 아주 달랐어요.
아직도 미술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프리다의 그림을 보면서 눈물짓고 한숨짓고 미소를 지어요.
프리다는 자신의 아픔을 아름다움으로 변화시켰지요.
그것은 기적이었어요.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
 
프리다 칼로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말이에요.
이 한 문장만으로 그녀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짐작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전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에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이 떠올랐어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프리다의 마지막 말과 너무나 대조되는 구절이죠?
소아마비와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평생을 육체적 고통에 시달렸으니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몸 안에 갇혀 살았던 그녀는
죽음을 외출이라고 할 만큼 생을 저주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이 그림을 보세요.
 



<부서진 기둥> 1944
 
 
이 그림 속 프리다는 너무나 고통스런 모습이에요.
여기저기 박혀 있는 못, 척추뼈 대신 갈라진 기둥, 몸을 죄고 있는 띠들
그리고 그녀가 흘리는 눈물....
 
프리다는 수 없이 많은 자화상을 그렸는데
성할 데 없는 자신의 몸을 보면서 느끼는 슬픔과 외로움들을
자화상에 고스란히 담았어요.
 
 
 
이 그림책은 이런 고통을 이기고 화가가 된 프리다의 열정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이다 보니 인간승리 같은 이미지가 살짝 느껴지지만
자신을 그리며 스스로 다독이고 위로하는...
프리다에게 그림은 자기 치료같은 의미였을 거예요.
 
그리고 이 그림책에는 프리다 하면 동시에 떠오르는 그녀의 반쪽 '디에고 리베라'에
관한 이야기는 쏙 빠져 있어요.
'프리다 칼로는 누구일까요?'란 사족에 잠깐 나오긴 하지만
그녀의 영혼을 빼앗은 디에고와의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한참 무리일 거예요. ^^;
 
아나 후안의 그림은 프리다의 개성을 아주 잘 표현했어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갈매기를 닮은 그녀의 눈썹
특히 마지막 장의 그림은 정말 인상적이에요.
그림 중간중간에 나오는 해골, 악마,표범 등등의 캐릭터들은
멕시코 민속 예술품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들이라고 해요.
그런데 제 생각엔 이 캐릭터들이 없었더라면...
더 깔끔한 그림이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끝으로 프리다 칼로에 대해 궁금하신데 책을 읽을 시간은 없다... 하신다면
2003년에 나온 셀마 헤이엑이 주연한 영화 '프리다'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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